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이능호의 종질 이홍구(李洪久)가 편집·간행하였다. 원집 권두에 장석영(張錫英)·이능렬(李能烈)의 서문과 권말에 서규석(徐奎錫)·최현필(崔鉉弼)의 발문이 있고, 속집 말미에 이홍구의 후지(後識)가 있다.
원집 8권 4책, 속집 2권 1채, 합 10권 5책. 목판본. 국립중앙도서관과 연세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원집은 권1에 시 188수, 권2∼5에 서(書) 120편, 권6·7에 서(書) 27편, 잡저 20편, 권8에 서(序) 5편, 기(記) 4편, 발(跋) 1편, 잠(箴) 9편, 명(銘) 2편, 뇌도문(誄悼文) 3편, 제문 3편, 비갈 2편, 행장 3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속집은 권1에 시 19수, 서(書) 25편, 잡저 2편, 권2에 부록으로 만사 6수, 제문 4편, 행장 1편, 묘갈명 1편, 유사 1편, 묘지도(墓地圖) 등이 수록되어 있다.
서(書)의 별지에는 주로 옛 역산학(曆算學)을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되는 『서전(書傳)』·『천문서(天文書)』·『계몽익전(啓蒙翼傳)』 등 여러 고전을 참고해 기삼백(朞三百)에 대한 주(註)를 거듭 설명하고, 천문에 있어 그 일행도수(日行度數)까지 상세하게 셈해 둔 글이 주목할 만하다. 또한, 평소 돈독히 지내오던 친구들과 서로 경의(經義)에 대해 논변하고 문답한 것, 춘추필법(春秋筆法)에 대한 사필(史筆)의 논법, 군자의 일상행동에 성색(聲色)을 경계함이 마땅하다는 내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술과 사상이 담겨진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잡저에는 경설(經說)을 수록한 저술이 많다. 그 가운데 「심경강의(心經講義)」는 『심경』의 난해한 구절을 하나하나 분석한 글이다. 「경의도설(敬義圖說)」은 성현의 학을 깨치는 데는 ‘경(敬)’과 ‘의(義)’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하여 여러 경전(經傳)에서 ‘경의’를 논한 구절을 취합해 그림으로 완성하고 설명을 덧붙인 것이다. 또한, 후생의 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그는 주자(朱子)의 『백록동서원학규(白鹿洞書院學規)』의 예를 따라 「헌산현학칙(巚山縣學則)」을 만들어 학문을 정진함에 있어 갖추어야 할 몸가짐과 처신할 바를 자세하게 입안하였다. 「도계서당조약(道溪書堂條約)」에서는 배움에 있어 마땅히 익혀야 할 요점을 다시 밝혀놓아 교육의 중요성을 논술하였다.
속집은 경술국치 이후 망국의 한을 안고 1912년 중국으로 망명해 만주 안동(安東) 근처 관전현(寬甸縣)에서 죽을 때까지 지은 시문만을 수록하였다. 「포고서래동인설(布告西來同人說)」 및 「환불가도환설(還不可徒還說)」 등 이역만리를 떠도는 자신과 동포들의 비장한 심정과 광복의 날이 오기 전에 고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결심을 토로한 글들이다. 간도(間島) 등지에 흩어져 살던 유민(流民)들의 비애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