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과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본이 선본으로 추정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도서의 「낙성비룡」은 표지에 ‘洛城飛龍(낙성비룡)’이라 적혀 있다. 전 2책 129장(권 1 63장, 권 2 66장)의 필사본이다. 고려대학교본 「성룡전(星龍傳)」 건(乾) · 곤(坤) 2책(초권 56장, 종권 46장)은 내제(內題)가 ‘낙셩비룡’으로 되어 있으며, 필사 연대가 ‘계묘년’으로 되어 있다. 종권 말미에 있는 기록으로 미루어 「이문성취록」 15권으로 이어지는 가문소설임을 알 수 있다. 장서각본은 한문으로 쓴 장(章)과 회차(回次)의 이름이 있는 데 비해, 고려대학교 소장본에는 장회명(章回名)이 없이 줄글로만 필사되어 있다. 또한 전자가 한문 직역체 문장임에 비해, 후자는 평이하고 말끔한 세속 문장으로 다듬어져 있다. 그러나 둘 사이의 내용상의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이본으로 박순호(朴順浩) 소장본인 「곽성비룡전」 · 「니경작젼」이 있다. 정병욱(鄭炳昱) 소장본 「낙성전(落星傳)」을 「낙성비룡」의 이본으로 기록하고 있는 문헌도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며 양자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별개의 고전 소설이다.
명나라 정통(正統) 연간(年間) 북경 유화촌에 이주현이라는 선비가 있었다. 그의 부인 오씨가 어느 날 큰 별이 방 안에 떨어졌다가 황룡이 되어 승천하는 꿈을 꾸고 잉태한 뒤, 18개월 만에 아들을 낳아 이름을 경모(아명 경작)라고 지었다.
경모는 어려서 부모를 잃은 뒤, 남의 집에 머슴살이를 하며 떠돌아다니다가 퇴임 재상인 양 승상의 눈에 띄어 그에게 의탁하게 되었다. 그러나 승상이 죽자 심한 박대를 견디지 못한 그는 청운사로 들어가 학업을 닦아 장원 급제를 하게 된다. 마침 번왕이 모반하여 쳐들어오자 그는 원수가 되어 이를 평정하고 평원왕에 봉해져서 양 승상의 딸과 해로하게 된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18세기 후반에 창작된 것으로 알려진 초기 영웅소설인 「소대성전(蘇大成傳)」과 거의 일치한다. 두 작품 모두 주인공을 잠꾸러기 · 먹보로 그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삽화까지도 일치한다. 그러한 까닭에 「낙성비룡」은 18세기 말 이후 「소대성전」의 영향을 받아 창작된 소설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소대성전」이 소대성을 초월적 영웅으로 형상화하며 군담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면, 이 작품은 설생 부부를 등장시켜 가정 내에서의 갈등을 세밀하게 그릴 뿐만 아니라 갈등의 초점을 현불현(賢不賢)의 문제로 전환하고, 주인공을 문사적 · 현사적 영웅으로 변화시켜 가문소설의 서사적 미감을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과 본 작품이 낙선재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작품의 주된 향유층이 궁중 및 어느 정도의 소설에 익숙한 여성층임을 짐작케 한다.
이 작품은 18, 19세기 장르 간 혼용(混用)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우리 소설사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