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활자본. 1929년 박문서관 간행본이 있고, 1962년 세창서관 간행본이 있다. 필사본·목판본의 존재여부는 현재 미상이다.
고구려 영양왕 때 평안남도 강서군 석다산에 태어난 을지문덕은 큰 재주를 품었으나 조실부모하고 혈혈단신으로 지낸다.
어느 날 한 노인을 만나 그에게 수학하고 영웅의 면모를 갖추게 되자 세상에 나온다. 수나라 양견(楊堅)이 대륙을 통일하고 고구려가 강성함을 두려워하여 침공하여왔다가 대패하고 양견은 죽는다.
그의 아들 양광(楊廣)이 다시 군사를 보내어 침공하여왔으나 을지문덕이 우중문(于仲文)에게 시를 보내어 우롱하고, 수나라 군사를 유인하여 청천강에서 대패시킨다. 이어 수나라가 멸망하고 을지문덕은 그 공으로 만민과 함께 태평성대를 누리게 된다.
조선 인조 때 충무사(忠武祠)를 세워 해마다 제사하게 하였다.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고전소설의 형식을 빌려 서술한 것이다. 을지문덕 개인의 일대기라기보다 수나라와의 싸움에 관련된 사실의 기록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구려의 우수성을 역설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민족사에 대한 자부심을 일으키기 위하여 창작된 개화기의 역사적 인물에 관한 전(傳)들과 맥을 같이 하는 작품으로 추정된다. 고전소설의 형식을 빌린 것은 광범위한 독자들에게 애독되기를 의도한 까닭으로 추정된다.
같은 소재를 논설적인 형식으로 다룬 신채호(申采浩)의 「을지문덕」은 수준높은 독자를 의도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과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