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궁 당칠성이 지하궁에 내려와서 매화 부인과 인연을 맺고 사라진다. 매화 부인은 잉태하여 아들 형제를 낳아 선문이와 후문이라 이름을 지었다. 이들 형제는 글방 동료로부터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욕을 듣고 매화 부인을 채근하여, 당칠성의 거주처를 알아내고 천하궁으로 아버지를 찾아갔다. 당칠성은 아들 형제를 만나 선문이는 대한국을, 후문이는 소한국을 차지하도록 주선하였다. 이 시절에는 해와 달이 둘이어서 살기가 어려웠으므로, 형제는 철궁으로 해와 달을 하나씩 쏘아 없애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었다.
이 무가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천지왕본풀이」와 함께 우리나라 창세신화(創世神話)로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자료이다. 큰 굿의 제차(祭次)에서 가장 먼저 구연되는 신화라는 점에서 창세신 신화임을 알 수 있고, 천상계의 남신과 지상계의 여신이 결합하여 인간계의 시조신을 출생시킨다는 내용으로 보아 「단군 신화」나 「주몽 신화」 등 국조 신화와 동궤(同軌)의 신화임을 알 수 있다. 또한, 해와 달의 수요를 시조신이 조절하였다는 것은 농경의 퐁요를 기원하기 위하여 기후를 조절하는 고대 통치자의 권능을 보여 준 것이다.
이 무가는 고대 부족 사회에서 형성된 무속신화로서, 신을 위한 제전을 통하여 전승되었던 자료라고 볼 수 있다. 시루말은 창세무가의 범주에 포함된다. 창세무가는 함흥시, 평양시, 강계시 등지의 북쪽과 남쪽의 제주도에서 집중적으로 채록되었고 동해안굿의 제석본풀이 초반부에 창세무가가 포함되어 있다. 경기도 오산시 지역의 시루말은 전승 지역으로 보면 상당히 예외적이다. 세습무가 존재하던 화성시 지역에 창세무가가 전승되었다는 그 자체가 시루말의 가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