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손씨(孫氏). 호는 취운(翠雲). 인천광역시 강화(江華) 출신. 아버지는 의련(義連)이며, 어머니는 김씨이다. 해를 보는 태몽이 있었다. 어려서부터 마늘이나 파를 먹지 않았고, 모래를 모아 불공하는 시늉을 하였으므로 사람들이 손거사(孫居士)라 칭하였다.
15세에 인정(印淨)을 따라 출가하여 금강산으로 들어가 서산대사(西山大師)를 배알하였다. 서산대사의 문하에서 10여 년을 수행하여 그의 법을 이었다. 일찍이 『화엄경』을 읽다가 여러 경에서 도를 구하는 것이 마음에 기록함만 같지 못함을 깨닫고, 즉시 축수굴(竺修窟)로 들어가 9년 동안 면벽수행하였다.
그 뒤 운달산(雲達山)에서 5년 동안 머무르다가 보개산(寶蓋山)에 들어가 안주하였다. 부처님의 성도(成道) 전을 본받아 고행 정진하였고, 만년에도 고행 정진을 늦추지 않았으며, 제자들에게는 출가의 커다란 뜻을 강조하여 방심하지 말고 수행 정진할 것을 당부하였다.
열반에 들기 직전에 제자들이 게송을 청하자, “나고 죽음이 한 이치이니 항상 고요하고 항상 비추고 있다. 이미 나고 죽음도 없는데 게송은 하여 무엇하겠는가.” 하면서 입적하였다.
다비식을 하던 날 신령한 광명이 하늘을 밝히면서 사리가 스스로 나왔다고 한다. 제자 법혜(法慧) 등이 심원사(深遠寺)의 동쪽 기슭에 부도를 세우고 사리를 봉안하였다. 비명(碑銘)은 정두경(鄭斗卿)이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