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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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 속사미인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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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시가
개념
귀양지를 소재로 하거나 귀양지에서 지은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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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귀양지를 소재로 하거나 귀양지에서 지은 가사.
내용

유배는 곧 귀양살이를 뜻하는 것으로 형벌의 일종인데 고려시대나 당파싸움이 치열하였던 조선시대에 있어서 관료생활을 하는 정치인에게는 으레 따르기 마련이었다. 따라서, 귀양살이를 소재로 한 작품 또는 귀양지에서 지은 작품이 많이 나오게 되었는데, 유배가사는 이러한 가사작품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 시가문학사상 최초의 유배시가는 고려 의종 때 정서(鄭敍)의 <정과정곡>을 들 수 있으나, 조선시대 가사문학에 있어서는 조위(曺偉)가 무오사화 때 전라도 순천에 유배되어 그곳에서 지은 <만분가>가 그 효시라고 알려져 있다.

<만분가>의 내용은 서사·본사·결사로 구성되어 있는데, 서사에서는 귀양지에서 가슴에 쌓인 말을 실컷 호소하고 싶어서 이 작품을 짓게 되었다는 저작 동기를 말하고 있다. 본사에서는 사화로 말미암아 지난날의 영화가 바뀌어 현재 억울하고 처참한 귀양살이를 하게 되었으나 이 역시 천명이니 오직 옥황상제의 처분만 바란다고 호소하면서 자기를 초나라 굴원(屈原)에 견주어 노래하였다. 결사에서는 원한에 싸인 자기의 심정을 안타까워하면서 만일 누구든지 제 뜻을 알아주는 이만 있다면 평생을 함께 사귀겠다는 여운을 남기고 끝을 맺었다.

귀양살이는 대체로 정치적인 이유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유배가사는 흔히 자기의 무죄함을 고백하는 동시에 정적(政敵)에 대한 복수심을 토로하고, 그러면서도 오로지 임금에게만은 일편단심을 표출하는 이른바 충신연주적 성격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 좋은 예가 제주도에서 귀양살이를 할 때 지은 김춘택(金春澤)의 <별사미인곡>과 추자도 귀양살이에서 지은 이진유(李眞儒)의 <속사미인곡> 등인데, 이는 모두 임금을 ‘임’ 또는 ‘미인’에 비유하여 노래한 것으로 위로는 조위의 <만분가>를 비롯하여, 비록 귀양살이는 아니나 당쟁으로 인해 낙향한 처지에서 지은 정철(鄭澈)의 <사미인곡>과 <속미인곡> 등을 모방하였거나 그 계통을 이어받은 이른바 사미인(思美人) 따위류의 작품들이다.

유배가사는 또한 당쟁에 휘말려 죄없이 유배되는 억울한 심정을 토로함이 주된 목적이기는 하지만, 유배지로 오가는 동안의 견문이나 유배지에서의 생활양상 등 이른바 기행가사적 성격을 지니는 경우도 많다. 이진유의 <속사미인곡>에서도 그러한 흔적을 볼 수 있거니와, 특히 송주석(宋疇錫)의 <북관곡>, 이방익(李邦翊)의 <홍리가>, 안조환(安肇煥)의 <만언사>, 김진형(金鎭衡)의 <북천가> 등은 모두가 유배가사인 동시에 기행가사이기도 하다.

이들 기행록적인 유배가사는 각 편이 모두 특색 있는 작품들로, <북관곡>은 유일하게 유배자 자신의 노래가 아니라 1675년(숙종 1) 송시열(宋時烈)이 함경도 덕원으로 귀양갈 때 동행한 그의 손자(송주석)가 할아버지를 대신하여 그 억울함을 노래한 것이고, <홍리가>는 정치범인 고향사람 이택징(李澤徵)을 돌보아준 죄로 구자섬[龜玆島]에서 귀양살이를 하게 된 무관의 작품이다.

<만언사>는 추자도까지의 내왕과 그곳에서의 귀양살이를 노래한 것인데, 유배자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는 양반출신의 정치범이 아니라 경제사범인 중인계급의 작품이기 때문에 흔히 볼 수 있는 양반적 허식과 과장이 전혀 없고, 위선과 위엄을 벗어버린 인간 그대로의 체험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서민적이고 사실적인 작품이다.

이에 비하여 <북천가>는 전형적인 정치적 유배자의 작품으로, 서울에서 유배지인 함경도 명천까지 오가는 동안 곳곳마다 후한 대접을 받으며 관기(官妓)와의 애정생활까지 곁들인 유배생활답지 않은 호화로운 생활감정이 표현되어 있다. 유배가사는 결국 당쟁사화가 치열하였던 조선 봉건 전제사회의 시대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유배생활은 시조나 가사를 막론하고 그들에게 문학작품을 창작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참고문헌

『국문학통론』(장덕순, 신구문화사, 1960)
『한국기행문학연구』(최강현, 일지사, 1982)
「유배문학소고-가사작품을 중심으로-」(정익섭, 『무애양주동박사화탄기념논문집(无涯梁柱東博士華誕紀念論文集)』, 探求堂, 1963)
「조위(曺偉)의 만분가(萬憤歌)」(이상보, 『한국가사문학의 연구』, 형설출판사,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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