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윤리학은 학교 교육과정 내의 국민윤리 교과의 성립을 배경으로 하여 형성된 학문이다. ‘국민윤리’라는 개념은 1963년 제2차 교육과정 개정 시 고등학교 교육과정 중 사회과의 한 영역으로 국민윤리가 포함되면서 교과 명칭으로 최초로 등장했다. 다만 1968년의 문교부의 고등학교 국민윤리 교과서 내용이 사실상 서양윤리학사와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구성되는 등 국민윤리의 내용적 정체성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고, 국민윤리학이라는 학문도 아직 등장하지 못했다. 1973~1974년에 제3차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고등학교의 국민윤리가 독립된 교과로 분리되면서 국민윤리의 정체성 확립에 대한 요구도 고조되었다.
이후 중학교의 ‘도덕’ 및 고등학교의 ‘국민윤리’ 교과서는 국정 교과서로 저작, 발간되었으나 중학교의 도덕과 고등학교의 국민윤리 교과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 양성제도는 독립적이지 않았다. ‘반공 · 윤리’ 교사자격증을 수여할 수 있는 대학의 학과는 철학 영역[철학과 · 동양철학과 · 인도철학과 · 유학과], 종교 영역[신학과 · 기독교학과 · 불교학과], 교육 · 심리 영역[교육학과 · 심리학과 · 교육심리학과 · 시청각교육학과] 등 11개 학과로 분산되어 있었고, 따라서 중학교의 도덕 및 고등학교의 국민윤리 교사를 양성하는 공통된 교육과정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국민윤리 교사를 양성하는 독립된 학과의 개설을 요구하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대학 교육에서도 국민윤리 교과가 등장한다. 국민교육헌장 발포 이후 1969년부터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대학교육연구위원회’[서울대 박종홍, 김태길, 류달영교수 주도]에서 국민윤리를 대학의 교양 필수과목으로 추가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고 정부는 이를 수용하여 1970년 2학기부터 국민윤리를 대학의 교양 필수과목으로 실시하도록 지시했다.
다만 당초에는 교재의 개발과 사용이 대학 재량에 위임되어 있었기 때문에 교재의 명칭이 『국민윤리』, 『윤리』, 『현대사회의 윤리와 국가』, 『개인과 국가』 등으로 다양했고 국민윤리학의 정체성은 여전히 확립되지 못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국민윤리학의 형성을 위한 학자들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1971년 8월의 ‘국민윤리연구회’ 결성이 주1
중등학교 및 대학교에서의 국민윤리 교과 개설 및 운영에도 불구하고 교과 내용의 정체성과 독립된 교사 양성과정 등의 미비 문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1980년대 이후 대학에 국민윤리교육과가 개설되기 시작한다. 1980년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에 국민윤리교육과가 최초로 개설된 것을 계기로 이듬해인 1981년에 8개 국립대학교와 10개 사립대학교에 국민윤리교육과 혹은 국민윤리학과가 개설되었다. 1981년 2월 28일의 대통령령을 근거로 개설된 국민윤리교육과의 설립 취지는 중학교의 도덕 및 고등학교의 국민윤리 교과 교육을 담당할 전담교사 양성이었다.
국민윤리 교과 교사 양성체제의 개편을 배경으로, 국민윤리의 내용의 정체성 확립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국민윤리학’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현 [한국학중앙연구원] 국민윤리연구실이 ‘국민윤리학의 정립과 발전에 관한 연구’에 착수했으며, 연구결과를 정리 · 종합하여 『국민윤리학』이라는 제호의 단행본을 출간했다. 이로써 ‘국민윤리학’ 개념이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출현한다.
『국민윤리학』에서 ‘국민윤리’란 ‘국민공동생활의 원리’로 정의된다. “국가 공동생활의 원활한 영위를 위해서 국민들이 지켜야 할 규범은 물론, 공동체의식과 국민적 기상과 정신, 그리고 민족과 국가 공동체의 생존 내지 번영을 위하여 요구되는 가치관 · 태도 · 지식 등 이 모든 것이 ‘국민공동생활의 원리’라는 의미 속에 내포된다. 또한 당위적 의미의 규범뿐만 아니라 원활한 공동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사회관계를 지배하고 있는 실재적이며 현실적인 의미의 사회적 규범도 정의에 포함된다. 이러한 넓은 의미의 생활원리를 설정하고 체계화하여 국민으로 하여금 그 원리를 이해하고 준수하도록 하며 또한 실제적 사회관계규범을 밝혀 이를 국민들로 하여금 이해하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 국민윤리의 과제라 할 수 있다.”
국민윤리의 정의에서 규정하는 바 ‘국민공동생활의 원리’는 국민의 합의에 의하여 성립되고 그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가지는 것으로 간주되며, 여기서 그 이론적 근거로 대두되는 것이 ‘국민공동생활의 원리와 현상을 연구하는 과학’으로서의 국민윤리학이다. 즉 일반 선택과목인 ‘시민윤리’와 심화 선택과목인 ‘윤리와 사상’, ‘전통윤리’로 개편되었다.
이상과 같은 정치민주화 이후의 국민윤리 교과 교육의 쇠퇴 및 약화는 학문으로서의 국민윤리학이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갖고 발전할 수 있는 실제적인 지반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의 동구권의 몰락과 동서독 통일로 대표되는 이념적 지형의 변화와 냉전체제의 해체 또한 종래 반공주의를 주요한 내용적 요소의 하나로 삼아 온 국민윤리학의 존립 기반을 동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외재적 요인의 변화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응 여하에 국민윤리학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