동해안별신굿(東海岸別神굿) 세존굿 후반부에서 연행하는 굿놀이이다. 세존굿에서 제석본풀이를 구송한 무녀는 자신의 상좌중을 찾는다. 상좌중은 마을 제관이 맡는다. 무녀가 상좌중에게 마을살이를 하겠다는 말을 듣고 장삼을 입히고 고깔을 씌운 후 여러 물건을 담은 자루를 가지고 굿판에 앉게 한다.
이때부터 상좌중은 중도둑으로 바뀐다. 중도둑을 잡겠다며 얼사촌 2-5명이 등장한다. 얼사촌은 굿판의 악사들이 맡는다. 얼사촌은 중도둑을 잡겠다면서 사방으로 돌아다니다가 축을 맞아 병신이 되고 치료비를 마을 사람들에게 받는다. 다시 중도둑을 잡으려는 얼사촌은 마침내 고깔을 벗겨내어 중도둑을 찾아낸다. 중도둑이 가지고 있던 자루의 물건을 하나씩 꺼내 훔친 물건임을 확인한다.
자루에 담겨있던 사과, 감, 오징어, 나무 주걱, 국자를 천도복숭아, 유도 복숭아, 부들부채, 은 주걱, 은 조리로 인식하는 식으로 웃음을 준다. 이때 얼사촌은 이 물건을 전혀 엉뚱하게 인식한다. 예를 들어 싹불네 밑구멍, 소 혓바닥, 똥가래 등으로 인식하여 마을 주민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마침내 중도둑이 가지고 있던 물건은 마을에 복과 명을 주는 물건임이 밝혀진다. 명과 복을 사려면 소를 사야 된다고 하면서 중도둑이었던 마을 제관을 소로 전환시킨다. 얼사촌은 소를 앞세우고 마을에 복을 불러들이는 시늉을 한다.
「중잡이놀이」는 세존굿의 내용과 상통한다. 세존굿의 주인공인 당금애기가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신으로 좌정하듯이 마을에 소중한 물건을 훔쳐간 도둑을 마을 사람들의 노력으로 잡아내고 신성한 물건을 찾아오는 과정을 보여 준다. 동해안별신굿의 굿거리와 이어지는 굿놀이가 가지고 있는 관련성도 보여 준다. 마을 제관에게 옷을 입혀 상좌중, 중도둑, 소로 변환시키는 것은 동해안별신굿이 가지고 있는 굿 연행 주체의 확장이자 마을 주민과의 연대감 강화의 표현이다. 동해안별신굿의 전승이 마을과 주민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중잡이놀이」는 마을의 풍요와 복을 가져오는 의미가 강조된 굿놀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