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설화 ()

목차
구비문학
개념
하늘 나라의 소 또는 왕자가 잘못을 저질러 그 벌로 인간세계에 내려와 인간에게 부림을 당하고 죽어 그 혼이 하늘 나라로 다시 올라간다는 내용의 설화.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목차
정의
하늘 나라의 소 또는 왕자가 잘못을 저질러 그 벌로 인간세계에 내려와 인간에게 부림을 당하고 죽어 그 혼이 하늘 나라로 다시 올라간다는 내용의 설화.
내용

백정설화는 내용의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주로 백정 사회에서 폐쇄적으로 전승되고 있다. 수집된 자료를 보면 주제가 거의 통일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한 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3,000년 전 천국에 인마라는 힘센 소가 하느님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이 소는 늘 사람되기를 염원하였다. 이를 안 하느님이 30일 동안 쑥만 먹고 눈을 감지도 말고 앉지도 말고 서 있으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인마는 그대로 지키겠다 하고 도를 닦으러 산 속으로 들어갔다.

하느님은 이를 시험하려고 뿔이 센 마귀와 발톱이 뾰족한 두 마귀를 보냈다. 소는 며칠이 지나자 집에 두고 온 아내 소와 자식들이 생각나고 쑥은 써서 먹기 힘들고 서 있으려니 힘이 들어 죽을 지경이었다. 이 때 마귀가 나타나 방해를 하니 화가 나 마귀를 죽여 버렸다. 이를 안 하느님이 사람에게 명해 벌로 소를 10년간 부리라고 했다. 소는 사람이 끄는 대로 땅에 내려왔다.

10년이 지나도 하느님한테서 아무 소식이 없자 인마소는 화가 나서 뒷발로 사람을 차 죽였다. 사람을 죽인 죄로 하느님은 코뚜레를 꿰어 죽도록 사람에게 충성을 하게 했다. 살생한 소는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주인한테 충성을 다하고 죽어서 하늘 나라에 올라갔다. 지금도 소는 죽어서 하늘에 올라가 하느님의 시중을 들기 위해 땅에서 열심히 일을 하며 불평없이 도를 닦는 것이다.

다른 설화와 함께 비교해 보면, 소가 되어 땅에 내려오기 전의 신분은 다음과 같다. ① 하늘 나라의 소, ② 하늘 나라의 왕자, ③ 반도원장(蟠桃園長), ④ 짐승의 왕인 소, 또한 땅으로 내려오게 되는 이유를 보면, ① 살생, ② 파계, ③ 복숭아를 훔쳐 먹음, ④ 소가 사람이 되고자 함, ④ 배신 행위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이 설화의 형성에 영향을 준 설화로는 단군신화, 견우와 직녀, 잉어 및 처용설화 등을 들 수 있다. 백정설화의 사상적 배경은 불교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사찰에서 도살장을 하는 경우나 도살할 때 중이 염불하는 등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그 관련성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전승되는 설화의 대부분에 ‘소’가 등장하는데, 이것 역시 소를 신성시하고 백정직을 신성하게 꾸미기 위한 도우업(屠牛業)에 종사하는 백정들의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리적으로 백정설화의 분포가 어느 특정한 유형을 형성하면서 전승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도살업이 현대화해 가면서 백정설화를 알고 있는 전승자들은 점점 사라져 가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한국특수어연구』(서정범, 경희대학교, 1959)
「백정설화연구」(서정범, 『자유문학』 통권 29·30·31·32·33호, 1959)
• 항목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사실과 다른 내용, 주관적 서술 문제 등이 제기된 경우 사실 확인 및 보완 등을 위해 해당 항목 서비스가 임시 중단될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