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비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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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혼사굿
망자혼사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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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굿 · 씻김굿에서 사후 혼례식을 치르는 굿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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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오구굿 · 씻김굿에서 사후 혼례식을 치르는 굿거리.
내용

허재비는 ‘허수아비·허사비·허제비·허아비’ 등으로 불리는 인형을 뜻한다. 무당이 하는 사령제(死靈祭) 가운데에는 남녀 사자(死者)의 허재비를 만들어 혼인시키는 사혼의례(死婚儀禮)가 있다.

사혼 의례는 혼인연령이 된 사람이 혼인을 하지 못하고 죽었거나 또는 실제 혼인생활을 하였어도 혼인식을 하지 못하고 죽은 사령을 위하여 예식을 갖추어 주는 것이다. 이 허재비굿은 단독으로 치러지는 것이 아니라 죽은 자의 천도의례인 오구굿이나 씻김굿을 하는 과정에 삽입되어 치러진다.

이러한 망인천도의례는 경기도·충청도·황해도 지방의 지노귀굿, 함경도지방의 망묵이굿, 평안도지방의 수왕굿 등과 같이 명칭상의 차이는 있지만 전국적인 분포를 이루고 있다.

오구굿은 주로 원통하게 죽은 망령, 이를테면 객사나 수사(水死) 등에 의한 원령을 위로하기 위하여 행한다. 이때 미혼사(未婚死)한 원령의 경우, 굿의 과정 속에 사혼의례인 허재비굿을 삽입시켜 하나의 굿거리로서 진행한다.

사혼의례는 주로 영남지방과 호남지방에서 행하는데, 특히 배 사고로 숨진 미혼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다. 미혼사한 혼령을 혼인시키기 위하여 역시 과거 미혼자로 죽은 원령을 중매하여 양가가 혼약을 한 뒤 오구굿을 할 때에 허재비굿을 통하여 정식 혼례식을 치른다.

물에 빠져 죽은 혼령의 경우, 무당이 바다에서 그 넋을 놋주발로 된 넋식기에 건져 집으로 들여온다. 넋식기를 무명헝겊으로 싸매어 끈을 늘어뜨려 바다에 던진 뒤 그 식기 안에 넋을 담아 올린다.

혼례식은 우리의 전통혼례와 마찬가지로 초례청으로 준비된 마당에서 치러진다. 초례를 앞두고 무녀들이 마당에서 한바탕 춤을 추어 ‘초례청’이라는 새로운 공간으로서 성화(聖化)시킨다. 마당 한가운데에 혼례상이 차려지고 사람 모양을 한 남녀 허재비를 양쪽에서 들고 혼례식이 거행된다.

죽은 남자(男亡者)의 허재비는 남자가 들고 죽은 여자(女亡者)의 허재비는 여자가 들며 홀기(笏記:의식에 대한 여러 절차를 적은 글)에 따라 예식이 치러진다. 식이 끝난 다음 다시 방으로 모셔 신방이 꾸며진다. 이 신방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다음날 종이로 만든 용선(龍船)에 태워 좋은 곳으로 보낸다. 이때에는 용선에 무명의 한쪽 끝을 잡아매고 길게 늘어뜨려 무녀들이 쥐고 〈용선가〉를 부르며 춤을 춘다.

용선에 태워 보내지 않고 산에 명당자리를 잡아 함께 묻어주는 수도 있다. 이밖에 독경의식으로 사령을 혼인시키는 혼례식도 있다. 먼저 신부집에서 사주를 보내어 택일한 다음 신랑집으로 보내어 독경일(혼례식날)을 정한다. 그러면 신랑집에서 두 원령의 허재비를 만들어 사진을 붙여 독경의식을 통하여 혼례식을 치른다.

이와 같이 억울하게 미혼사한 원령을 짝지어 허재비굿으로 혼례식을 치러주는 까닭은 이들이 부혼(浮魂)으로 원귀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서이다. 흔히, 총각의 사령을 몽달귀신 또는 삼태귀신이라 하며, 처녀의 사령을 왕신 또는 손각시라고 한다. 이들은 모두 악한 귀신으로 인간에게 화를 입히는데, 특히, 처녀귀신인 왕신은 더욱 사나워 집안을 망치기까지 하여 가정에 따라서는 가신으로서 따로 봉안하여 특별히 위하기도 한다.

참고문헌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전남편·경북편-(문화재관리국, 1969·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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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김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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