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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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미와 예술을 그 대상 영역으로 삼아 연구하는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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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미와 예술을 그 대상 영역으로 삼아 연구하는 학문.
내용

예술(fine arts)이란 인간이 수행하는 많은 활동들 중 어느 특수한 사물의 제작이나 혹은 내적 경험의 표현과 같은 창조적인 활동 및 그 결과로서의 작품을 지시하고 있는 개념이다.

미(beauty)란 진이나 선과 더불어 인간이 추구하는 많은 가치들 중의 하나를 지시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이 두 개념들의 관계는 처음부터 긴밀하였던 것은 아니다.

미는 예술에 국한된 개념도 아니었으며, 18세기 이전까지는 예술이라는 말이나 그 말로 대변되는 일정한 체제도 없었다. 그런 만큼 예술이라는 말의 형성은 근대적 사고의 소산이다.

이것은 전통적 리버럴 아트(liberal arts)의 체제에 포함되어 있던 음악과 르네상스 이후 동류의 활동으로 간주된 시와 함께 회화·조각·건축 등 5개의 인간 활동들이 미를 목적으로 한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어법이었다.

이 시기로부터 예술의 목적은 미요, 미는 예술에 의하여 추구되는 가치라는 식의 긴밀한 관계가 성립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학은 미를 추구하는 예술 활동과 그에 관련된 미적 인성 교육이라는 고유한 영역을 다루는 철학의 한 형식적인 교과로서 출발되었다.

그러나 미와 예술과의 관계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꼭 등식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자연의 미나 인간의 미가 있는가 하면, 아름다운 예술만이 아니라 숭고한 예술, 심지어는 추한 예술까지도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미학의 대상 영역에 대한 문제가 새롭게 대두되었다. 따라서 그 모두를 통일하는 기초로서 미적 경험이라는 개념이 도입되게 되었다.

그리고 이 미적 경험은 미적 대상·그것이 예술이든 자연이든·에 대한 미적 지각(또는 미적 태도)로부터 미적 가치가 나온다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 개념이다.

그러므로 미학의 기본 과제는 미적 경험, 즉 어떠한 미적 대상으로부터 어떠한 미적 가치를 가지게 되든 그것의 특징적 성격을 해명 또는 분석해 내는 일로서, 그 기초 위에서 특히 미적 가치가 의식적으로 추구되는 예술 현상이 주된 탐구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미적 경험이란 무엇인가를 규정하는 일 자체가 문제이다. 그것은 미적 대상을 전제로 하고 있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미적 경험을 갖게 되는 미적 대상으로서의 예술 작품이 객관적인 것인가 하는 문제가 따른다.

따라서 그것의 지각 역시 객관적인 것이냐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예컨대, 물리적 대상으로서의 이차원적 그림에서 보게 되는 삼차원의 깊이가 실제로 그림 속에 들어 있는 것이냐 하는 물음이다.

이에 대한 답변 여하에 따라 미학은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뉘어져 발전해 왔다. 즉, 삼차원의 깊이가 거기에 실재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미적 지각은 일종의 객관적 지각이 된다.

그러나 우리가 보는 것은 실제의 공간이 아니라 그것의 이미지라고 한다면 미적 지각은 일종의 주관적 상상이 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전자의 경우에 있어서는 예술(작품)이 진리 혹은 지식의 개념에, 후자의 경우는 즐거움의 개념에 결부되어 논의되어 왔다.

이처럼 동일한 대상의 경험에 대하여 서로 다른 해석이 있게 된 것은 그것의 해석을 위해 적용된 철학적 방법의 차이, 곧 록크(Locke, J)에 의하여 발전된 영국의 경험론과 라이프니츠(Leibnitz, G. W)·볼프(Wolff, C. von)의 독일 합리론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영국 사상사들에 의하여 미적 경험은 일종의 특수한 즐거움의 감정을 향수하는 취미의 문제가 되었다. 그리고 독일 사상가인 바움가르텐(Baumgarten, A. G.)에 있어서는 ‘감성적 인식’의 문제가 되었다.

우리가 오늘날 ‘미학’이라고 번역해서 쓰고 있는 영어의 ‘에스테틱스(aesthetics)’는 바움가르텐이 위의 ‘감성적 인식에 관한 학(scientia cognitionis sensitivae)’을 명명하기 위하여 감성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인 아이스테시스(aisthesis)로부터 만들어 낸 ‘에스테티카(aesthetica)’라는 학명에서 유래하고 있다.

이후로 미학은 바움가르텐의 ‘감성적 인식에 관한 학’의 전통을 이어 발전시킨 19세기 독일의 여러 가지 형이상학적 입장의 예술 철학(philosophy of art)과 영국 취미론의 경험주의적 방법을 확대 적용시킨 과학적 방법의 예술학(science of art)이라는 두 경향이 형이상학과 실증주의라는 두 경향에 발맞추어 주된 경향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다가 1950년대부터 비트겐슈타인(Wittgenstein, L.)의 언어 분석적 방법을 기초로 한 비평 철학(Philosophy of criticism)이 미학의 제3 영역으로서 새롭게 대두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점에서 현대 미학은 체계적인 예술 철학, 과학적인 예술학 그리고 분석적인 비평 철학의 세 경향이 상호간을 견제, 보완하면서 발전해 가는 공존의 장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① 미학의 도입 : 서구의 미학이 우리 나라에 들어오게 된 것은 1920년대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에 미학 및 고고 미술사 연구실이 설치되고, 관련된 강좌가 개설되면서부터였다.

1945년까지 이 연구실을 중심으로 미학이 도입·소개되는 동안 한국인으로 미학을 전공한 사람은 고유섭(高裕燮)·박의현(朴義鉉) 뿐이었다. 그중 고유섭은 졸업 후 미학을 중단하고 해방될 때까지, 한국 미술사의 연구에 일생을 바쳤다.

이 당시 주로 강의를 통하여 전달된 미학의 내용은 그에 대한 역사적이고 철학적인 배경을 중심으로 하는 포괄적인 이해보다는 칸트(Kant, I.)·셸링(Schelling, F. von)·헤겔(Hegel, G. W. F.) 등의 독일 관념론의 미학 이론들의 이해에 치우친 것이었다.

따라서 도입 초기의 미학은 하나의 학풍을 형성하지는 못하고 신칸트 학파(Neo·Kantianism)의 미학 이론까지를 소개하는 데 그치고 있었다.

② 초기 교육 단계 : 광복 후 서울대학교 미학과는 미학을 강의하고 연구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그러나 미학 전문 연구자의 절대 빈곤 그리고 당시의 미학에 대한 일반인의 그릇된 인식과 평가로 인하여 미학의 교육과 연구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하지만 박의현의 노력으로 1950년대 말까지는 도입 단계나 다름없이 독일의 고전 미학을 중심으로 미학 교육이 진행되었다.

③ 성장 단계 : 1960년대 초부터는 미학 교육에 다소의 변화가 나타났다. 즉, 조가경(曺街京)에 의해 철학계에 실존주의와 현상학이 수용되면서 종래의 독일 고전 미학과는 다른 참신한 실존주의 예술론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김정록(金正祿)은 동양의 미학 사상을 발굴하기 위하여 중국 예술 사상 및 시·서·화론을 개발하였다. 그리하여 1960년대 말까지는 독일의 고전 미학과 현대 미학에 대한 교육이 주류를 이루면서 동양 미학 사상의 연구를 위한 기초 교육이 시도되었다.

다른 한편, 미학 이론 자체에 대한 문제사적이고 방법론사적인 문맥에 대한 전반적 이해가 요구되었다. 이러한 자각은 소장 학자들로 하여금 근대·현대의 중요한 미학 이론들의 관계를 파악하고 역사적 맥락을 구성하게 하였다.

관념론적 입장의 크로체(Croce, B.)·콜링우드(Collingwood, R. G.) 그리고 경험주의적 입장의 산타야나(Santayana, G.)·듀이(Dewey, J.)·랭거(Langer, S.) 등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18세기의 미학 사상이 새로이 연구되었다. 또한 당시로서는 낯선 분석적 미학의 초기 논문들이 소개되었다.

이런 가운데 1968년 9월 한국미학회가 창립되었고, 매년 정기적으로 학술지를 발간함으로써 미학 연구를 촉진하기 시작하였다.

1970년대 들어서서는 미학 서적의 계획적인 번역이 시도되는 중에 미학 전반에 대한 체계적 소개서인 백기수(白琪洙)의 ≪미학개설≫과 예술의 제반 문제를 논한 조요한(趙要翰)의 ≪예술철학≫이 출판되기도 하였다.

한편, 홍익대학교 등 대학원에서 미학을 연구하는 과정이 생겨나고(1975년), 중견 학자들이 외국에서 미학을 연구하고 돌아오기 시작함으로써 국내에서의 미학 연구는 더욱 촉진되었다.

이 시기의 미학 연구의 특징은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미학 전반에 관한 틀을 보여 주기 시작하였다는 점 그리고 예술 철학적 경향이 다양화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즉, 독일의 고전적 미학 이론이 계속 연구되면서, 아울러 존재론적 입장의 하이데거(Heidegger, M.)와 사르트르(Sartre, J. P.), 현상학적 입장의 메를르·퐁티(Merleau·Ponty, M.)에 대한 연구가 새롭게 진행되었다.

한편으로 경험론적 논의로서 기호론적 입장의 랭거, 분석 철학적인 입장의 올드리치(Aldrich, V.)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런가 하면 마르크스·레닌 철학으로부터 발전된 루카치(Lukacs, G.)의 미학 사상도 소개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동서의 미학 사상을 비교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그리고 비평 철학의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기존의 두 경향, 즉 체계적인 예술 철학과 과학적인 예술학과의 접합 점을 찾으려는 시도까지 진행되었다.

④ 확장 단계 : 1975년 이후 1990년경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는 이처럼 서양 미학 사상에 대한 체계적 이해의 틀을 잡아가면서 다양한 경향의 이론들에 대한 관심이 계속 증대되었다.

그리고 서로 비판·보완하고자 하는 미학 연구의 확장의 시기이다. 외국에서 미학을 연구한 중견 학자의 잇따른 귀국과 국내에서 배출되는 연구자들의 증가는 실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독일로부터는 존재론적 미학, 사회 철학적 미학 및 인간학적 미학, 프랑스에서의 뒤프렌(Dufrenne, M.)의 현상학적 미학, 문화 철학적 미학, 미국에서의 분석 철학적 미학, 일본에서의 비교 미학적 관점 등이 국내로 직접 접목되기 시작하였다.

국내에서는 그에 상응하여 칸트·듀이·카시러(Cassirer, E.)·가다머(Gadamer, G. H.)·굿맨(Goodman, N.) 등의 새롭고 다양한 미학 이론이 연구되어 왔다. 그리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양 미학, 나아가 한국의 전통적 미의식의 참모습을 밝히려는 시도가 이루어져 왔다.

미학의 의의가 철학 분야에서도 인식되면서 한국 철학회 내 예술 철학 분과위원회의 창립(1976년)이라는 결실을 보기도 했다. 이와 같은 순수 미학 이론 연구의 발흥과 더불어 개별 예술 분야에 관한 집중적이고도 전문적인 연구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서양의 미술 이론과 미술 비평론의 연구, 한국 미술사의 연구 결과를 미학적으로 해석하고 그 속에서 한국인의 전통적 미의식의 유형을 찾아내려는 시도, 동서양의 음악·무용·연극·영화·건축 등에 관한 미학적 탐구가 진지하게 전문적으로 연구되어 왔다.

이렇게 다양해지고 전문화된 미학 및 개별 예술 분야의 연구 결과는 여러 학술지나 저서, 기획적인 번역 등을 통하여 잘 나타나고 있다.

⑤ 도약을 위한 준비 단계 : 이처럼 수다한 전문학자의 배출과 다양한 전공 분야의 확장의 기초 위에서 1990년대부터 미학 연구는 새로운 시도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즉, 서구로부터 도입되는 미학 사상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반성을 통해 우리 나라를 비롯한 동양 예술의 미적 문화에 관한 본질 규명과 해석, 이론의 체계적 구성, 동서 미학 사상의 비교 등에 관한 다방면의 연구가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는 우리의 전통 문화를 비판적으로 반성케 함으로써 그것의 일반성과 고유성을 올바르게 정립할 수 있는 미학적 원리를 제시하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현재를 포함한 우리의 미래 문화가 나가야 할 방향의 제시와 고도의 미적 문화의 성취를 위하여 올바른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고 있는 중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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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미학 성립의 배경에 관한 연구」(오병남, 『미학』 5, 1978)
「예술의 두 흐름과 ‘유희’의 개념」(오병남, 『예술교육과 창조』 5, 1986)
「근대 미학의 발생론적 근거에 관한 고찰」(이창환, 『미학』 20, 1995)
「바움가르텐 미학사상의 재평가」(이창환, 『미학연구』 창간호, 1995)
「고대 중국의 미적 가치의 몇 가지 유형과 현대적 관점」(박낙규, 『한국학 연구』 7, 1995)
「자연과 예술·동·서양 예술철학의 비교를 위한 한 시도」(박낙규, 『자연의 문제를 중심으로 한 동서철학의 융합』, 철학연구회, 1997)
「분석철학의 역사적 맥락에서 본 예술의 인식적 의의」(오종환, 『언어·진리·문화』, 철학과 현실사, 1997)
「재현과 허구의 관계에 대한 고찰:회화적 재현을 중심으로」(오종환, 『미학』 22,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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