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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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 영등굿초감제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 영등굿초감제
민간신앙
개념
제주도에서 무당을 가리키는 무속용어.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심방은 제주도에서 무당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심방이란 무당을 통칭하는 이름인 동시에 어떤 굿이라도 해낼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자를 말한다. 굿의 집행을 의뢰받아 집행하는 심방을 ‘수심방(首神房)’이라 한다. 굿의 기능이 뛰어나면 ‘큰심방’, 기능이 보통이면 ‘족(작)은 심방’이라 구별하였다. 심방이 되는 동기는 세습무, 질병무, 혼인무, 경제무 등이다. 심방은 굿을 집행함으로써 기자, 기복, 성장, 사후공양, 치병, 풍농, 풍어, 신축, 신년제 등 개인적인 벽사진경(?邪進慶)에 관한 의례뿐 아니라 마을제인 당굿도 행한다.

목차
정의
제주도에서 무당을 가리키는 무속용어.
내용

무당이라는 말도 쓰이기는 하나 심방보다 더 비칭적인 어감이 있다. 무가(巫歌)에 심방은 자기 자신을 ‘신의 성방(刑房)’이라 부른다. 심방이란 명칭은 이 ‘신의 성방’의 준말로, ‘신방(神房)’의 자음동화인 것으로 생각된다.

심방이 심방일 수 있는 점은 가무의례(歌舞儀禮), 곧 굿을 하는 데 있다. 그런데 심방이라 통칭되는 직능자에는 굿을 하지 않는 ‘삼승할망’이 포함된다. 삼승할망이란 임산부가 해산할 때 조산원의 구실을 하고, 또 어린아이의 무병 성장을 비는 산신(産神)에 대한 기원의례(비념)를 집행하는 여자 직능자를 말한다.

이 두가지 직능 중 산신에 대한 의례는 다른 심방도 하지만, 조산의 기술은 다른 심방이 못 가진 것이다. 삼승할망이 가진 특수한 직능은 조산역에 있는 것으로 조산무(助産巫)라 할 만하며, 제대로의 심방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이들을 심방의 범주 속에 포함시키는 이유는 심방의 직능 영역의 일부인 산신에 대한 의례를 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굿을 하는 일반적인 심방을 의례무(儀禮巫)라 한다면 조산역을 담당하는 삼승할망은 방계적인 특수무라 할 수 있다.

의례무인 심방에는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다. 그 수의 비율은 거의 비슷하나 여자가 다소 많은 편이다. 심방의 남녀 성별을 구분하여 일컫는 명칭은 따로 없어, ‘소나이(男)’와 ‘예펜(女便)’을 심방이라는 말 위에 붙여 구별한다.

즉 ‘소나이심방〔男覡〕’, ‘예펜심방〔女巫〕’이라 부르는 것이다. 소나이심방이든 예펜심방이든 그들의 소질·수업·직력(職歷) 등으로 해서 기능상의 등차가 생길 것은 당연하다.

이 등차를 나타내는 명칭은 ‘심방’·‘소미(小巫)’·‘제비’이다. 심방이란 무당을 통칭하는 이름인 동시에 어떤 굿이라도 해낼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자를 말하고, 소미는 쉬운 굿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얕은 기능을 가진 무당을 말한다.

이에 비하여 제비는 굿을 맡아 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 굿을 할 때 심방의 심부름을 하는 자를 말한다. 이러한 기능상의 명칭은 하나의 굿을 하는 심방들의 직책상의 명칭에도 미친다.

즉, 굿의 집행을 의뢰받아 그 굿을 주장하여 집행하는 심방을 ‘수심방(首神房)’이라 하고 그 옆에서 악기를 치는 심방들을 ‘소미’라 하고 굿의 심부름을 하는 자를 ‘제비’라 하는 것이다.

또 굿의 기능이 특히 뛰어난 심방을 ‘큰심방’, 보통의 기능을 보유한 심방을 ‘족(작)은 심방’이라 하여 구별하는 명칭도 있다. 따라서, 심방이 되는 데는 먼저 제비로 시작하여 기능을 익혀 소미가 되고 나아가 심방, 큰심방으로 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심방이 되는 동기는 다양하고 복합적이지만 몇 개의 유형으로 나누면 다음의 네가지가 된다. ① 부모의 무업(巫業)을 세습하여 되는 경우(世襲巫), ② 질병으로 인하여 입무(入巫)하는 경우(疾病巫), ③ 심방과 혼인함으로써 저절로 되는 경우(婚姻巫), ④ 생활수단으로 입무하는 경우(經濟巫) 등이다.

첫째, 세습무의 경우는 부모 또는 그 어느 한쪽이 심방일 때 자식이 그 무업을 계승하여 세습하는 것을 말한다. 그 세습이 부계냐 모계냐 하는 것은 오늘날의 실태로는 확연하지가 않다.

아들이나 딸이나 구별 없이 심방이 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방들은 장남에게 물려주는 것이 온당한 일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부계 장남상속이 정통적이라는 관념을 말해 주는 것이다.

부모가 심방인 자녀들이 모두 심방이 되었을 때, 그 자녀들이 모두 세습무라 하는 것은 옳은 견해라 할 수 없다. 무업을 세습할 때에는 부모가 쓰던 무구인 맹두, 곧 ‘신칼’·‘산판’·‘요령’을 상속한다.

이 맹두는 심방의 기본적인 도구인 동시에 무조신(巫祖神), 곧 무업을 수호하는 신의 상징물이다. 따라서, 이 맹두를 상속받아 모시고 이 맹두로써 굿을 하는 자식만이 정통세습을 한 셈이 되는 것이다. 오늘날은 이 맹두의 상속이 자녀들 중에서 먼저 심방이 되는 자에게 넘겨지고 있다.

만일 자식이 없어 이를 상속할 수 없을 때에는 근친에게나 또는 양자를 데려와 세습한다. 자녀가 있어도 부모의 무업을 세습하지 않을 경우에는 자녀 중 한 사람이 이름 모를 병을 앓게 된다.

이 병은 ‘조상을 학대한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게 된다. 무조(巫祖)를 이어받아 모시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병이라는 해석인 것이다. 그래서 그 자녀는 맹두를 ‘조상’이라 하여 모시고 무업을 계승하면 건강이 회복된다고 한다.

이러한 관념은 그 세습이 단지 형식적인 계승이 아니라, 무조 곧 수호신의 상속이요, 그 수호신이 자기를 모시고 무업을 할 자를 선택, 소환함에 따라 무업을 계승한다는 의미가 있음을 말하여 준다.

둘째, 질병무의 경우에는 두가지의 유형이 있다. 하나는 이름 모를 병으로 시름시름 앓아 점을 쳐 본 결과 심방이 되어야 할 팔자라 해서 입무하는 형이요, 또 하나는 우연한 기회에 맹두를 주웠는데 그 뒤부터 몸이 아파서 그 맹두를 모시고 입무하는 형이다.

어느 경우든 입무해서 무업을 시작하면 몸이 좋아진다. 이 경우 맹두의 습득은 무조 곧 수호신의 선택·소명의 의미가 있고, 병은 심방이 되도록 하는 증표로 신이 내린 것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셋째, 혼인무의 경우는 대체로 여자에게 많다. 심방의 지위는 천한 것이어서 양가의 여자들은 심방과 혼인하려 하지 않지만, 어쩌다가 심방과 혼인하게 되면 남편을 따라다니며 굿 심부름을 하게 되고, 그러는 사이에 저절로 기능을 익혀 심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넷째, 경제무는 생활이 빈곤하여 살기 어려우므로 굿에서의 수입을 얻으려는 동기에서 입무한 것을 말한다. 부모가 없는 고아의 경우 심방의 뒤를 따라다니며 굿의 심부름을 하며 끼니를 잇다가 그 심방의 제자가 되어 입무하는 경우가 많고, 드물기는 하지만 홀어머니들이 굿판에 가서 심심풀이로 악기도 치고 놀고 하다가 그 기능을 익혀 심방이 되고 생계를 꾸려가는 일도 있다.

이상의 입무 동기 중 혼인무와 경제무의 경우는 자신의 의사에 의하여 입무한다는 점이 같고, 세습무와 질병무는 신의 선택과 소명에 의하여 입무한다는 점이 같다. 후자의 경우가 심방의 입무의 본래적인 형태라 생각된다.

어느 경우든 심방이 되는 데는 수업기간이 필요하다. 세습무의 경우는 어릴 적부터 부모를 따라다니며 굿 구경을 하므로 저절로 굿의 기능을 익히게 되나, 다른 경우는 제비로서 굿의 심부름을 하며 굿의 초보적인 지식과 기능을 익히고, 소미가 되어 악기를 반주하면서 그 기능을 숙달시켜 심방으로서 독립하게 된다.

심방으로서 독립할 때는 ‘신굿’이라는 입무의례(入巫儀禮)를 거쳐야 한다. 신굿은 10여일이나 걸리는 큰 굿으로 이 굿을 하면 ‘하신충’이라는 계급 칭호를 얻은 심방이 되어 떳떳이 굿을 하게 된다.

다음 수년 후, 다시 신굿을 하면 ‘중신충’이라는 칭호를 얻고, 세번째의 신굿을 하면 ‘상신충’이라는 최고의 계급 칭호를 얻는다. 심방으로써 독립하면 그의 수호신을 집안에 모시는데 여기를 ‘당주’라 하고, 거기에는 수호신의 상징물인 맹두를 모신다. 그래서 굿의 의뢰를 받으면 그 맹두를 가지고 출장하여 굿을 한다.

맹두를 활용하여 신을 청하고 점을 치고 여러 가지 굿을 함은 그 수호신의 보조를 받아 직능을 수행함을 의미한다. 심방은 굿을 집행함으로써 사제적(司祭的)·점사적(占師的)·주의적(呪醫的)·영매적(靈媒的)·연예인적 직능 등을 수행한다.

심방이 하는 굿에는 기자(祈子)·성장(成長)·사후공양(死後供養)·기복(祈福)·치병(治病)·풍농·풍어·신축·신년제 등 개인적인 벽사진경(辟邪進慶)에 관한 의례 뿐 아니라 마을제인 당굿도 있다. 심방은 이러한 굿을 집행함으로써 사제적 직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 굿 속에는 신의 의사를 점쳐 전달하고 환자의 병을 치료하고 죽은 영혼을 불러 그 심정을 대변하는 것이 있으므로 점사적·주의적·영매적 직능도 수행하는 것이 된다. 또한, 굿은 가요·신화·무용·음악·연극 등으로 이루어져 심방은 위의 여러 직능을 수행함과 아울러 연예인적 직능도 수행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참고문헌

『제주도무속연구』(현용준, 집문당, 1986)
『제주도의 무격』(현용준, 제대학보 7, 1965)
『무속』(현용준, 제주도문화재 및 유적종합조사보고서, 제주도, 1973)
관련 미디어 (1)
집필자
현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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