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을유문화사에서 간행되었다. 뒤에 ≪한국문화사 연구논고≫로 책이름을 바꾸었다. ① 유불양교교대(儒佛兩敎交代)의 기연(機緣)에 대한 일연구(日文), ② 서얼차대(庶孽差待)의 연원에 대한 일문제(震檀學報 1, 1934), ③ 재가금지습속(再嫁禁止習俗)의 유래에 대한 연구(日文, 東洋思想硏究 1, 1937), ④ 정도전론(鄭道傳論, 震檀學報 2·3, 1938) 등 4편의 논문을 번역 또는 교정하여 엮은 책이다.
역사 철학의 확립과 역사학의 과학화를 주장해온 저자의 학문적 자세를 선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평가되는 이 4편의 논문은 모두가 1930년대에 쓰여진 것이며, 같은 시기, 즉 고려 말 조선 초를 다룬 것이며, 사상사·법제사·사회사를 다룬 넓은 의미의 문화사 논문이라는 몇 가지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논문 ①은 조선 초기 정치적·사회적 격변기에 일부 세력에 의해서 추진된 유교 신봉과 불교 배척의 경위를 해명함으로써 사상 교체의 기연과 사회적·역사적 의의를 천착하였다.
논문 ②는 조선 초의 서얼금고법(庶孽禁錮法)을 중심으로 한 서얼차대의 근원을 왕실 내부의 가족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였다.
논문 ③은 재가부녀(再嫁婦女)의 자손 또는 서얼의 과거응시 금지 등 서얼차대 등과 관련된 재가금지법의 입법 유래와 특징의 일부를 파악함으로써 조선 초기 사회제도의 주요 일면을 밝히고 있다.
논문 ④는 왕조 교체기 중심인물의 하나인 정도전의 사상과 생애를 그의 말년 또는 이른바 무인난(戊寅亂)에 초점을 맞추어 조명, 기술한 것이다.
이 책은 ≪이조건국의 연구≫(을유문화사, 1949)와 함께 저자의 국사 연구에서 대표적인 업적의 하나로 꼽힐 뿐만 아니라, 사회학적 시각을 살린 우리 나라 사회사 연구의 선구적 업적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