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당시 함경남도 함흥군 운전면 본궁리에서 여무(女巫) 금쌍돌이가 구연한 것을 손진태(孫晉泰)가 채록하여 『조선신가유편(朝鮮神歌遺篇)』에 수록한 것이다.
내용을 신화소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천지의 분리 : 하늘과 땅이 분리되기 이전에 미륵이 탄생하여 하늘과 땅을 분리시키고, 땅 네 귀에 구리 기둥을 세운다.
② 해와 달의 조정 : 해와 달이 둘씩 돋았는데, 미륵이 해와 달을 하나씩 떼어 북두칠성·남두칠성 및 큰 별, 작은 별들을 마련한다.
③ 의복의 마련 : 미륵은 칡넝쿨을 걷어 이것으로 베를 짜서 칡 장삼을 해 입는다.
④ 물과 불의 발견 : 미륵은 쥐의 말을 듣고 금덩산으로 들어가서 차돌과 시우쇠를 톡톡 쳐서 불을 만들어 내고, 소하산에 들어가서 샘을 찾아 물의 근본을 알아낸다.
⑤ 인류의 시원 : 미륵은 금쟁반·은쟁반을 양손에 들고 하늘에 빌어 금벌레·은벌레를 다섯 마리씩 받아 이 벌레를 남자·여자로 변화시켜 부부를 맺게 하여 인류를 번성하게 한다.
⑥ 인세(人世) 차지 경쟁 : 미륵은 석가의 도전을 받고 석가와 인세 차지 경쟁을 벌인다. 미륵이 여러 차례 승리하자 석가는 잠을 자면서 무릎에 꽃을 피우는 내기를 제안하고, 미륵이 잠든 틈에 미륵이 피운 꽃을 가져다 자기 무릎에 꽂는다. 미륵은 석가의 성화를 못 견디어 석가에게 세상을 내주고 사라진다. 그 뒤 세상은 질병과 악이 들끓는 살기 어려운 곳이 되었다.
신화소는 소박하고 단순하나, 인간 세상이 태초에 어떻게 형성된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어, 이 신화를 만든 집단의 사고를 이해하는 데 많은 시사를 준다. 인간 세상은 미륵이라는 창조신에 의하여 혼돈에서 질서로 형성되었고, 불의 시원은 마찰에 의한 것이 아니고 충돌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남성적·동적 문화의 성격을 말해준다. 인류의 시원이 하늘에 있고, 벌레로부터 진화하였으며, 최초의 인간은 우열이 없었다는 점에서 진화론적 인류 기원과 평등사상을 말하여 주고 있다. 미륵과 석가와의 경쟁화소(競爭話素)에서는 통치자는 지혜가 있어야 하고, 양심이 바른 존재라야 되며, 인세의 선악은 통치자의 덕성에 좌우된다는 사고를 보여 주고 있다.
이 신화는 우리나라 천지개벽과 인세 시조의 기원을 말하고 있어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