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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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구조
개념
물질생산과 관련해 서로 다른 부분들이 상대적 자립성을 가지고 분화된 기능을 수행하는 노동형태. 나눠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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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물질생산과 관련해 서로 다른 부분들이 상대적 자립성을 가지고 분화된 기능을 수행하는 노동형태. 나눠맡기.
내용

분업은 기술적·지역적·사회적인 여러 수준에서 여러 가지 양태로 표현되며, 기본적으로는 자연적 분업과 사회적 분업으로 구분된다.

자연적 분업은 연령과 성(性) 등에 따른 생태적·자연적 조건에 의한 분업으로서 그 역사는 매우 깊다. 오늘날에도 자연적 분업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것의 원초적이고 독자적인 의미는 점차 상실되고 있다.

자연적 분업은 이제 사회적 분업의 바탕에서뿐만 아니라 그것과의 결합 속에서 발전되고 있다. 한편, 사회적 분업은 여러 가지 수준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일반적인 분업의 양식을 보면 ① 전문화에 따른 직업분화, ② 이에 따른 직업형성, ③ 특정생산과정이 자립적 경제단위로 분화되어 목축업·방직업 등을 형성하는 생산분화, ④ 기업내적 노동분화, ⑤ 생산우회에 의한 노동이전으로 분류되고 있다.

분업의 역사는 인류의 발전과 함께 시작된다. 여러 가지 고고학적 고증에 나타난 것을 추정한다면 한국사회에서는 그 연원을 대략 서기전 2000년경에 이루어진 농경과 목축간의 분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농경과 목축간의 분화는 사회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원시적 형태의 교환관계를 발전시킨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사유재산이 발생하고 사회적 불평등, 즉 사회적 계층 및 계급분화가 야기됨과 동시에 특정형태의 국가가 형성된다.

이와 더불어 한편으로는 농경사회적인 특성이 정착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청동기문화가 발전하면서 새로운 단계에서의 분업, 즉 농업과 수공업의 분화가 달성된다.

이러한 분업은 점차 도시와 농촌의 분리라는 형태를 만들어내는 물적 기반을 이루게 되며, 이에 따라 경제활동도 원격시장을 위한 생산형태로 발전하는 경향을 띠게 된다. 그리고 이런 바탕 위에서 상품교환을 매개로 한 분업, 즉 상업의 발전을 기반으로 전문화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른바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사이의 분리가 일반적으로 형성되는 기반이 이루어지고, 정신노동은 특정 사회계층이나 신분에 의해 독점되는 경향이 일반화된다.

그리하여 한편으로는 도시와 농촌의 분리,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분리가 사회구성의 원리로 형성되고 사회적으로 정착된다.

이런 일반적인 분업형태는 한국의 전통사회, 특히 조선사회의 신분제적 사회구성의 물적 기반을 이룬다. 오륜(五倫)이 각각 자기 질서를 유지하고 사민(四民), 즉 선비·농민·수공업자·상인이 각각 그 직업에 안착하는 것이 조선시대의 정치철학이었으며, 어진 정치[仁政]가 그 기본으로 천명된다.

한국의 전통사회에서 물질생산과 관련된 경제과정의 분업은 거의 직접적으로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신분적 사회구성과 연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분업을 통한 재물생산의 효율성도 결국 신분제적 사회관계를 전제로 한 인정과의 관련 속에서만 그 의미를 갖게 된다.

이러한 점은 분업에 의한 경제발전이 신분제적 사회구성을 붕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허용된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은 실학사상이 발전하기까지 아무런 의심없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다.

다시 말해 당시의 신분제적 사회관계의 질서나 체제를 자연주의적으로 해석하여 ‘자연적 사회질서’를 구성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활동에서 민(民)의 주체적 노력에 의해 사회적 생산성이 향상되고, 경제 내적인 분업발전에 따라 생산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당시의 사회구성의 원리는 위협을 받게 되었다.

조선의 중기 이후 간헐적·개별적 또는 지속적·집단적으로 발전한 농민반란이나 또는 주자학적 인식론의 변화, 즉 실학사상의 태동은 그러한 문제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말하자면 분업에 따른 사회발전을 단순한 자연주의적 사회질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서 ‘행위적 사회질서’로 파악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가령 유형원(柳馨遠)은 생산력의 낙후와 사회제도의 문란을 지적하면서, 생산의 견지에서 처음으로 농민의 능동적 역할을 강조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상업과 수공업의 발전에 관한 사상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그는 상업의 발전을 주장하면서도 상인에 대한 신분적 차별을 부정하지는 못했고, 더욱이 상업자본의 확대발전은 농업에 해가 되므로 억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농업과 상업·수공업의 균형을 조절한다는 의미에서 17세기 상업경제 발전의 추세를 반영한 선진적 사상이었다.

이익(李瀷)의 경우에는 중농주의 사상에 바탕을 두고 화폐와 상업, 수공업 등을 농업생산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본 반면에, 홍대용(洪大容)·박지원(朴趾源)·박제가(朴齊家)와 같은 북학파 인물들은 대외무역까지도 적극 발전시킬 것을 주장하였다.

전자본주의사회에서 분업의 문제는 총체적 사회구성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분업의 의미를 단순히 경제적 효율성이나 기술적 분업이라는, 부분적인 문제로 축소시켜 생각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직접성은 상품생산과 상품유통의 발전으로 붕괴되고, 분업은 점차 상품생산과 연결되어 발전한다.

한국의 전통사회에서 18세기 중엽부터는 토지소유의 집중화 과정으로 계급분화가 촉진되는 동시에 자본주의적 요소가 성장하면서 분업이 발전하였다.

사회적 생산이 증대되고 상품유통이 성장하였으며, 금속화폐가 주조되고 유통량이 급격히 증대되는 등 상업이 크게 발전하였다.

장시망(場市網)의 장과 상업도시의 형성에 따라 상품유통이 성장하면서 봉건사회의 경제적 기초를 이루었던 자연경제의 분해과정도 촉진되었다. 18세기 중엽에는 광업과 수공업 부문에서도 분업이 진행되었고, 분업은 자본주의적 성격을 띠고 발전하였다.

말하자면, 개별상인들이 광업경영주로 등장하였고, 19세기에 들어와서는 제철 및 철가공업 부문에서 소규모의 자본주의적 기업이 발생한 것이었다.

이로써 분업은 기업단위를 중심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사업장 단위의 기술적 분업이 중요하게 부각되었다.

따라서 근대사회에 들어와서는 분업이 생산성 향상과 이윤확보를 위해 이루어지면서 단순한 과제분화로 인한 부분노동의 형성 및 그와 관련한 직업분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특히 부분노동의 형성은 동양성(同樣性)과 예측성에 의해 계획과 조직을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시간과 힘을 절약하기 위한, 적절한 노동수단을 개발할 수 있게 됨으로써 자본주의적 분업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발전된다.

그러나 분업의 실질적 계기가 사회변동을 유발한다고 해서 분업개념이 이론적으로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분업개념은 서구에서도 스미스(Smith,A.)에 의해 18세기 이후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이론적으로 취급되었다.

특히 그의 분업명제는 특수한 역할분화, 즉 합리적으로 지향된 생산활동을 근거로 한 역할분화에 중점을 두고 공리주의 및 다원주의와 결합하여 고전적 의미로 발전하였다.

한국에서는 19세기말까지 분업의 문제를 개념적으로 처리한 논쟁은 찾아보기가 어려우나, 삶의 기초영역인 물질생산의 증진을 위한 여러 가지 방책이 실학사상에서 적극적으로 논의되면서 사회적 분업의 문제가 간접적으로 시사되고 있다.

분업의 문제는 단순한 과제분화로 인한 부분노동의 형성이나 직업분화와 같은 인간노동이 직접적으로 관련된 영역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재화나 부의 배분구조와 같은 물적 영역 및 그와 관련한 전반적인 사회구성에까지 확대된다.

사실상 역사적으로 볼 때 분업의 발전은 한 사회내에서 사회적 불평등을 생성하고 강화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다시 말해, 분업과정이 자유롭고 평등한 개체들에 의해 모든 이의 욕구충족을 위한 협동양식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역할 및 노동배분의 분화과정에서 나타나는 생산 및 분배구조와 사회적 권력 및 지배관계와 일치하여 발전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분업의 문제는 인간 행위의 분화나 분업과정 자체를 문제삼는다기보다는 분업체계가 비합리적으로 형성되는 것을 문제삼게 된다.

사회적 불평등 및 지배관계 형성, 기술적·지역적 자원배분의 불균형 등 비합리적으로 형성된 분업체계는 현실적 사회과정에서 분업이 이른바 자아분열, 분절화 등의 상태로 변질되도록 하는 계기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것은 곧바로 통합의 문제를 제기한다.

따라서 개별인간의 수준에서부터 전체사회적 수준에 이르기까지 질적으로 상이한 부분구조와 부분과정으로 분화된 개별단위들의 협동원칙을 창출해내는 것이 지금까지 인문사회과학의 주요한 과제의 하나이다.

참고문헌

『점필재집(佔畢齋集)』(김종직)
『매월당집(梅月堂集)』(김시습)
『반계수록(磻溪隨錄)』(유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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