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혼시 무가는 함경도 지역에서 전승되는 서사무가이다. 1926년 3월에, 함경남도 함흥군 운전면 본궁리에 사는 김쌍돌이(金雙石伊)가 구송한 자료를 손진태(孫晉泰)가 채록하여 『조선신가유편(朝鮮神歌遺篇)』에 수록한 것이 유일하다. 일명 ‘황천곡(黃泉曲)’, ‘삼 형제의 노래’라고도 한다. 여러 지역의 무가에 동일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어 비교 연구가 가능하다.
송님동이, 이동이, 사마동이의 3형제가 7월 7일에 전지(田地)에 나가서 각종 곡식 싹을 얻어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다. 3형제가 밭을 가는데 백골(白骨)이 솟아났다. 3형제는 백골을 모셔다가 지극히 위한 덕으로, 재물이 많이 불었다. 5, 6년 지난 뒤에, 하루는 백골이 눈물을 흘렸다. 3형제가 백골에게 우는 까닭을 묻자 백골은 너희 3형제를 염라대왕이 잡아갈 것이라고 하며 저승사자를 대접하고 빌어 보라고 하였다. 3형제는 검정 황소를 잡아 궁왕산 다리 밑에 가서 음식상을 차리고 저승사자를 기다렸다. 저승사자는 길을 지나다가 음식상을 보고 시장하여 음식을 다 먹고 신발을 신으려 하였다. 이때 3형제가 나타나서 예배를 드리며 살려 달라고 빌었다. 저승사자는 3형제의 이름을 물어본 뒤 누런 황소와 유삼(油衫), 놋동이를 3형제 대신 저승으로 가지고 가서 염라대왕에게 거짓말을 하였다. 그 뒤 3형제는 여든한 살까지 살다가 죽어 혼수성인 제향을 받는 신이 되었다.
황천혼시 무가는 제주도 서사무가인 「맹감본」, 호남 지역의 「장자풀이」와 같은 내용이다. 저승사자를 후하게 대접하여 목숨을 잇는다는 연명담이다. 화천혼시무가는 인간이 죽는 것은 저승사자가 잡아가기 때문이라고 보는 무속의 죽음관을 알려준다. 아울러 저승사자도 인정에는 약하고 염라대왕도 사자들에게 속아 넘어간다는 내용으로 무속의 저승관을 보여준다. 인간은 어떠한 방법을 쓰더라도 오래 사는 것이 제일이라는 현세 중심의 무속적 사고를 반영한 신화이기도 하다. 이와 유사한 내용은 고전소설인 『왕랑반혼전』에도 존재한다. 황천혼시는 아이들이 아플 때 낫게 해달라고 비는 제의에서 구송된다. 그러므로 이야기 속의 3형제는 아이들의 수명을 관장하는 신으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