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성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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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후기에 제작된 작자 미상의 8폭 병풍으로 성시(城市)에서 생활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묘사된 회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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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태평성시도」는 조선 후기에 제작된 8폭 병풍으로 성시의 다양한 인물들이 묘사된 회화 작품이다. 작자 미상이다. 이 그림의 도상적 연원은 중국 〈청명상하도〉 및 연행사들의 견문이다. 그림은 성시(城市)를 배경으로 인물과 사물이 그려져 있다. 상점의 상인들과 손님들의 모습이 가장 많으며 공간은 상업 건물의 비중이 가장 크다. 화면 속에 ‘태평’의 문자가 있어 ‘태평성시도’라고 명명되었다. 「태평성시도」는 산수 감상적·지리적·기록적·지도적 성격을 지닌다. 또 인간의 삶을 표현하는 풍속성이 있으면서도 중국적 요소와 조선적인 것이 혼재되어 있다.

정의
조선시대 후기에 제작된 작자 미상의 8폭 병풍으로 성시(城市)에서 생활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묘사된 회화 작품.
연원

「태평성시도」의 중요한 도상적 연원으로서는 중국 「청명상하도」와 「패문재경직도(佩文齋耕織圖)」의 영향, 그리고 연행사들의 견문을 들 수 있다.

중국 명대 이후에 다량 제작된 「청명상하도」 후대본(後代本)은 조선에 전래되어 성시도의 도상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상업 중심의 도시 생활 면모를 보여주는 「청명상하도」는 조영석(趙榮祏, 1686∼1761), 박지원(朴趾源, 1737∼1805) 등 조선 후기 지식인들에게 큰 흥미를 불러일으켰으며,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태평성시도」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성시도’ 제작이 가능하였다. 그러나 단순하게 「청명상하도」의 여러 장면들을 모방하기 보다는 조선식의 풍습과 행동 양식으로 변화시켜서 표현하는 창조적인 수용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청명상하도」도상의 수용 양상과는 달리, 「패문재경직도」(중국 청(淸), 1696년)의 장면들은 단순하게 차용한 경향을 보인다. 「패문재경직도」의 도상을 조선적인 맥락에서 번안하여 표현한 일부의 예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패문재경직도」의 부분적인 요소들을 장면의 전체 맥락과는 관계없이 「태평성시도」에 옮겨 그렸다.

한편 조선 후기 즉 18세기의 대청 관계 속에서 새롭게 유입된 중국의 문물상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었다는 점이 「태평성시도」의 중요한 특징이다. 연행사(燕行使)들의 견문을 바탕으로 당대 중국의 첨단 문물 및 실용적인 측면이 적극적으로 표현되었지만, 그들의 두발, 복식 등은 묘사되지 않는 선별적인 자세를 보였다. 동시에 중국식의 풍습 및 생활양식과 명확히 차이를 보이는 조선식의 생활방식, 건물 구조, 건축 방식 등이 그려져 중국과는 다른 조선의 전통 요소가 명확하게 묘사되었다.

내용

‘성시(城市)’를 배경으로 인물과 사물이 그려져 있으며, 화면 속에 ‘태평(太平)’의 문자(文字)가 등장하여 ‘태평성시도(太平城市圖)’라고 명명된 작품이다. 「태평성시도」에 그려진 인물군은 그 활동 내용에 따라 행렬, 운집한 군중과 같은 비일상적인 사건과 상업, 수공업, 건설, 농경, 군사 등의 직업 생활을 묘사한 것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중에서 상점과 그곳에서 일하는 상인들, 손님들의 모습이 가장 비중 있게 다루어졌다. 상업 활동을 하는 방법은 단층이나 2층 건물에 정식으로 상점을 개설한 경우에서 가판대, 노점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화면에 보이는 공간을 그 성격에 따라 구분하면 상업 구역, 가정 내의 생활과 가족관계를 보여주는 가내(家內) 구역, 자연 완상과 유흥의 구역, 관청, 군사, 종교 구역으로 나눌 수 있다. 각 구역의 건물들은 화려한 부재, 장식, 색채로 장식되었으며, 패루(牌樓)와 같은 기념비적 건축물이 많이 세워져 있다.

상업 건물의 비중이 가장 큰데, 마당의 중심 공간을 둘러싸며 구성된 한 조 또는 여러 조의 건축군으로 구성되었다. 일층, 혹은 이층 건물이 나열하였으며 도로변을 따라 내부가 보이는 점포를 열어 물품을 진열하였다. 한 건물에 여러 개의 점포가 입주하였으며, 도로에 면한 앞은 점포이고 뒤의 건물에는 살림하는 모습이 그려져서 상업과 주거의 기능이 혼합된 복합 공간의 모습을 보여 준다.

상품의 종류는 의식생활 관련 물건, 기호품, 문방구, 생활용품으로 나눌 수 있다. 제5폭에 세로로 놓인 경사 도로를 경계로 오른쪽에는 의생활 관련 물건 및 기호품 등을 다양하게 팔고 있으며 왼쪽에는 주로 식생활의 재료와 물품의 상점이 많이 그려졌다.

경관은 우상부로 완만하게 수렴되는 사선 구도를 이룬다. 대부분의 화면은 하늘 위에서 약간 비껴 내려다보는 부감시점(俯瞰視點)으로 그려졌으나 원경(遠景)은 평원(平遠) 시점으로, 일부 건물은 고원법(高遠法)으로 그려져 복합시점(複合視點)을 취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태평성시도」는 산수 감상적, 지리적, 기록적, 지도적 성격을 지니면서 조선의 현실에 토대를 둔 기존의 성시도 유형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조선 후기의 시대적 변화에 따라 위정자들은 농업에 종사하는 일반인들의 삶을 그린 회화뿐만 아니라 상업 중심의 새로운 생활양상을 표현한 성시도를 요구하게 되었다. 「태평성시도」에는 결혼과 장원 급제의 행렬 및 고관들의 수레로 대변되는 전통적 이상형들이 그려졌을 뿐만 아니라, 각종 상업 활동에 종사하는 인물들이 부각되어 그려져서 이상적 인물상의 외연이 넓어지고 다양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태평성시도」는 인간의 다양한 삶을 표현하는 풍속성을 보이면서도 중국적 요소와 조선적인 것이 혼재되어 있고 건물과 인물의 모습이 이상화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태평성시도」에 그려진 상업화에 대한 희구와 새로운 도시에 대한 바람, 의식주에 대한 걱정 없이 항상 축제 분위기를 누릴 수 있는 태평성대의 모습은 조선 후기 사회가 지향하던 이상사회의 일면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조선시대 풍속화』(국립중앙박물관, 2002)
「「태평성시도」와 조선 후기 상업공간의 묘사」(이수미, 『미술사와 시각문화』제3호, 미술사와 시각문화학회,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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