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하위단위인 형태소(形態素)들이 결합하여 단어를 구성하는 방식이 곧 조어법(word―formation)이다. 조어법을 다루는 분야를 조어론이라 하는데 굴절론(屈折論)과 함께 형태론의 한 하위류를 이룬다. 형태론은 다시 통사론(統辭論)과 함께 문법론을 이루므로 조어론은 결국 문법론의 한 부류에 속한다.
굴절론이 단어의 굴절접사(屈折接辭)와 어미 부분을 다루는 데 반해서 조어론은 단어의 어간 부분을 다룬다. 단어에서 어미 부분을 제거한 부분의 구성방식을 다루는 것이다.
만일 어미를 취하지 않는 단어라면 그 단어는 그대로 조어론의 관찰대상이 된다. 그만큼 조어론이 단어의 어간의 구성방식을 다룬다고 할 때의 어간은 넓은 의미의 어간이다.
단어를 조어법에 따라 분류하면 먼저 단일어(單一語)와 합성어(合成語)로 나뉘며, 합성어는 다시 복합어(複合語)와 파생어(派生語)로 나뉜다. 또한 학교문법에 따르면 단일어와 복합어로 나누고, 복합어를 합성어와 파생어로 나누기도 한다.
단일어는 그 어간이 형태소 하나로 구성되어 있는 단어를 말한다. ‘손, 책, 이마, 저고리, 어느, 첫, 뛰다, 읽다, 만지다, 가르치다, 작다, 예쁘다’ 등이 그 예들이다.
합성어는 그 어간이 형태소 둘, 또는 그 이상으로 이루어진 단어를 말한다. 이 중 복합어는 그 구성요소인 형태소들 모두가 어기(語基)인 단어로서 ‘눈―물, 손―목, 부―모, 할미―꽃, 잘―못, 날―뛰(―다), 검―붉(―다)’ 등이 그 예들이다.
파생어는 그 구성요소의 한 쪽이 파생접사인 단어를 가리키는데, 그 파생접사가 접두사인가 접미사인가에 따라 파생어는 다시 갈린다.
접두사에 의한 파생어의 예로는 ‘맨―손, 풋―사랑, 시―부모, 빗―나가다, 헛―돌다’ 등이 있고, 접미사에 의한 파생어의 예로는 ‘넓―이, 조용―히, 덮―개, 정―답(―다), 사랑―스럽(―다)’ 등이 있다.
조어법은 언어마다 얼마간씩 다르고, 또 같은 언어라 하더라도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어떠한 언어는 의미상으로 연관이 있는 단어라면 형태적으로 관련이 있는 단어를 결합하여 복합어를 만들어 쓰기를 좋아하는 데 반하여 어떠한 언어는 전혀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쓴다.
국어는 ‘손―톱, 손―가락, 손―목, 손―바닥’처럼 ‘손’과 관련되는 단어는 ‘손’을 넣어 복합어를 만들어 쓰는 경향이 큰 편이다. 이에 비하여 영어는 ‘nail, finger, wrist, palm’처럼 hand와 전혀 동떨어진 새 단어를 만들어 쓰고 있다.
국어는 특히 한자에 의하여 새 단어를 많이 만들어 쓰고 있어 복합어와 파생어를 활발하게 만들어 쓰는 언어에 속한다.
‘학―생, 학―교, 학―비, 학―기, 학―년, 학―우, 학―계, 학―위, 학―부형, 학―부모’를 비롯하여 ‘입―학, 면―학, 퇴―학, 정―학, 만―학, 방―학’ 등 ‘學’ 하나에 의하여 만들어진 복합어도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국어는 그만큼 조어력(造語力)이 강한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조어방식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단어가 많으면 그 조어방식은 생산적이라 말한다. 국어의 복합명사 중에는 ‘명사+명사’로 이루어진 것이 많다.
앞에서 예로 든 ‘눈―물, 손―목, 손―톱, 손―바닥, 할미―꽃’ 등이 모두 이 방식으로 이루어진 복합어들이다. 따라서, ‘명사+명사→복합명사’라는 조어방식은 생산적이다.
이에 비하여 ‘나의 잘못을’의 ‘잘―못’은 ‘부사+부사’로 이루어진 복합명사인데, 이 방식에 의하여 만들어진 복합명사는 거의 이 단어뿐이어서 ‘부사+부사→복합명사’와 같은 조어방식은 비생산적이라고 말한다.
‘넓―이, 깊―이, 길―이, 높―이, 먹―이, 놀―이’ 등의 ‘―이’나 ‘사랑―스럽다, 자랑―스럽다, 복―스럽다, 탐―스럽다’ 등의 ‘―스럽―’은 꽤 생산적인 편이다.
이에 비하여 ‘믿―브다’의 ‘―브―’는, 중세국어에서는 ‘앓―브다(→아프다), 곯―브다(→고프다), 슳―브다(→슬프다)’에서 보듯 꽤 생산적이었으나 현대국어에서는 비생산적이다.
조어방식이 시대에 따라 변하는 한 실례이거니와 단어에 따라서는 그 조어방식이 워낙 비생산적이고 그 관련의미도 불분명하여 단일어인지 합성어인지를 분별해내기 대단히 어려운 것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