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열지」는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주인공 장숙영이 계모의 살해 위협과 혼사 방해 등의 고난을 극복하고 끝내 악인을 모두 퇴치한 후 숙녀와 혼인하고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내용의 계모형 가정소설(家庭小說)로, 권선징악(勸善懲惡)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1권 1책. 국문본 1종과 한문본 3종이 있다. 서울대학교 도서관 소장본은 국문본으로 완질(完帙)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본은 낙질(落帙)의 한문본이며,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과 강문종 소장본은 완질의 한문본이다.
국립중앙도서관에 24회 회장체(回章體)로 되어 있던 한문본이 소장되어 있었으나 분실되었다고 한다. 서울대학교 도서관 소장의 국문본도 24회 회장체로 되어 있다.
원작이 한문본인지 국문본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국문본에는 결미(結尾)에 “병오 정월 회일 필서우유상ᄃᆡ”라고 필사연대가 쓰여 있는데, 사본의 먹물이 묻은 흔적으로 보아 조선 후기에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전처의 자식에 대한 계모의 악행을 그린 계모형 가정소설이다.
이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명나라 성화(成化) 연간(年間)에 이부상서(吏部尙書)를 지낸 장홍(張弘)은 부인 순씨로부터 늦게야 아들 숙영(肅英)을 얻는다. 숙영이 12세 되던 해에 부인 순씨가 죽자 장홍은 조씨와 재혼한다. 조씨는 천성이 간사하고 악독한 중에도 재주가 있고 꾀가 많아, 숙영을 자기 자식처럼 사랑한다. 그래서 장홍은 조씨를 믿게 된다. 그러나 조씨는 아들 계영을 낳은 뒤부터 계영을 맏아들로 삼기 위하여 숙영을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미기 시작한다. 조씨는 계집종 채운과 모의하여 채운의 정부(情夫)가 숙영을 죽이도록 한다. 또 금매라는 아름다운 기생을 매수해서 숙영을 산중으로 유인하여 산적에게 죽임을 당하게 만들려 했으나, 모두 실패한다. 그리고 과거에 응시하려고 상경(上京)하던 숙영을 죽이려고 자객을 보내기도 하나, 역시 실패한다.
상경한 숙영은 우연히 화 상서(花尙書)의 후원에 들어가 화 상서의 딸 화향(花香)을 만나 백년가약(百年佳約)을 맺는다. 숙영은 과거에 장원급제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장홍(장 상서)은 숙영의 혼처를 구하는데, 한 매파(媒婆)가 나타나 화 상서의 딸을 추천한다. 조씨는 그 혼사를 방해하기로 마음먹고 화 상서의 계집종 춘련에게 숙영을 헐뜯는 편지를 보내니, 그것을 본 화 상서는 숙영과의 혼사를 중지한다.
조씨는 간신(奸臣) 엄 사도(司徒)에게 편지를 보내 화 상서의 딸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도록 권한다. 엄 사도의 구혼을 받은 화 상서는 엄 사도의 아들을 사윗감으로 선택하고자 한다. 이에 소저(小姐) 화향은 식음을 전폐하고 어머니에게 숙영과의 언약을 고백한다. 화 상서는 부인의 말을 듣고 엄 사도의 구혼을 거절한 후 숙영과 화 소저를 혼인시킨다. 그러나 조씨는 숙영이 계모를 저주하는 것처럼 꾸며 장홍으로 하여금 숙영을 내쫓도록 한다.
조씨는 늙어 버린 장홍을 싫어하여 적맹과 최진이라는 남자를 두고 정을 통한다. 조씨는 남편 때문에 마음 놓고 간통(姦通)하고 놀아나지 못함을 한스러워 하여, 엄 사도로 하여금 화 상서와 장홍을 황제에게 참소하여 죽이도록 한다. 황제는 이들을 유배시킨다. 조씨는 또 간부(間夫)를 시켜 화향을 겁탈(劫奪)하게 하나, 화향은 시비의 도움으로 사전에 피신한다.
이때 엄 사도가 스스로 황제라고 칭하고 모반(謀反)을 일으킨다. 그러자 조씨는 장홍의 집에 불을 지르고 엄 사도에게 가서 본처를 내쫓게 한 후, 친아들인 계영을 죽여 젓을 담가 엄 사도에게 먹인다. 보은사에서 수학하고 있던 숙영은 대원수(大元帥)가 되어 반란을 일으킨 무리를 격퇴한다. 대원수 숙영은 화 상서와 장홍, 그리고 부인 화향과 재회하고 조씨를 처형한다. 그리고 숙영은 회계후에 봉하여져 부귀영화를 누린다.
이 작품은 명목상의 모자 관계까지도 모두 무시하고, 계모와 전처 자식 간의 치열한 대결 양상을 보여 준다. 이러한 내용 전개가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계모 조씨를 간악하기 짝이 없는 인간으로 표현해 놓고 끝내는 숙영에게 처형을 당하는 것으로 그려, 권선징악의 주제를 그대로 제시하고 있다.
작품 구성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계모의 음모 사건은 그 수법이 매우 독창적이다. 그러나 조씨가 다른 남자와 간통하고 남편을 유배 보내며, 집안을 망하게 하는 모티프는 「사씨남정기(謝氏南征記)」 계열의 작품과 많이 닮았다.
조씨의 사주를 받고 숙영을 죽이려던 자객이 숙영의 겉모습과 분위기에 감동하여 물러나는 대목은 간악한 인간에게도 양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으로써, 주제의 효과를 부분적으로 잘 나타내었다.
전체적으로 작자의 의도는 권선보다 징악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징악에는 가느다란 털만큼의 동정심도 두지 않았다. 이러한 점이 이 작품의 특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