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봉집(月峯集)』은 3권 1책으로 된 목판본이다. 1703년(숙종 29) 2월 담양 추월산 용추사(龍湫寺)에서 개판(開版)하였다. 책의 끝에 대덕질(大德秩)로서 대선사 혜인(惠仁), 일옥(一玉), 현옥(玄玉), 추붕(秋鵬) 등이 기록되어 있으며, 시주 및 제자에 탄학(坦學) 등 20인, 산중의 노덕(老德)으로 선우(善祐), 종민(宗敏) 등이 기록되었다.
『월봉집』 본문의 권1에는 문(文) 10편, 권2에는 오언송 7편, 오언율 8편, 오언시 11편, 칠언시 15편, 권3에는 부(賦) 13편이 수록되어 있다. 권1 10편의 문장은 법어 7편, 서(序) 1편, 논(論) 2편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음과 선교(禪敎)에 대한 책헌 자신의 사상을 피력하였다. 권2 총 41편 54수의 시에서는 참선 · 교학 · 염불 수행으로 마음의 주인을 찾을 것을 권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권3 13편의 부에서도 마음의 주인을 강조하고 자신이 살아온 수행 역정을 시로써 읊고 있다.
문 가운데 「시경론대덕어(示經論大德語)」에는 책헌 자신의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선을 닦는 사람도 교학을 통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선 수행 또는 교학을 수련하는 과정을 어떤 강주(講主)와 문답하는 형식을 취하여 설명하였다. 이 문은 우리나라 선종의 일관된 흐름을 계승하여 논술한 매우 중요한 글이다.
또 「심공자경설(心公自警說)」에는 “기특하도다. 마음이여, 너에게 본래부터 있는 마음이 있으니 그 마음을 잊지 말라. 마음에 다른 마음이 없고 생각에 다른 생각이 없으며, 자성(自性)의 진심(眞心)을 지켜 망심(妄心)을 내지 말고 마음을 활짝 열어서 무심하게 쓰라.”라고 마음의 바탕과 그 작용, 그리고 철저한 무념무심(無念無心)의 공부를 제시하였다.
「대각정혜설(大覺定慧說)」에서는 “우주 만물이 모두 큰 깨달음에 근원을 두고 있으므로, 위로는 모든 부처에서부터 아래로는 개미와 같은 벌레에 이르기까지 영각(靈覺)의 진성(眞性)이 있다.”라며, 선과 교의 심성설(心性說)과 정혜쌍수(定慧雙修)의 공부에 대하여 자세히 서술하였다. 그리고 「무위진인서(無位眞人序)」에서는 무위진인이 이름도 없고 형상도 없지만 우리의 동작 가운데 항상 있으며, 모든 인연 가운데 두루 있음을 밝혔다.
월봉 책헌(月峯策憲)은 참선을 우위에 두는 수행 풍토를 비판하고, 선 · 교 · 정토의 균형 있는 수행을 강조하였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당시 강학 풍토와 확산되던 염불 신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18세기 불교계의 보편적 수행 방법인 삼문수학(三門修學)의 경향이 보인다는 점에서 불교사적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