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은 근대 불교학을 본격적으로 수용한 불교학자이며 재가 운동을 주도한 실천적 불교인이다. 그는 벨기에 루뱅대학에서 유학하며 당시 근대 불교학을 대표하는 라모트에게 수학하였고, 한국에 돌아와 동국대 인도 철학과에서 교수로 활동하면서 고전 문헌학에 기반을 둔 불교학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후학을 양성하였다. 다만 한국 학계에서 그는 원효사상을 비롯하여 한국 불교 연구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와 함께 불교의 현대화, 대중화에 노력하여 한국불교연구원을 설립하고, 구도회를 전국 각지에 설립하여 신행 단체를 지도하였다.
이기영은 루뱅대학에 유학하여 유럽의 고전 문헌학에 입각한 근대 불교학을 수학하였으며, 국내 학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다만, 한국 학계에서 그가 관심을 갖고 주력한 주제는 한국 불교에 대한 연구였다. 특히 원효 사상에 관심을 기울여 만년(萬年)까지 원효 관련 연구 성과를 가장 많이 제시하였다. 원효 연구는 1910년대에 일본의 통불교 담론에서 영향을 받았고, 최남선을 비롯한 일제 시기 유학승 출신의 불교학자들이 관심을 기울였던 분위기가 이어졌던 것이라 하겠다. 그 외에 대승불전과 선문헌에 대한 번역, 강의록 등이 적지 않다. 한편 한국불교연구원을 설립한 후에 ‘한국의 사찰’ 시리즈(18권)를 기획하여 집필에 참여하였고 다수의 저작을 펴냈다. 1967년 『원효사상』으로 서울특별시 문화상을, 1984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하였다. 이기영이 원효 연구에 집중한 것은 1960년대에 내셔널리즘의 유행과 관련한 한국학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