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이란 말의 어원은 『명물기략(名物紀略)』에 의하면 “녹두가루를 쑤어서 얻은 것을 삭(索)이라 한다. 속간(俗間)에서는 이것을 가리켜 묵(纆)이라 한다.”고 되어 있다. 또, 『사류박해(事類博解)』에서는 묵을 두부의 일종으로 보았는지 녹두부(綠豆腐)라고 하였다.
묵에는 녹두묵 · 도토리묵 · 메밀묵 등이 있다. 녹두묵은 봄철에 녹두를 맷돌에 타서 물에 하룻밤 동안 불려서 거피한다. 그 다음에 녹두를 맷돌에 곱게 갈아서 주머니나 가는 겹체로 걸러 가라앉혔다가 그 앙금인 녹말로 만든다.
묵을 쑬 때는 녹말에 물 반 되를 타서 잘 풀어 가지고, 풀 쑤는 것처럼 주걱으로 잘 저으면서 쑨다. 녹두 녹말을 펄펄 끓는 물에 부어 충분히 끓인 다음에 적당한 그릇에 퍼서 굳힌다. 겨울철에는 메밀묵을 주로 만들고, 도토리묵은 사철 만든다.
묵은 묵무침 · 묵볶음 · 묵장아찌 · 묵전유어 등의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묵무침은 묵을 두텁게 편으로 썰어 접시에 담고, 간장 · 고춧가루 · 파 · 마늘 · 설탕 · 참기름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묵 위에 골고루 끼얹은 것이다. 이때 오이 · 풋고추 · 파와 채친 것을 함께 섞어 무치면 맛이 상큼하다. 메밀묵무침에는 배추김치를 섞어 무치는 것이 더 맛이 좋다. 모든 묵무침은 즉석에서 무쳐 먹어야만 맛이 좋다.
묵볶음은 먼저 말린 묵을 미지근한 물에 불리다가 다시 약한 불에 올려 완전히 불린 다음에 굵게 채쳐 갖은 양념에 무쳐 놓는다. 쇠고기는 채쳐 볶고, 양파 · 실파 · 당근도 채쳐 볶는다. 여기에 묵을 넣고 간장과 갖은 양념으로 간을 맞추어 다시 잠깐 볶아낸다.
묵장아찌는 묵을 두부모 크기로 썰어 단지에 담고 묵이 잠길 정도로 간장을 붓는다. 3, 4일이 지나면 간장을 따라내어 끓인다. 그런 다음에 간장을 식혀서 다시 붓는다. 꼬들꼬들하고 까맣게 간이 배면 조금씩 꺼내어 가늘게 채쳐 깨소금 · 참기름 · 설탕으로 무쳐낸다.
묵전유어는 단단한 묵을 준비하여 사방 2㎝ 가량이 되게 썰고, 연한 살코기도 곱게 다져서 갖은 양념으로 무쳐 둔다. 썰어놓은 묵의 한쪽에 양념한 쇠고기를 얇게 입힌다. 묵 한쪽을 맞붙인 뒤 밀가루와 달걀을 씌워 기름 두른 번철에 지져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