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위서 동이전 한전(韓傳)에 삼한의 여러 소국 이름이 열거되어 있는데, 이들 나라 이름은 당시의 중국음에 따라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그러므로 삼한소국의 이름과 위치비정은 중국고대음에 따라 풀이해야만 한다.
중국 고대의 북방음은 현행 우리 나라의 한자음에 가까운데, 이는 우리나라의 한자음이 중국고대의 북방음인 한음(漢音)을 따랐기 때문이다. 내비리국의 ‘내(內)’는 중국고대음이 ‘nuai’이고,북경음은 ‘nei’이다. ‘비(卑)’는 중국고대음이 ‘pjie’이고, 북경음은 ‘pei’이다.
‘리(離)’는 중국 고대음이 ‘ljie’이고, 북경음이 ‘li’이다. 그런데 ‘비리(卑離)’는 ‘평야’ · ‘읍락’ 등의 뜻으로서, 흔히 나라 이름 끝에 붙어 있는 백제의 ‘부리(夫里)’, 신라의 ‘벌(伐)’ · ‘불(弗)’ · ‘화(火)’ 등과 같은 범주에 속하는 말이다.
‘내비리국’은 『삼국지』의 마한소국에 대한 기록의 순서로 보아, 지금의 충청남도 또는 전북특별자치도 지역에 위치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백제의 내사지현(內斯只縣)이었던 충청남도 대덕군 유성면(현재 대전광역시 유성구)으로 비정하는 견해가 있다.
청동기 내지는 초기철기문화를 배경으로 성립한 ‘내비리국’은 토착적인 지배세력과 지배기구를 토대로 개별적인 성장을 지속하다가, 다른 마한소국들과 함께 4세기 중엽을 전후하여 백제에 복속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