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위서 동이전 한조(韓條)에는 삼한소국들의 이름이 열거되어 있다. 이들 소국들의 이름은 당시의 중국 고대음에 따랐을 것으로 보이는데, 대체로 우리 나라의 한자음에 가깝다.
구사오단국의 ‘구(臼)’는 중국 고대음이 ‘giəu’, 북경음은 ‘kiu’이다. ‘사(斯)’는 중국 고대음이 ‘sie’, 북경음은 ‘si’이다. ‘오(烏)’는 중국 고대음이 ‘uo’, 북경음은 ‘u’이다.
‘단(旦)’은 중국 고대음이 ‘tan’, 북경음도 ‘tan’으로 우리 나라의 한자음과 가까운 것을 알 수 있다. 이 소국의 위치는 백제의 구사진혜현(丘斯珍兮縣)에 비정된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갑성군(岬城郡)의 영현(領縣)인 ‘구사진혜현’은 경덕왕이 진원(珍原)으로 이름을 바꾼 뒤 고려시대에도 그대로 불렸다.
고대에 있어 ‘진(珍)’은 ‘돌’ 또는 ‘들’의 한자표기에 썼다. ‘진원’은 지금의 전라남도 장성군 진원면이다. 한편, ‘구사오단’은 664년 당나라가 백제의 옛 땅에 구획한 주(州)·현(縣) 가운데 분차주(分嵯州)의 속현으로서, 본래 ‘구사진혜(仇斯珍兮)’이었던 ‘귀단현(貴旦縣)’에 해당한다.
‘귀단’은 ‘구사오단’의 준말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소국은 마한연맹체의 일원으로서 맹주국과 여러가지 형태의 결속관계를 성립하면서도 토착적인 세력기반을 그대로 유지한 채, 3세기 중엽까지 독자적인 성장을 지속하다가 백제에 복속되었다. →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