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가’라는 명칭은 고유명사이면서 동시에 보통명사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비록 ‘역대가’라고 이름을 붙이지 않았으나 역대 사적을 노래한 것도 넓은 의미에서는 ‘역대가’라 할 수 있다.
「역대가」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① 오세문(吳世文)의 「역대가」: 고려 명종∼고종 연간의 문인 오세문이 지은 시가로 『삼국유사』에 그 기록이 보인다. 현재 작품은 전해지지 않으나 내용은 중국 상고시대의 왕 반고(盤古)에서부터 역대 변천을 서사체로 노래한 한시작품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② 진복창(陳復昌)의 「역대가」: 조선 전기의 진복창이 지었다는 가사로 『순오지(旬五志)』에 수록되어 있다. 역대 제왕의 치란과 성현군자들의 사적을 교훈적으로 노래한 것이다. 심수경(沈守慶)의 『견한잡록(遣閑雜錄)』에는 진복창이 「만고가(萬古歌)」를 지었다고 하면서 「역대가」와 같은 내용을 소개하였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 가사의 이름이 ‘만고가’라고도 불렸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현전하는 「역대가」들 중 어느 하나인지 혹은 전하지 않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③ 「초당문답가(草堂問答歌)」 중 「역대가」: 작자·연대 미상의 가사로 중국 태고 때부터 청나라까지를 노래하고, 뒤에 우리 나라의 역대를 간략하게 노래하였다. 성주(聖主)를 도와 중원을 회복하자는 내용으로 끝난 것으로 보아, 북벌을 주장하던 조선조 효종 이후에 지은 것으로 추측된다.
④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의 「역대가」: 작자·연대 미상의 가사체이며, 단권의 사본으로 되어 있다.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에도 같은 사본이 소장되어 있다. 중국 상고시대에서 명나라 멸망까지를 노래하였는데, 원나라와 우리 나라의 역대 사적에 관해서는 전혀 노래되지 않았다. 다른 「역대가」들과 달리 길이가 총 6,000여 자로 대단히 길다.
이 밖에도 『악부(樂府)』에 2종, 『고금기가(古今奇歌)』에 1종의 「역대가」가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역대가’라 이름 붙이지는 않았으나 내용상 ‘역대가’라 할 수 있는 것으로 이규보의 『동명왕편』, 이승휴의 『제왕운기(帝王韻紀)』, 신득청(申得淸)의 「역대전리가(歷代轉理歌)」, 윤회(尹淮) 등의 「역대세년가(歷代世年歌)」, 권도(權蹈)의 「동국세년가」, 오찬기(吳贊基)의 「만고역대시」 및 「동국역대시」 등이 있다. 또한 「용비어천가」·「한양가」 등도 모두 넓은 의미의 역대가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