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지철로왕(智哲老王, 智證王)과 경덕왕(景德王)의 음경에 관한 설화가 대표적이다. 『삼국유사』 권1 기이편 제2 지철로왕조와 『삼국유사』 권2 기이편 제2 경덕왕충담사(忠談師) 표훈대덕(表訓大德)조에 수록되어 있다.
신라 제22대 지철로왕은 생식기의 길이가 1척 5촌이나 되어 좋은 배필을 구할 수 없었으므로 사람을 보내 배필을 구하였다. 사명을 맡은 자가 모량부 동로수(冬老樹)나무 아래에 와서 보니 개 두 마리가 북만한 큰 똥덩이 한 개를 양쪽에서 물고 있었다.
동네 사람에게 물어보니 이 마을에 사는 재상의 딸이 빨래하다가 몰래 배설하여 놓은 것이라 하였다. 재상의 집을 찾아가 알아보니 그 여자의 키가 7척 5촌이나 되었다. 왕에게 이 사실을 고하니 왕이 수레를 보내 왕후로 봉하였다.
신라 제35대 경덕왕도 생식기의 길이가 8촌으로 아들이 없자 왕비를 폐하고, 의층 각간의 딸 만월부인을 왕후로 봉하였다. 거근에 관한 이야기는 그 거근의 소유자 역시 거인이며, 이 거인이 땅을 창조하였다는 무속신화나 그것의 변용으로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
현재 전승되는 자료를 근거로 하여 보면, 지철로왕과 경덕왕은 거신의 면모를 지니고 있었던 임금으로 생각된다. 지철로왕은 우경(牛耕)을 시작하여 농업 생산력을 증대시켰고, 국호를 신라로 정하였다.
그리고 경덕왕은 통치기간 중에 5악3산의 신령들로부터 때때로 보필을 받았을 뿐 아니라, 표훈대사를 통하여 하늘과 통하였던 비범한 왕이었다. 따라서, 지철로왕과 경덕왕은 특이한 행적을 보였기에 거근삽화가 결부되었다고 볼 수 있다. 거신의 면모를 드러내는 거근이 점차 변모하여 민담화하면서 성기만이 강조되는 소화로 희화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