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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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필 풍속도화첩 중 고누놀이
김홍도필 풍속도화첩 중 고누놀이
민속·인류
놀이
두 사람이 말판에 말을 벌여놓고, 서로 많이 따먹거나 상대의 집을 차지하기를 겨루면서 노는 민속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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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두 사람이 말판에 말을 벌여놓고, 서로 많이 따먹거나 상대의 집을 차지하기를 겨루면서 노는 민속놀이.
내용

지방에 따라서 꼬누·고니·꼬니·○·꼰·꼰ᄌᆞ(제주도) 등으로 불린다. 별다른 도구 없이 아무 곳에서나 두 사람만 되면 언제든지 벌일 수 있는 놀이이므로 민간에서 폭넓게 오래 전승되고 있다.

실내에서보다는 바깥에서 많이 행해지고,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수시로 행해진다. 특히, 여름철 시원한 나무그늘에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일손을 쉬는 동안에 가볍게 벌이는 놀이이다. 그 유래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김홍도(金弘道) 등의 풍속화에도 나무꾼 소년들의 고누놀이 장면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고누는 대중적인 놀이였던 만큼 상류층과는 관련이 깊지 못하였고, 따라서 문헌의 기록도 찾기 어렵다. 그 분포도 멀리 제주도까지 전파되어 전국적이라 할 수 있고, 놀이의 방법도 다양하다. 종류에는 우물고누·네줄고누·다섯줄고누·여섯줄고누 등의 줄고누와 곤질고누·패랭이고누·호박고누·자동차고누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또한 밭고누·팔팔고누·포위고누·장수고누·왕고누 등이 있다. 그밖에 이름이 없는 것도 많은데, 그 이름은 대개 말판의 모양에 따라서 붙여진 것이며, 말판에 따라서 두는 방법이 다르다.

[우물고누] 샘고누·강고누라고도 부른다. 고누놀이 중에서 가장 순하고 많이 하는 놀이이다. 말판에 우물이라는 장애물을 정하고 말은 각기 두 개씩을 가지고 둔다. 양편의 말은 도표상의 ㉡·○ 선상만은 내왕을 못하게 하고 어느 쪽이건 궁지에 몰리면 지게 된다. 맨 처음 한번만은 백의 ㉡이나 흑의 ○은 ㉤지점에 나서지 못하게 되어 있다.

만일, 어느 한쪽이 그렇게 하면 다른 한쪽은 궁지에 몰려서 움직이지 못하고 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에만 백은 ㉠을, 흑은 ○을 ㉤지점에 보내며, 이후 왔다갔다하다가 어느 쪽이든지 자기 말 둘을 ㉠·㉤지점, 혹은 ○·㉣지점에 놓아서 상대방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 이기게 되는 것이다.

[줄고누] 네줄고누가 대표적이다. 네줄고누는 사선고누·사마(四馬)고누·정자고누라고도 한다. 가로 네 줄, 세로 네 줄의 말판에 양편이 각기 말 네 개 또는 여섯 개를 직선으로 놓고 서로 한 칸씩 진행시켜나간다. 말이 ○·○·㉢처럼 일직선상에 놓이게 되면 ○은 ㉢을 잡는다. 이렇게 하여 상대편 말을 많이 없애는 편이 이긴다. 다섯줄·여섯줄·아홉줄고누도 네줄고누와 노는 방법은 같고, 줄과 말의 수는 일정한 제한이 없다.

[곤질고누] 참고누·짤고누·꽂을고누라고도 한다. 그림과 같은 말판에 양편이 번 갈아가며 말을 하나씩 교차점에 놓아간다. 일직선상에 세 개의 말을 가지런히 놓으면 곤이 되었다고 하여, 상대편의 말 하나를 아무거나 떼어내고 그 자리에는 ×표를 질러서 말을 놓지 못하게 한다.

말을 놓을 자리가 없어지면 그 다음부터는 놓은 말을 움직여서 곤을 만들고, 그때마다 “곤이야!”라고 소리치고 상대편의 말을 하나씩 뗀다. 뗄 때는 상대편이 곤을 만들 가능성이 있는 것을 골라서 떼고, 어느 쪽이건 곤을 만들 수 있는 말의 수가 세 개 이하가 되면 저절로 지게 된다.

[자동차고누] 자전거고누 혹은 네바퀴고누라고도 한다. 보통 네 줄의 말판에 서로 네 개의 말을 사용하며 한 칸씩 나간다. 그러나 줄은 다섯 줄일 수도 여섯 줄일 수도 있고, 말은 줄 수의 배로 놓고 할 수도 있다.

상대의 말을 잡을 때에는 반드시 네 모퉁이의 어느 한 둥근 바퀴를 돌아서야 첫 번째로 부딪치는 말을 잡는데, 그때는 몇 칸이고 곧바로 달려나간다. 바퀴를 돌 때는 도는 말 앞길에 가로막고 있는 자기 말이 없어야 한다. 예를 들면, 그림에서는 ○는 ㉡을, ㉢은 ○을 잡을 수가 있다. 상대편 말을 먼저 다 잡는 쪽이 이긴다.

[호박고누] 돼지고누라고도 한다. 말을 세 개 또는 네 개씩 쓴다. 세 개일 때는 그 진행도중 길이 막혀서 적지에 나가지 못하게 되면 진다. 예컨대, ○말이 4·5·6에 있을 때, ●말이 1·2·3의 위치에 나가서 ○말의 진로를 막으면 ○말 쪽이 진다.

말을 네 개씩 쓸 때도 상대편의 말을 따내지는 않고, 서로 말이 한 칸씩 움직여가다가 한쪽의 길이 막혀서 더 말을 움직일 수 없을 때 진다. 말이 앞으로만 가거나, 앞뒤로 오가는 것은 약속에 따르지만 뒤로 빼지 못하고 앞과 옆쪽으로만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팔꼰자] 제주도의 고누로 육지의 것과 비슷하나 다음의 두 가지는 다르다. 그림에서 ㉠·㉡·○·○의 말들은 몇 칸이든 앞으로 나갈 수 있고, 다른 말들은 앞으로나 옆으로 두 칸씩 뛰어넘게 되지만 후퇴는 못한다. 자기가 갈 지점에 상대편 말이 있으면 잡는다.

결국, 상대방의 말들을 궁지에 몰아넣어서 잡는 것이다. 이밖에도 고누는 지방에 따라서 종류나 방법이 다양하게 전승되고 있다. 바둑·장기와 마찬가지로 머리를 잘 써야 이길 수 있으므로, 두뇌를 발달시키는 데 좋은 놀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한국의 세시풍속과 민속놀이』(장주근, 대한기독교서회, 1974)
『한국의 민속놀이』(심우성, 삼일각, 1975)
『남국의 민속놀이』(진성기, 홍인문화사,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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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장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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