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1책. 목판본. 이전에 태조가 정도전(鄭道傳) 등을 시켜서 ≪치진절목 置陣節目≫이라는 진서를 만들었으나 전하지 않았고, 세종이 하륜(河崙)·변계량(卞季良) 등에게 명하여 군대 교련과 실전의 상법으로 진설을 편찬하게 하였으나, 병동하는 전술에 따르지 못하는 미비점이 있었다.
특히, 국초에 상비군의 조직인 12사(司)와 전쟁 때의 조직인 5위(衛)가 조직상의 결함으로 잘 연계, 활용되지 못하자, 이를 감안하여 12사를 5사로 개편하고 이 5사의 훈련에 맞게 편성한 것이 이 책이다.
1451년(문종 1)에 초간본이 간행되고 세조가 즉위한 뒤 한계희(韓繼禧)·김교(金嶠)·최항(崔恒) 등에게 명하여 주해에 음역을 달아 알기 쉽게 해석하고, 진도의 그림을 넣어 ≪소자진서 小字陣書≫를 간행하고 5년 후에 ≪대자진서≫를 간행하였다.
권두에 수양대군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한계희와 홍귀달(洪貴達)의 발문이 있다. 이 책은 머리에 형명도(形名圖)로 교룡기(交龍旗)·초요기(招搖旗)·위장기(衛將旗)·부장기(部將旗)·대각(大角)·금(金)·고(鼓) 등 32종의 그림과, 진도인 하도(河圖)·낙서(洛書)·곡진도(曲陣圖)·총진도(銃陣圖) 등 7개의 그림과, 오위도인 오위연방진(五衛連方陣)·오위연직진(五衛連直陣) 등 5개의 그림이 있다.
또한, 원문은 분수(分數)·형명(形名)·결진식(結陣式)·일위독진(一衛獨陣)·합진(合陣)·오위연진·용병(用兵)·군령(軍令)·장표(章標)·대열의법(大閱儀法)과 용겁지세(勇怯之勢) 3편, 승패지형(勝敗之形) 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분수’란 특수한 용어로 분은 부곡(部曲)을, 수는 십오(什伍)를 뜻하며 오늘의 편제와 같다. 대장 밑에 5위가 있고 각 위에 5부가 있으며, 각 부마다 4통(統)이 있으나 통솔자는 모두 장(將)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장 밑에 여수(旅帥)·대정(隊正)·오장(伍長)이 있는데 5인이 오가 되고 25인이 대가 되며 125인이 여(旅)가 된다. 결진(結陣)은 오늘날의 진지배치법인데 연진(連陣)과 합진(合陣)으로 나누어진다. 연진은 중위를 중심으로 좌위·우위·전위·후위로 배열되는 진법이며, 합진은 위의 구분을 없애고 모두 중위에 통합하는 진법이다.
이 책에 기록된 진법과 형명은 모두 중국의 병서에서 그대로 옮겨온 것이지만, 오위에 관한 진도나 편제는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진법과 편제로 남의 것을 그대로 원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연구개발하여 새로운 사항에 대처하려는 조상들의 슬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은 1742년(영조 18)≪병장도설 兵將圖說≫이라는 이름으로 수정, 간행되었다. 규장각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