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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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별신굿 / 거리굿(희곡무가)
동해안 별신굿 / 거리굿(희곡무가)
민간신앙
의례·행사
동해안 일대 어촌에서 행하는 별신굿의 맨 마지막에 진행되는 굿거리.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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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동해안 일대 어촌에서 행하는 별신굿의 맨 마지막에 진행되는 굿거리.
내용

일명 ‘대거리굿’이라고도 한다. 각 굿거리에서 청배(請陪)한 신들을 따라온 수비(하급위신)들을 풀어먹이는 굿으로, 연희성이 강하다.

거리굿은 주무(主巫)와 반주무(伴奏巫)에 의해서 진행되는데, 모두 남무(男巫, 화랭이)가 맡으며 여무(女巫)는 참가하지 않는다. 굿청에 차려놓았던 제물들을 조금씩 거두어 한데 섞어서 큰 그릇에 담아놓고, 탁주 한 말을 술통째 놓아두고 제상과 신위(神位)를 모두 치운 뒤에 반주무는 앉고 그 앞에 주무가 서서 굿을 진행한다.

① 서장 : 주무는 평복으로 수건을 이마에 두르고 거리굿의 의미를 관중들에게 설명한다. 특히, 난잡한 소리를 해야 재수가 있으므로 이것을 양해해줄 것을 당부한다. ② 사장(師丈 : 훈장)거리 : 옛날 서당선생의 모습을 풍자하여 골계적(滑稽的:익살스럽게)으로 묘사한다. 스승과 제자의 역을 모두 주무 혼자서 맡는다. ‘천자뒤풀이’·‘한글뒤풀이’·‘숫자풀이’ 등의 골계적 민요를 삽입하여 엉터리선생과 엉터리제자와의 문답으로 전개된다.

③ 과거거리 : 선생이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무식하여서 주는 벼슬을 거절하다가 쫓겨나 자살하여 저승에 가서 저승과거에 급제하여 ‘호구강간’이라는 신직(神職)을 얻어 이승으로 오기까지의 과정을 연출한다. ④ 귀신 문열기 : 귀신의 문을 열어주는 거리로서 육갑과 방위의 순서에 따라 귀신을 배치하는 경문과 축원의 낭송으로 진행된다.

⑤ 관례(冠禮)거리 : 성년의식인 관례를 희화적(戱畵的익살스럽게)으로 보여주는 거리이다. 관중들 중에서 주무가 임의로 한 사람을 선발하여 얼사촌을 삼고 역시 관중 속에서 노인 두 사람을 지적하여 사장(주례자), 아버지를 정하고 새끼줄로 만든 상투를 얼사촌에게 씌우고 부주를 걷게 한다.

⑥ 골매기할매거리 : 마을 수호신인 골매기할머니가 등장하여 며느리의 일거일동을 골계적으로 묘사하는 거리이다. 주무는 관중석에서 치마와 저고리를 얻어 입고 수건을 머리에 쓰고 골매기신과 며느리가 배역을 모두 맡아서 진행한다. 며느리의 잠자는 모습, 밥하는 모습, 거름을 주는 모습 등을 잘 못하는 며느리의 경우와 잘하는 며느리의 경우로 나누어 보여준다.

⑦ 장님거리 : 주무가 장님노릇을 하며 관중을 웃기는 거리이다. 주무는 지팡이를 짚고 눈을 감고 등장하여 장님행세를 한다. 그러다가 방아찧는 각득아주먼네들을 만나 외설스런 ‘방아타령’·‘장님타령’ 등의 노래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약수를 길어다 눈을 씻고 눈을 뜨는 것으로 끝을 마친다. 눈병을 없애고 안력을 좋게 해달라는 의미의 굿이라고 한다. ⑧ 해녀거리 : 해녀들이 잠수하여 일하는 모습을 흉내낸다. 주무는 짚으로 만든 물안경을 쓴다.

⑨ 어부거리 : 주무는 작대기를 들고 등장하여 배젓는 시늉을 한다. 그러다가 풍랑이 일어 배가 난파되어 바다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어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⑩ 출산거리 : 아기를 낳는 장면과 아기를 기르다가 아기가 병들어 죽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주무는 수건을 쓰고 치마를 입고 짚뭇에 바가지를 씌워 샅에 끼고 배앓이를 하면서 관중과의 대화를 유도해 진행한다.

이상이 거리굿의 내용인데, 전반적으로 골계적이며 인간생활의 이모저모를 들춰내어 보여준다. 한 거리가 끝나면 그때마다 바가지에 음식을 담아 제장(祭場) 밖에 버리고, 간단히 분장을 한 다음 새로운 거리로 넘어간다.

거리굿이 보여주는 연희적 특징은 첫째, 분장에 필요한 의복이나 극진행에 필요한 도구는 굿청 현장에서 조달된다. 또한, 주무의 설명과 행위묘사에 의해 극중 상황을 관념적으로 이해하도록 한다. 따라서 분장이나 도구는 관중을 이해시키기 위한 표시에 불과하고 극중 인물로 완전히 모습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둘째, 굿 속에서의 대사는 주무가 혼자 여러역을 맡아 진행하며 필요에 따라 반주무나 관중이 개입할 뿐이다. 주무는 설명과 극중 인물의 배역을 혼자 담당하는데 반주무의 대화 참여는 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고, 특히 골계적 효과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셋째, 극중 공간이나 극중 시간은 현실의 시간ㆍ공간과 연결되고, 관념적 이해를 전제로 하여 내용이 전개된다. 골매기신은 극중 인물이면서 동시에 제향받는 신이고, 강관은 극중 인물이면서 주무 자신을 가리킨다.

공간의 처리도 자유로와서 노젓는 흉내를 내면 배 위가 되고 잠자는 모습을 하면 침실이 된다. 제장을 두어 바퀴 돌면 시골에서 서울로 공간이동이 된 것으로 간주되고, 같은 장면에서 두 인물의 행위도 위치를 바꾸면서 혼자 연기한다.

넷째, 내용이 골계적이고 일상생활의 재연이며, 특히 성(性)의 표현이 많다. 대체로 유교적인 도덕률을 풍자하고 인간의 치부를 들춰내며 생활의 애환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거리굿은 무의(巫儀)이면서 동시에 민속극의 한 형태로서 종교와 예능의 양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참고문헌

『한국무가의 연구』(서대석, 문학사상사, 1980)
『동해안무가』(최정여·서대석, 형설출판사,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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