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요약
정의
제주도굿에서 영감이라고 하는 도깨비를 대접할 때 연행하는 굿놀이.
#전승 배경 영감은 일명 ‘참봉(參奉)’ · ‘야차(夜叉)’라고도 하는데, 모두 도깨비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제주도에서는 도깨비를 ‘도채비’라 하는데, 민간에서는 이를 도깨비불로 인식하기도 하고 인격(人格)이 부여된 신령(神靈)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영감은 돼지고기와 수수 범벅 · 소주를 즐기며, 술에 취한 채 해변과 산속을 가리지 않고 어디에나 놀러 다니기 일쑤이다. 특히 비가 오려는 침침한 밤이나 안개가 낀 음산한 날을 좋아하여, 이러한 날에 잘 나타난다. 해녀나 과부 등 미녀를 좋아하여, 미녀에게 같이 살자고 따라붙어 병을 주기도 한다.
영감을 잘 모셔서 후하게 대접하면, 영감은 자신을 후하게 대접한 사람을 일시에 큰 부자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특히 어부들이 영감을 잘 대접하면, 영감이 어부들에게 고기 떼를 한꺼번에 몰아다 준다고 한다. 그래서 영감은 집안을 수호해 주는 일월조상(日月祖上)으로 모셔지기도 하고, 고기잡이배를 지켜 주는 선왕(船王)으로 모셔지기도 하며, 대장간의 신이나 마을의 당신(堂神)으로 모셔지기도 하였다.
「영감본풀이」는 영감의 내력을 설명하는 본풀이로, 「영감놀이」 연행(演行)의 근거가 된다. 여러 채록본(採錄本)의 공통된 내용은 제주도 밖에서 태어난 형제들이 어떤 연유로 인해 제주도로 들어와 영감이 되었다는 것이다. 형제들 모두가 제주에 들어왔다고도 하고, 형제들 중 막내만 들어와 영감이 되었다고도 한다.
「영감놀이」는 어선을 새로 짓고 배의 신[船神]인 선왕을 모셔 앉히거나, 마을에서 당굿을 하는 등등의 경우에 연행된다. 오늘날에는 병을 치료하는 치병굿에서 구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병이 난 원인이 영감에게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특히 정신적인 질병을 앓는 환자가 있을 경우, 영감이 침범하여 정신적인 질병을 앓게 된 것으로 여기곤 한다.
먼저, 마당에 제사상을 차린다. 제사상에는 다른 굿과 같이 메 · 떡 · 쌀 · 과일 · 채소 · 술 등 여러 가지 제사 음식 및 재료를 올리는데, 특히 돼지머리 · 수수떡 · 소주 따위의 영감신이 즐겨 먹는 음식을 올린다. 북 · 징 · 꽹과리 · 장구 등 사용하는 무구(巫具)는 다른 굿과 같은데, 특히 준비해야 할 것은 영감의 가면과 짚으로 만든 자그마한 배이다. 심방이 연극적 효과를 노릴 경우, 두꺼운 종이로 얼굴 모양을 만든 후 그 위에 물감으로 그려 놓은 가면을 만든다. 보통은 창호지(窓戶紙)에 눈 · 코 · 입의 구멍을 뚫어 얼굴을 가리어 덮게 하고 수염을 붙인 가면을 만든다. 배의 경우, 실이나 노끈으로 짚을 엮어 배의 형태를 만들고, 가는 막대기를 배 중심에 꽂아서 배의 돛대로 삼으며, 거기에 하얀 종이를 달아매어 돛으로 삼는다. 소미(소무(小巫))는 영감 가면을 쓰고, 헌 도포를 입고, 헌 짚신을 신고, 헌 갓을 쓰고, 곰방대를 물고 영감으로 분장하여 집 바깥으로 멀리 나가 양쪽으로 갈라서서 기다린다. 마당의 굿청에서는 군복 차림의 수심방이 일반굿을 하듯 초감제를 시작한다. 먼저 굿을 하는 날짜와 장소를 설명하는 ‘날과 국섬김’에 이어서, 「영감놀이」를 하는 이유를 노래하는 ‘집안 연유 닦음’을 한 뒤, 영감이 올 문을 여는 ‘군문열림’을 한다. 이후 영감을 청해 들이는데, 이 단계에서 수심방은 「영감본풀이」를 구연하고, “이런 영감님이 한라산으로 하여 제주 3읍 방방곡곡을 돌면서 놀다가 이제 제청(祭廳)으로 들어서려고 한다. 영감님은 부르면 들어서자, 외치면 들어서자 하는데, 삼선향(三仙香)을 피워 들고 모셔 들이자.”라고 하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며, 향로와 요령(搖鈴)을 들고 바깥을 향하여 신을 맞이하는 춤을 춘다. 이 대목부터 「영감놀이」가 본격적으로 행해진다. 굿청에서 불을 꺼 캄캄하게 하면 멀리 나가 대기하던 영감이 횃불을 내두르며 이리 펄쩍 저리 펄쩍 뛰어다니다가 굿청 가까이 들어가고, 수심방이 바깥을 향하여 영감을 부른다. 굿청에 들어온 영감과 심방은 ‘좋아하는 곳이 어떤 곳이냐, 어떤 날씨를 좋아하느냐,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냐, 해녀나 과부도 좋아하지 않느냐?’ 등의 해학적(諧謔的)인 대화를 나눈다. 이런 대화는 영감신임이 틀림없음을 확인하는 것으로, 대화의 해학(諧謔)과 영감의 경망(輕妄)스럽고 허청대는 행동이 구경꾼의 웃음을 자아낸다. 이어 수심방이 “당신의 막냇동생도 역시 여자를 좋아해서 이 집 따님에게 침노하여 있으니, 얼굴이라도 보면 어떠냐?”라고 제안하면, 영감은 “어서 빨리 얼굴이나 보자.”라고 환영한다. 여기에 환자를 데려다 앉히면 영감은 “내 동생이 적실(的實)하다.”라고 하며 환자의 어깨를 치고, 제상에 차려 놓은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고 한참 놀고 떠나가자고 한다. 서로 술을 권하며 나누어 마신 뒤, 환자나 가족들과도 이별의 잔을 나눈다. 그러고는 마지막으로 한판 실컷 놀고 가자고 하며 「서우젯소리」에 맞추어 짚으로 만든 배를 들고 춤을 춘다. 이때 환자나 가족 · 구경꾼들도 함께 어울려 한참 동안 논다. 춤이 끝나면 영감은 “명주 바다에 실바람이 나는데, 물때가 점점 늦어진다.”라고 하면서 쌀 · 물 등 제주도 특산물들을 배에 가득 실으라고 한다. 소미들이 마치 무거운 짐을 싣듯이 “에양차, 에양차”라고 하면서 짚으로 만든 작은 배에 제물을 조금씩 떠 넣는다. 이런 식으로 우무 · 청각 · 전복 · 소라 등을 배에 가득 싣고, 닻을 감고 돛을 단 후 북을 울린다. 영감이 “이별이여, 작별이여, 배 놓아 가자.”라고 외치며, 동생을 데리고 가는 것처럼 짚으로 만든 배를 메고 나가 바다에 띄워 보낸다. 이를 ‘배방선’이라 하며, 배방선으로 놀이는 끝이 난다. 이 놀이의 또 하나의 특징은 양반을 풍자(諷刺)하는 서민극(庶民劇)의 성격과 가면극(假面劇)의 원초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는 점이다. 먼저 도깨비를 영감 또는 참봉이라 부르는 것은 양반에 대한 서민적 풍자이다. 영감은 정3품 · 종2품 당상관(堂上官)을 부르는 호칭이다. 이러한 영감을 도깨비에게 비유해 놓고, 그 차림새를 헌 갓, 헌 도포, 한 뼘도 안 되는 곰방대로 꾸미고, 거기에다 영감을 수수 범벅이나 여자를 좋아하는 것으로 그려 놓아 양반에 빗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영감은 술이나 얻어먹고, 해녀가 생명을 걸고 따낸 전복 · 소라 · 미역 따위의 특산물을 한 배 가득 싣고 떠날 때가 되어서야 서민의 소원을 들어주고 있다. 이 놀이는 바로 이러한 양반에 대한 풍자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내용
특징
의의와 평가
참고문헌
원전
- 현용준, 『제주도무속자료사전』(신구문화사, 1980)
- 진성기, 『제주도무가본풀이사전』(민속원, 1991)
- 고광민·강정식, 『제주도 추는굿』(국립문화재연구소 편, 피아, 2006)
- 현용준, 『(개정판)제주도무속자료사전』(각, 2007)
단행본
- 현용준, 「영감놀이」(『한국의 민속예술』, 한국문화예술진흥원, 1978)
- 강정식, 『제주굿 이해의 길잡이』(민속원, 2015)
논문
- 김진영, 「<영감놀이>의 심리치료극적 구조와 성격」(『탐라문화』 45,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 2014)
- 몽흐자르갈, 「한국 전통극 영감놀이 연구」(대구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5)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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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
: 모든 도깨비를 이르는 말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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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2
: 모질고 사나운 귀신의 하나.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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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
: 밤에 무덤이나 축축한 땅 또는 고목이나 낡고 오래된 집에서 인 따위의 작용으로 저절로 번쩍이는 푸른빛의 불꽃.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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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
: 곡식 가루를 된풀처럼 쑨 음식. 늙은 호박이나 콩, 팥 따위를 푹 삶은 다음 거기에 곡식의 가루를 넣어 쑨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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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6
: 신당(神堂)에 모신 신(神).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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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8
: 본(本)을 푼다는 뜻으로, 신의 일대기나 근본에 대한 풀이를 이르는 말. 굿에서 제의(祭儀)를 받는 신에 대한 해설인 동시에 신이 내리기를 비는 노래이기도 하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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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9
: 연출하여 행함.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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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0
: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은 신화나 설화, 민요 따위를 기억하고 있는 제보자를 찾아가 이야기나 노래 따위를 듣고 난 후, 그 구술 내용을 적거나 녹음해 둔 자료나 책.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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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1
: 동네 사람들이 도당에 모여 그 마을의 수호신에게 복을 비는 굿. 무당이 주재한다는 점이 동신제와 다르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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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5
: 찰수수 가루로 만든 떡.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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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6
: 제주 영감놀이에서 위하는 신. 도깨비불을 인격화한 도깨비 신이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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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7
: 주로 문을 바르는 데 쓰는 얇은 종이.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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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9
: 살담배를 피우는 데에 쓰는 짧은 담뱃대.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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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20
: 굿을 할 때에 총본부가 되는 곳.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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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21
: 무당의 우두머리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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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22
: 장사(葬事) 때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무덤 옆에 마련한 곳.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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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23
: 무당이 쓰는 도구의 하나. 무당이 점칠 때나 굿을 할 때에 손에 들고 흔드는 방울이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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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24
: 익살스럽고도 품위가 있는 말이나 행동이 있는.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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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25
: 선의의 웃음을 유발하여 고통과 갈등을 극복하는 웃음의 정신. 풍자나 조롱과는 다르게 인간에 대한 긍정을 전제로 한다. 특히 한국 문학은 고전 문학에서부터 해학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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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26
: 행동이나 말이 가볍고 조심성 없는 데가 있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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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27
: 다리에 힘이 없어 잘 걷지 못하고 비틀대다. ‘허정대다’보다 거센 느낌을 준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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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28
: 성가시게 달라붙어 손해를 끼치거나 해치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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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29
: 틀림이 없이 확실하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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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30
: 풍력 계급 1의 바람.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초속 0.3~1.5미터이며, 연기의 이동에 의하여 풍향을 알 수 있으나 풍향계는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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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31
: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때.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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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34
: 우뭇가사리 따위를 끓여서 식혀 만든 끈끈한 물질. 음식이나 약 또는 공업용으로 쓴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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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35
: 녹조류 청각과의 해조. 높이는 15~40cm이며, 식물체는 짙은 녹색을 띠고 세포성 격막이 없어 원형질이 모두 연결된 비세포성 다핵체를 이루고 있다. 김장 때 김치의 고명으로 쓰기도 하고 그냥 무쳐 먹기도 한다. 파도의 영향을 적게 받는 깊은 바다에서 자라는데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한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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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36
: 함부로 가까이 범하여 접촉함.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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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37
: 굿을 하면서 여러 사람이 모여서 즐겁게 노는 일. 또는 그런 활동.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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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38
: 일이나 현상이 비롯하는 맨 처음이 되는. 또는 그런 것.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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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0
: 남의 결점을 다른 것에 빗대어 비웃으면서 폭로하고 공격하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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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1
: 일반 서민들의 삶을 소재로 하는 극.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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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3
: 탈을 쓰고 하는 굿.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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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6
: 제사 때 신위(神位) 앞에 놓는 밥.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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