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악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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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 탑신 주악천인상
남원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 탑신 주악천인상
조각
개념
불교에서 공양과 장엄을 위하여 천인이나 천의 악을 지어 이를 부르고 연주하는 여러 기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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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불교에서 공양과 장엄을 위하여 천인이나 천의 악을 지어 이를 부르고 연주하는 여러 기악상.
내용

주악천인상(奏樂天人像) 또는 주악비천상(奏樂飛天像) 등으로도 부르고 있다. 천인이나 천은 고운 소리를 지닌 가릉빈가(Kalavinka)를 비롯한 8부신중(八部神衆)의 하나인 향신(香神) 건달바(Gandhava) 등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신심적열(身心適悅)의 감각을 음악(sukha)이라 하고 있다. 곧, 우리 모두가 악근(樂根)에 의한 순락수업(順樂受業)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具舍論 第15). 중국에서 406년에 번역된 ≪법화경≫ 방편품(方便品)에, 사람이 고(鼓)·각(角)·소(簫)·저[笛]·금(琴)·공후(箜篌)·비파(琵琶)·요(鐃)·동발(銅鈸) 등으로 내는 즐거운 소리는 바로 묘음(妙音)과 같다. 그래서 이를 가지고 기쁜 마음으로 즐거이 노래하며 부처님을 기리고(佛德頌) 공양하면 나아가서 불도를 이룬다는 말이 있다.

2세기의 것으로 인도 아마라바티(Amara-vati)에서 출토된 탑의 난간[欄楯]에 비파를 치고 젓대[橫笛]를 부는 천인상이 새겨져 있다. 5세기에서 9세기에 이르는 둔황 석굴(敦煌石窟)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의 여러 벽화에서도 장구[腰鼓]·공후·비파·생황·금·저·소·나각(螺角)·제금 등이 보인다.

5세기의 윈강 석굴(雲岡石窟)에서 뿐만 아니라 독립된 중국 불상에 있어서도 광배(光背 :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 등에 이러한 주악상들이 많이 새겨지고 있다.

이러한 주악상은 우리 나라와 일본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인도의 불교와 더불어서 비파(琵琶)·생황(笙簧)·공후(箜篌)·제금 등의 악기들이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크게 발달하여 중국을 거쳐서 함께 전해져 온 것임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불교적인 것에서뿐만 아니라 실지 음악에도 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즉, 나라마다 악기 그 자체에 따른 새로운 변용과 음률의 발달 등, 음악사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이러한 주악상은 먼저 안악3호분(安岳三號墳)을 비롯하여 장천1호분(長川一號墳), 삼실총(三室塚)과 무용총(舞踊塚) 등 고분의 천장과 벽화에서 앞서 든 것을 비롯한 10종이 넘는 악기들을 연주하는 많은 천인(天人)과 사람이 보인다. 이 속에는 중국 진(晉)나라 현악기인 완함(阮咸)도 함께 나타나 있다.

5·6세기의 많은 신라 토우(土偶)들도 금(琴)을 비롯하여 비파나 완함 같아 보이는 악기들을 타고 있다. 이중에 금은 그 생김새로 보아 우륵(于勒)이 만든 가야금이 아닌가 생각된다. 보다 불교적인 주악상으로는 먼저 감은사탑형청동사리기(感恩寺塔形靑銅舍利器, 682년) 위의 네 모서리에 앉아 비파·젓대·장구·제금을 연주하고 있는 주악상 넷을 빼놓을 수가 없다.

비암사의 계유명전씨아미타불삼존비상(癸酉銘全氏阿彌陀佛三尊碑像, 673년)의 양 측면에도 둥둥 떠 있는 여덟 천인들이 비파·생황·긴피리[長簫]·장구·금·젓대·배소(排簫) 등을 연주하고 있다. 이중에 배소라는 것은 바로 팬파이프(panpipe)의 시원이 되는 관악기이다. 시대가 내려간 9세기의 비로자나불상(毘盧舍那佛像, 원주역사박물관) 받침[臺座]의 8각중대(中臺)에도 돌아가며 이러한 악기들을 지닌 주악상이 새겨져 있다.

통일신라 범종들에도 주악상이 많다. 특히 매우 아름답고 마치 살아 있는 듯하여 주악상의 백미가 되고 있다. 종의 몸통[鐘身]에는 날개옷 자락을 휘날리며 나란히 공후와 생황을 연주하는 두 비천상이 있다. 그리고 상대(上帶)와 하대 및 유곽(乳廓) 등의 띠무늬 테 속에도 장구·금·긴 피리 등을 지닌 천인상이 새겨져 있는 상원사종(上院寺鐘, 725년)이 그 대표이다.

또한 불탑에도 나타난다. 8세기의 화엄사사사자3층탑(華嚴寺四獅子三層塔)의 아래 기단에 돌아가면서 공후·생황·비파·장구·배소·나각·젓대·피리(長簫) 등을 지닌 날개옷의 천인상이 3구씩 있다. 또 9세기의 백장암3층탑(百丈庵三層塔) 2층탑신에도 돌아가며 2구씩 앞의 탑과 거의 같은 악기들을 가진 천인상이 앉아 있다. 더욱이 9세기부터는 탑의 아래 기단에 나타나는 8부신중에서 건달바는 반드시 공후를 타고 있다. 선림원(禪林院)·보원사(普願寺)·진전사(陳田寺) 등의 3층탑들이 좋은 보기이다.

다음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승탑(僧塔, 浮屠)에 나타나는 주악상이다. 불탑처럼 9세기 이후에 많이 보인다. 특히 높아진 8각의 탑신받침에 돌아가면서 새겨지고 새 날개[鳥翼]가 달린 가릉빈가형의 주악천인상을 하고 있다. 곧, 쌍봉사철감선사탑(雙峰寺澈鑒禪師塔, 868년)에 새겨진 비파·장구·젓대·제금·피리·긴피리·퉁소 등의 주악상들이 봉암사지증대사적조탑(鳳巖寺智證大師寂照塔, 883년)과 연곡사(鷰谷寺)동부도·북부도 등에서도 같은 형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려에 들어와서도 굴산사승탑(掘山寺僧塔)의 중대(中臺)에 주악상이 새겨지며, 거창 둔마리고분벽화에서도 장구와 젓대를 연주하는 천인이 나란히 서 있다. 이밖에도 청자상감인물문매병(靑磁象嵌人物文梅甁,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소장)에는 남녀가 마주서서 퉁소와 비파를, 또 청자상감송하탄금문매병(靑磁象嵌松下彈琴文梅甁,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에서는 학과 더불어 금(琴)을 타고 앉은 남자 등의 주악상들을 볼 수가 있다.

삼국시대부터 보이는 우리 나라 주악상은 날개가 달리거나, 날개옷 자락을 날리거나, 아니면 그냥 보살 모습을 한 천인들이 사리기·불상·범종·불탑·승탑 등의 불교 유물에 그 장엄과 공양 및 찬탄의 상징으로 많이 나타난다.

이들이 지니고 있는 악기의 종류도 중앙아시아나 중국과 다름없이 생황·후·금·장구·제금·배소 및 소저류[簫笛類]들을 모두 갖추고 있어 그 이입을 알 수가 있다. 또한 이러한 주악상들은 불교와 더불어 고려와 조선까지 계속 그 형식이 이어져서 조선시대에는 사천왕상이나 후기의 불화에까지도 늘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

참고문헌

『한국고대음악사연구』(송방송, 일지사, 1985)
『한국음악통사』(송방송, 일조각, 1984)
『東洋文樣史』(渡邊素舟, 韓富山房,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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