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경제가 발달하면서 대자본 기업형태인 법인체의 활동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고 법인의 소득 규모가 커감에 따라, 개인소득세와는 별도로 법인소득세 또는 법인세가 독립과세로 창설되었다.
법인세는 기업의 발달과 더불어 생겨난 비교적 새로운 형태의 조세로서, 오늘날 자본주의 국가의 조세 중 가장 중요한 세목(稅目)의 하나가 되고 있다. 국민경제 내에서 법인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경제발전에 있어 그 기여도가 커짐에 따라, 법인세는 큰 재정 수입원이 될 뿐만 아니라 특정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통제수단이 되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면, 독점규제 및 임금·가격에 대한 통제를 위해 누진과세나 초과이윤세를 부가하기도 하고, 기업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감세 및 면세조치, 투자공제나 가속상각(加速償却: 자산을 취득한 뒤, 짧은 기간에 급속한 비율로 상각함.) 제도를 도입해 자본형성을 촉진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경제적 효과 때문에, 법인세는 각 시대와 나라의 재정사정 및 경제정책의 필요에 따라 내용과 형태를 달리한다. 일반적으로 법인세가 부과되는 법인에는 영리법인·특수법인·공익법인이 있는데, 그 중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는 원칙적으로 과세하지 않고, 특수법인도 법에 의해 규정될 때에는 비과세된다.
또한, 사단법인과 재단법인과 같은 비영리법인에 대해서는 일정한 소득만을 과세하며, 외국법인에도 과세한다. 법인세의 과세소득은 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순소득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법인의 청산소득에도 과세하고 있다.
법인세의 과세소득은 일반적인 순이윤이라기보다는 회계상의 순이익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계산은 각종 회계원칙의 규정 및 특례에 의해 산정된다.
우리나라 세제에 법인세가 처음으로 도입된 것은 1916년에 일본 소득세법 중 「법인소득세에 관한 규정」이 도입, 시행되면서부터이다. 그 뒤 1920년에는 비록 법인소득에 한정된 것이기는 하지만, 단독법규로서 「조선소득세령」이 처음 제정, 공포되었다.
당시의 특징은 아직 개인에게는 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은 점이다. 일반적으로는 개인소득세가 먼저 발달하게 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법인세가 먼저 발달했던 것이다. 1934년에 이르러 「조선소득세령」이 대폭 개정되면서 개인에게도 소득세를 부과하는 일반소득세법이 확립되었고, 과세소득 범위도 3종으로 나누어 세분되었다.
이 중 법인소득에 해당하는 것은 제1종 소득으로서, 이는 다시 보통·초과·청산 소득으로 세분되어 각기 서로 다른 세율이 적용되었다. 특히, 1935년부터는 실질적인 전시세제가 개편되면서 전쟁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법인소득에 부과되는 각종 조세가 신설되었고, 여러 차례에 걸쳐 세율인상도 단행되었다.
정부수립 후 1949년 「소득세법」이 새로 제정됨에 따라 완전한 형태의 법인세 및 개인소득세의 독립적 병과체제가 확립되었다. 이로써 현대적 법인세의 기초를 마련하게 되었다. 기존의 제1종 소득세가 독립세법에 의해 법인세로 분리되어 과세되는 한편, 비영리법인에도 과세조치 되었다.
각 사업연도의 소득과 청산소득을 포함해 과세했고, 세율은 비례세율로서 소득금액의 35%(특별법인은 20%)로 정했다. 소득금액은 신고에 의해 결정함을 원칙으로 하고, 무신고·과소신고에는 10%의 가산세를 부과했다.
그 뒤 6·25전쟁이 장기화되고 인플레이션이 격화되자, 이에 대처하기 위해 1951년 「조세특례법」 및 「조세증징법」이 제정되었다. 그에 따른 법인세 개편의 특징은 세율을 8단계로 세분하고 소득 조사상 혼란이 있는 법인에는 정부조사에 따른 추징제도를 함께 채택한 점 등이다.
그러나 휴전성립 후 1954년 전시세제가 폐지됨으로써 법인세의 세율은 35%의 비례세율로 환원되었으며, 각 소득을 소정 기일 안에 신고하지 않은 경우에는 정부가 소득액을 계산해 거기에 10% 가산한 45%의 세율을 적용했다.
한편, 1950년대 말 산업부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세율인하 등 부분적으로 시도되었던 개발지원 세제정책이 1960년에 이르러서는 본격화되었다. 1961년에는 자진신고·납부를 제도화하고 가산세를 강화했으며, 자본형성 촉진책으로 법인세율을 인하했다.
특히, 주식공모 때 광공업 시설투자, 중요 산업 및 전략산업에 대한 세제 경감조치를 취하고, 외화획득 소득에 대한 세경감률도 강화하는 한편, 유보소득에 대한 부과규정을 철폐했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된 1962년에는 법인세를 보완 개편했고, 1963년에는 개발재정을 마련할 목적으로 세율을 상향조정했으며, 1965년에는 세율구조에 변경을 가했다.
그리고 1960년대 말에는 민간자본의 투자의욕을 조장하고 조세유인의 질적 강화를 위해 세감면제도를 폐지하고 투자공제제도를 두었으며 감가상각제도를 정비했다.
또한, 공개법인 및 수출산업 육성을 위해 세율을 조정하고 이들을 과세상 우대했다. 1970년대에 들어와서도 기업공개 촉진, 수출산업 지원, 전략산업 육성 등을 위한 세제지원은 계속되었다.
1972년 8·3긴급조치에서는 재무구조 개선과 산업합리화를 위해 법인세법의 시한적인 특별조치가 있었으며, 1974년에는 세율구조를 개편해 초과누진세를 단순누진세로 전환했다. 이로써 공개법인 요건이 현실화되는 한편, 중소기업과 비영리법인의 세부담이 경감되었다.
1970년대 후반에는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을 지원하는 동시에 대기업과세를 강화하고, 법인 양도차익에 특별부가세를 중과하는 등 법인세의 경기조절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기업공개를 세제유인으로 촉진시킴과 더불어 수출산업과 해외 자원 개발투자에 대한 지원을 확충함으로써 경기의 안정과 지속적 성장을 도모했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수입은 1965년 57억 원, 1975년 1305억 원, 1980년 4852억 원, 1985년 1조 1267억 원에서 1987년 1조 6824억 원으로 증가했다.
1980년대 말인 1988년에 2조 2000억 원이었던 법인세 수입은 1990년대 3조 2000억 원, 1993년에는 5조 9000억 원, 1996년에는 9조 3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1997년에는 약 10조 원에 달하게 되었다. 그러나 법인세의 증가율은 매년 매우 불안정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