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학 ()

주생활
개념
가정생활을 중심으로 인간과 생활자원 및 사회성에 대해 연구하는 실용학문. 가정학.
이칭
이칭
가정학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의
가정생활을 중심으로 인간과 생활자원 및 사회성에 대해 연구하는 실용학문. 가정학.
내용

예전에는 가정학으로 통칭되었다. 가정학은 1902년 미국에서 그 개념을 정립하는 움직임을 서두로, 1908년 미국가정학회가 창립되면서 새로운 학문분야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가정학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 당시의 가정학은 인간생활의 장(oikos)을 다스려야 할 규정·법규 또는 습관(nomos)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인식되었다. 당시 가정학은 철학 특히 윤리학·인간학·사회철학·교육철학·종교철학과 깊게 관련되어 있었는데, 이는 인간의 일상생활의 장인 가(家)를 연구의 기본주제로 하는 가정학이 인간존재를 기본적 주제로 하는 철학과 자연히 깊게 관련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오랜 역사에 기원을 두는 가정학은 ‘인간에 인접한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특성에 관한 현상·원리·조건·법칙을 연구하며, 이 두 요인들 사이의 상호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보편적인 정의를 내릴 수 있다.

문화적 배경과 그 사회의 요청에 따라 연구의 목적과 방법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인간과 환경과의 상호 작용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면서 인간을 이해하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보다 나은 삶을 증진시키려는 데 가정학의 목적이 있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가정학도 실용학문으로서의 변화양상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Home Economics’로 불리우던 가정학이 전문 세부분야로의 심도 높은 발전을 지속해오다가 1960년대부터는 가치관과 사회의 변화에 따라 학문성격의 재정립을 시도하여왔다.

‘Human Ecology’·‘Human Development’·‘Family Life Science’·‘Family Studies and Consumer Science’ 등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교육과정도 대폭 수정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가정대학의 명칭이 생활과학대학으로 바뀌면서 생활과학의 대상과 범주를 새롭게 규정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명칭이 바뀌게 된 것은 가정학이라는 종래의 이름이 이미 확대된 영역을 포괄하기에 적절치 못하다는 것과 가정학의 이미지를 시대의 변화에 맞게 새롭게 하기 위함이었다.

도입 및 전개

우리 나라에서 가정학이 제도화된 교육기관에서 전문교육으로 실시된 것은, 1929년 이화여자전문학교에 가사과(家事科)가 설립되면서부터이다. 10년 뒤 이화여자전문대학에 이어 숙명여자전문학교에서도 가사과를 신설하였으며, 1945년까지는 ‘학(學)’ 이전의 상태로 이 두 전문학교에서 여성교육의 목적으로 실시되었다.

그러나 현대적 교육기관에서 한 학문으로 가정학이 뿌리내리기 이전부터, 우리 나라에서는 가정(家政 : 家庭을 다스리는 의미)의 성패가 사회질서 유지의 기반임을 강조하여, 부녀자에게 가정(家庭)을 다스리는 교습서라고 할 수 있는 ≪내훈 內訓≫·≪계녀서 戒女書≫·≪여사서권 女四書卷≫·≪규합총서 閨閤叢書≫ 등의 문헌을 가지고서 가정내에서 교육하였다.

이들 교습서의 내용은 모두 봉건적 정통사회(正統社會)에서의 부덕(婦德)을 강조하고, 가정생활 중심의 가사 또는 가정관리·가족관계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유교사상의 가치관이 기반이 된 이러한 사상들은 우리 나라 가정학의 발상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였다.

우리 나라의 가정학은 1960년대까지는 주로 일본에서 중·고등학교 가정교사 양성을 위한 교육을 받은 사람과 미국에서 가정학을 학문적으로 연구한 몇사람들에 의해 교육과 생활의 과학화, 생활개선을 위한 교육과 계몽이라는 관점에서 전개되었다.

가정학이 학문적 성격을 띠기 시작한 것은, 1947년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가사과(家事科)가 가정학부(家政學部)로 확대되며, 그 산하에 가정관리학과·영양학과·의류학과를 두면서부터이다.

이어서 숙명여자대학교에서도 같은 프로그램을 설치하였고, 서울대학교에서는 사범대학에 가정교육학과를 두어 중·고등학교 가정교사를 양성하였으며, 가정학 교육법을 연구하는 교과과정을 설치하였다.

1952년 각 대학에서 대학원과정을 개설하여 학문발전에 박차를 가하면서부터 가정학은 명실공히 전문영역의 연구 및 교육, 사회봉사를 할 수 있는 터전을 잡게 되었다. 또한 1960년부터 가정학과 또는 가정학부를 종합대학 내에 1개의 단과대학으로 만들고 산하에 학문을 세분화하는 작업을 시도하였다.

1964년에 연세대학교에서 가정대학을 신설한 것을 비롯하여 현재 우리 나라에는 국립·사립을 합하여 35개 대학에 생활과학대학이 설립되어 있으며, 전문대학을 포함하면 전국의 93개 대학에 생활과학 관련 단과대학 및 학과가 개설되어 있다.

이 중 가정관리학과(명칭은 소비자주거학과·아동가족학과·아동주거학과 등 다양함)는 전국에 71개학과, 의류학과(패션디자인학과·의상학과·의류직물학과 등)는 52개학과, 식품영양학과(식생활학과·조리학과·영양학과 등)는 57개학과, 가정교육학과(실과교육학과 등)는 14개 학과로 추정된다.

인간과 가정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생활과학은 기초과학을 중심으로 실생활에 적용가능한 응용학문의 성격을 띄고 있는데 이는 크게 의류, 식품영양, 주거, 가정경영(또는 자원관리) 및 소비자, 가족 및 아동학, 가정학교육 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생활과학 대학 내의 명칭은 전공분야의 성격을 명시하는 방향으로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각 분야별 학문의 성격과 연구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의류학(衣類學)

인간의 사회생태학적 측면에서 의복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의복은 자연환경에 대한 인체의 대응책, 사회환경에 대한 인간적인 적응력과 보다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미적 표현력의 발로(發露)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연환경에 대한 인체의 보호기능을 위해서는 자연과학적 방법론에 의한 연구가 필요하며, 사회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위해서는 사회심리학적 측면, 미적 표현을 위해서는 예술적 탐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까지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연구내용을 보면, 개발 가능한 새로운 섬유에 대한 자연과학적 접근방법을 도입한 것을 비롯하여 의복과 인성(人性), 유행성과 개성, 자아개념과 의복행동, 가치관과 의복행동 등의 연구가 전개되었고, 의복과 문화적 측면도 여러 모로 다루어지고 있다.

의류학을 전공한 졸업생들은 주로 의류제조업계나 의류유통업계 그리고 학계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패션 또는 직물 디자이너, 패턴메이커, 코디네이터, 의류기사, 바이어, 머천다이저, 디스플레이어, 컨버터, 패션학원, 사회교육, 중등교사, 대학 및 전문대학, 신문이나 잡지기자와 같은 직종에 취업하며, 자영사업을 시도하기도 한다.

(2) 식품영양학(食品營養學)

인간의 건강을 증진하게 하는 목적으로 종합적인 학문체계를 세우도록 하고 있다. 즉 이 학문은 인간을 한 개체의 생물체로서 생물학적 측면으로 접근하는 경우와 또한 사색하는 동물로서 정신적·심리학적 측면으로 고찰하는 경우, 사회경제적 측면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있다.

이 학문의 연구경향은 각 수준의 국민 식생활 실태조사를 통해 영양상태와 식행동(食行動)을 파악하고, 국민영양 권장량 설정의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인체·동물실험을 통해 영양소의 기능을 파악하여 정확한 식생활 지침을 제시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식품영양연구의 생태학적인 접근, 식생활의 문화인류학적 접근, 사회영양학적 연구가 심도있게 진행되고 있다.

생활과학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경우 사업체, 병원 및 의료기관, 교육기관의 영양사직이 가장 많고, 임상영양사, 식품위생사, 제조기사, 후드 스타일리스트(food stylist), 중·고등교사, 식품영양에 관련된 식품회사의 연구원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3) 주거학(住居學)

가정환경을 중심으로 자연과 문화환경에서 인간과 생활공간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분야이다. 따라서 주거학은 인간 자체의 물리적 조건인 인체공학적 측면과 정신적 측면에서의 가치와 목적, 가족의 자원문제 등의 미시적(微視的) 환경, 문화와 전통, 자연조건에 관한 거시적 환경 등을 연구한다.

최근에 주거환경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노인주거, 신체장애자, 저소득층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또한 한국의 전통 민가와 생활양식 및 가치관의 변화를 연구하면서 미래 가정의 생활공간 개념의 재정립을 위한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주거학을 전공한 졸업생들은 설계사무소, 주택사업부, 조경회사의 건축·조경 분야에 취업하기도 하며, 인테리어 디자이너, 연구소, 교육분야, 공동주택관리, 주택설비개발, 주택정책 및 소비상담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

(4) 가족 및 아동학 분야

개인·가정·사회 발달의 유기적인 상호관계에 관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가정 내에서의 인간관리·인간관계에도 새로운 가치관이 형성되므로, 미래에 닥쳐오는 가정문제를 예측하고 해결하고자 하는데 이 학문의 목적이 있다.

이 학문의 연구 측면으로는 가족발달과 가정 및 사회, 인간발달과 성격, 교육학적인 면이 있다. 연구과제로는 아동의 인성발달과 환경, 청소년의 비행문제, 고부간의 갈등, 노인문제, 여성의 가치관의 변화 등이 있다. 가족 및 아동학 전공자들은 유아교육기관, 사회복지관련, 상담관련, 아동용학습지 관련, 중등교사, 연구직에서 활동하게 된다.

(5) 가정경영(家政經營) 및 소비자학

가정 및 가족 개개인의 생활 향상과 발전을 위하여 가정의 인적·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주로 진행되고 있는 연구과제는 소비자경제·소비자행동·가계재무관리·가사노동·가정자원관리 등이다.

이들 전공자들은 소비자상담사로서 기업체 및 소비자 관련 단체에서 활동할 수 있으며, 가계재무설계사로서 개인 및 가계의 재무관리 설계와 상담분야에 취업하고 있다. 또한 공공가정관리사로서 사회복지 시설이나 후생복지 시설에서 활동하게 된다.

이와 같은 생활과학의 연구를 활발히 진행시키고, 또 학자들 간에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1947년에 대한가정학회를 서두로 하여, 1967년에 한국영양학회, 1968년에 한국식품과학회, 1976년에 한국의류학회, 1977년에 한국가정관리학회, 1979년에 한국아동학회 등 생활과학 관련 여러 학회가 창설되었다.

또한 각 생활과학 대학 내에서는 생활과학연구소를 설립하여 기초연구, 응용과학적 연구 및 각 산업체에서 의뢰하는 각종 용역연구 등이 진행되고 있다.

전 망

생활과학은 학제적 접근방법을 도입하여 연구하면서 규범과학적이고 실용학문으로서의 미래지향적인 사명을 달성하도록 하여야 한다. 산업화로 인해 급속도로 변화하고 발달하는 우리 사회는 생활을 표준화·규격화·중앙중심화·전문화 등으로 세분화시켰다.

그러나 이들 산업화 사회의 특성이 사라지면서 정보화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교화 및 적용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생활과학도 새로운 형태의 문화구조 속에서 대두되고 있는 변화하는 가족형태, 생활양식의 방향제시를 할 수 있는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

이를 위해 생활과학을 전공하는 전문인들은 사회변화에 따라 가정의 정보화 사업을 추구하며, 지식기반사회에서 생활의 질 향상이라는 생할과학의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새로운 학문적 발전의 변혁을 시도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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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의 사회적 기여」(우영희, 『대한가정학회지』 Vol.19,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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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생태학과 가정학」(문수재, 『대한가정학회지』 Vol.18, 1980)
「한국 가정학의 미래발전을 위한 검토」(문수재·이기열, 『대한가정학회지』Vol.22, 1984)
『한국가정학사』(최이순·이기열·심지선, 연세대학교 출판부,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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