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굴참나무 껍질을 이용하는데, 굴참나무는 호도과에 속하는 낙엽활엽수로 키가 작은 교목이며, 참나무와 비슷하다. 그 껍질은 고기그물을 염색할 때도 쓰인다.
산간지방에서는 흔히 너와로 지붕을 이지만 그 재료인 적송을 구하기 어려울 때는 굴참나무 껍질을 이용한다. 굴피집은 주로 화전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집으로서, 화전민 가운데 대농층은 주로 너와집과 마찬가지의 사방집 평면을, 소농층은 주로 3칸 귀틀집 평면을 이용한다.
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산간지방에는 널리 분포하는 집이며,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일대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는데, 대개 집의 옆면에서 출입하는 평면 형태를 이루고 있다. 지붕 재료로 쓸 굴피를 벗겨 내자면 적어도 20년 이상 자란 나무라야 하며, 재료의 수명은 5년 정도이다.
굴참나무 껍질은 보통 두 겹으로 끝을 겹쳐 가면서 고기비늘 모양으로 지붕 아랫 부분부터 위쪽으로 깔아나간다. 그 위에 ‘너시래’라는 긴 나무막대기를 걸치고 지붕 끝에 묶든가, 돌을 얹든가 하여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한다.
굴피집은 습기에 민감하여 건조하면 바싹 말라 하늘이 보일 정도로 수축되어 통풍이 이루어지고, 비가 오거나 습도가 높아지면 이내 늘어나 틈새를 막음으로써 방수의 효과를 거둔다. 그러나 건조한 겨울날에는 벌어진 틈 사이로 온기를 다 빼앗겨 보온이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굴피집은 그 수명이 길기 때문에 ‘기와 천년, 굴피 만년’이라는 속담이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