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봉감별곡 ()

고전산문
작품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이칭
이칭
추풍감별곡
작품/문학
창작 연도
20세기 초반
간행 연도
1913년(박문서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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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채봉감별곡」은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딸을 세도가의 첩으로 주고 벼슬을 얻고자 한 아버지 김 진사로 인해, 자신과 혼약한 강필성을 두고 기생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채봉이 평안감사의 도움으로 평양감영의 이방이 된 필성과 혼례를 치르고 지난날의 인연을 성취한다는 내용을 담은 애정소설이다.

정의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서지사항 및 이본

1책. 국문 필사본(筆寫本) · 활자본(活字本).

‘추풍감별곡’이라는 표제도 있는데, 이는 작품 안에 삽입된 시의 제목이기도 하다. 필사본으로는 규장각본이 있고, 활자본으로는 1913년 박문서관본, 1952년 세창서관본이 있다. 남녀주인공이 기구(崎嶇)하게 헤어지고 만나는 과정을 그린 애정소설로 개화기(開化期) 이후에 창작된 신작 구소설이다.

내용

채봉은 평양성 밖 김 진사의 딸로, 봄날 꽃구경에 나섰다가 전 선천부사의 아들 강필성을 만나 서로 호감을 느끼게 된다. 필성은 채봉이 수줍어하며 도망가다가 떨어뜨린 손수건을 주워 연정(戀情)을 담은 시를 써서 시비(侍婢) 추향에게 전한다. 이를 받아 본 채봉이 필성에게 화답시(和答詩)를 보낸다.

채봉의 어머니인 이 부인이 채봉을 질책(叱責)하자 채봉이 사실을 고한다. 필성이 어머니를 통하여 채봉의 집에 매파(媒婆)를 보내자, 채봉의 아버지 김 진사가 서울에 가고 없는 동안에 이 부인이 혼자 필성과 채봉 간의 약혼을 결정한다.

김 진사는 세도가 허 판서(判書)의 문객(門客) 김양주를 통하여 벼슬할 생각을 한다. 김양주는 김 진사에게 과년(過年)한 딸이 있다는 말을 듣고, 딸을 허 판서의 애첩(愛妾)으로 들여보내고 그 대가로 벼슬자리를 받도록 권한다. 김 진사가 주저하던 끝에 승낙하고 허 판서에게도 약속하고 온다.

돌아온 김 진사가 부인에게 딸을 데리고 상경(上京)하자고 하니 부인은 대경실색(大驚失色)하고, 채봉은 눈물만 흘린다. 부인과 채봉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 진사는 전답(田畓)과 기타 가산(家産)을 정리하여 상경한다.

김 진사 일행은 도중에 화적(火賊)을 만나는데, 이때 채봉은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평양으로 되돌아온다. 김 진사는 화적에게 재물을 빼앗기고 허 판서에게 사정을 알리지만 허 판서는 대로(大怒)하여 김 진사를 옥에 가둔다. 부인은 할 수 없이 채봉을 찾으러 다시 평양으로 온다. 채봉은 평양에서 시비 추향의 집에 묵고 있었는데, 기생 어미가 그녀에게 기생 되기를 권하나 거절한다.

채봉의 어머니는 추향의 집에서 딸을 만나 아버지가 하옥(下獄)된 사실을 이야기하고 상경하자고 조른다. 채봉은 아버지를 구하기 위하여 기생으로 몸을 팔기로 작정하고 기생 어미로부터 돈을 받아 어머니에게 준다.

기명(妓名)을 송이라고 한 채봉은 강필성에게 화답(和答)하여 보낸 한시(漢詩)를 내놓고 그것을 풀이하는 사람에게 몸을 허락하겠다고 하지만 아무도 풀지를 못한다. 필성은 기생 송이가 제시하였다는 한시를 듣고 하도 신기하여 찾아갔다가 채봉을 만나고, 그 뒤 밤마다 찾아가서 사랑을 속삭인다.

한편, 평양감사 이보국이 송이의 서화(書畫)가 뛰어나다는 말을 듣고 몸값을 지불하고 데려와, 곁에 두고 서신(書信)과 문서를 처리하는 일을 맡긴다. 필성은 채봉을 잃고는 채봉을 그리워하며 지내다가 감영의 이방이 되기를 자원하여 채봉을 만나고자 한다.

채봉은 별당(別堂)에 거처하면서 필성을 날마다 그리워하고 있다가 어느 달 밝은 밤에 「추풍감별곡」을 지어서 부른다. 이 노래를 들은 감사가 채봉을 불러 천한 이방을 사모(思慕)한다고 질책한다. 이에 채봉은 현재 이방으로 와 있는 필성과의 관계를 고백한다. 감사는 두 사람의 사랑을 가상히 여겨 필성을 불러서 서로 만나게 하고, 감사 자신이 혼례와 관련된 일들을 주관하여 두 사람의 지난날의 인연을 성취해 준다.

의의와 평가

이 소설은 12회 회장체 소설(回章體小說)로 중국 소설집 『금고기관(今古奇觀)』 중의 「왕교란백년장한(王嬌鸞百年長恨)」과 유사한 점이 있어 번안(飜案)이라는 논란이 있다. 서두(書頭)의 남녀 상봉 과정과 화답한 시가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영향을 받은 듯하나, 줄거리와 짜임새는 서로 다르므로 창작소설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관직(官職)을 사고 파는 일이 성행(盛行)하던 조선 말엽(末葉)의 세태(世態)를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딸을 팔아서까지 벼슬하려고 하는 김 진사, 부모의 명을 거역하고 도망하였다가 기생이 되는 채봉, 애인을 만나기 위하여 천한 이방이 되는 필성 등은 기존 질서에 크게 파격적인 행동을 하는 인물들이다.

신분 질서의 와해(瓦解)뿐만 아니라 무분별한 육욕(肉慾)과 출세욕(出世欲)은 개화기의 고전소설들과도 상통하는 점이다. 현실적 · 합리적(合理的)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사건의 전개와 사실에 가까운 표현법 등은 이 작품이 근대소설(近代小說)로 옮겨가는 과정에 있는 작품임을 시사한다.

한편, 이 작품은 장편가사(長篇歌辭)인 「추풍감별곡」을 원천(源泉)으로 하여 1910년대 독서물(讀書物)로 출판되었다. 그러나 완전한 소설로 변화한 것이 아니라, 가사의 전문(全文)이 소설 속에 생략 및 축약 없이 고스란히 활용되어 낭독(朗讀)하기에 적절한 작품이 되었으며 이러한 문화적 코드는 현대소설(現代小說)인 성석제의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에서 고스란히 활용되면서 계승되었다.

참고문헌

단행본

이상익, 「채봉감별곡과 왕교란백년장한」(『연포이하윤선생 화갑기념논문집』, 발간위원회, 1966)
김기봉, 『한국고전소설연구』(교학사, 1981)

논문

김기동, 「채봉감별곡의 비교문학적고찰」(『논문집』 1, 동국대학교, 1964)
심치열, 「고전소설 「채봉감별곡」의 스토리텔링 방식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를 중심으로」(『우리文學硏究』 41, 우리문학회, 2014)

인터넷 자료

국립중앙도서관(nl.go.kr)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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