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전라남도와 전북특별자치도 지방에 분포되어 있다. 철령 · 철륭할마이 · 뒤꼍각시 등으로 불린다. 전라남도 지역에는 동제당(洞祭堂)에도 철륭당이 있어 마을신으로 섬기기도 한다. ‘철륭’이라는 이름의 가택신은 주로 전라남도 지역에서 섬긴다. 그 밖에 유사한 명칭으로 철용 · 천륭 · 천룡 · 청룡 등이 있는데 이러한 이름으로 전북특별자치도와 충청북도 지역에서도 섬기고 있다.
전라남도 지역에서 철륭의 자리는 집 뒤꼍 또는 장독대 등이며 신체(神體)는 오가리(단지)를 짚주저리로 씌운 형태다. 단지 안에는 쌀과 한지(韓紙), 또는 한지만을 넣은 형태도 있다. 신체가 없는 건궁철륭으로 모시기도 한다.
철륭에 대한 의례는 가정에 따라 다소 다르겠으나 성주 · 조왕 등 다른 주요 가신(家神)과 함께 설날 · 정월 대보름 · 추석 등 주요 명절에 행한다. 그 밖에 자녀가 생기지 않거나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에 의례를 행하기도 한다. 제물로는 밥 · 물 · 떡 · 과일 · 나물 · 술 등을 올린다.
철륭의 신격은 다양하다. 우선 철륭의 자리는 대체로 장독대가 있는 곳이므로 장독신으로 알려져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풍물굿에서는 뒷꼍 장독대에서 하는 굿을 ‘철용굿’이라 하여 ‘철용’을 장독을 관장하는 신으로 보는 것이 보편적이다. 전라남도의 경우는 철륭이 터주신으로 나타난다. 또한 철륭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는 용어인 ‘천륭’은 장독대로서 터주의 자리 자체를 뜻하기도 한다.
철륭은 장독신 · 터주신의 신격과 함께 산신(山神)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전라남도 무안군 해제면 송석리에서 철륭단지는 산을 끼고 있는 집에서 뒤꼍에 모시며 단지 속에 한지만 넣어 둔다. 이는 산신을 위하는 것으로 남신(男神)을 할아버지라 생각하고 명절과 함께 가족의 생일에 음식을 바친다. 철륭의 자리는 집터를 지켜 주는 터신의 자리, 또는 산 밑의 당(堂)이어서 풍수지리와 관련시키기도 한다. 만약 풍수지리와 관련시킨다면 산신으로서의 성격은 한층 확연해지며 철륭과 청룡을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철륭의 용신으로서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전라남도 진도면 사정리에서는 “자식 안 생기고 재해가 있으면 철륭을 모신다.”고 하는데 여기서 삼신의 성격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이는 다른 가신의 성격에 비해 대단히 미미하다. 사실상 가신은 저마다 성격이 있지만 다른 가신끼리 성격이 혼합된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철륭의 경우도 여러 가신의 성격이 혼재해 있는 것이다.
철륭은 터주신으로서의 성격이 가장 두드러지며 다음으로 장독신의 성격을 들 수 있다. 그 밖에 산신과 용신 등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