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조(韓條)에는 삼한의 여러 읍락국가(邑落國家)의 이름이 열거되어 있는데, 그 나라이름들의 한자표기는 우리말의 이름을 당시의 중국음에 의하여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중국 고대의 북방음은 우리의 한자음에 가까운 것을 볼 수 있다.
구해국의 ‘구(狗)’자는 중국 고대음이 ‘kəu’, 북경음은 ‘kou’이다. ‘해(奚)’는 중국 고대음이 ‘riei’, 북경음이 ‘hi’이다. ‘구해’의 중국 고대음 ‘kəu-riei’는 우리의 한자음에 가까운 것을 알 수 있다.
‘구해’를 『일본서기』신공기(神功記) 49년조의 ‘고해진(古奚津)’에 비정하는 견해가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강진현조(康津縣條)의 고적(古蹟)에 ‘구계소(舊溪所)’가 있으므로 이 ‘구계소’를 ‘구해(狗奚)’ 또는 ‘고해(古奚)’로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견해에 따르면 ‘구해국’은 지금의 전라남도 강진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소국은 마한연맹체의 일원으로서 맹주국과 결속관계를 성립하면서도 토착적인 세력기반을 그대로 유지한 채, 3세기쯤까지 독립적인 성장을 지속하다가 백제에 복속되었다. →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