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佛說佛母出生三法藏般若波羅蜜多經)』 권9(卷九)는 송나라 『개보대장경』이 완성된 이후 새로 번역하여 대장경에 포함한 경전을 저본으로 만들었다. 이 경전은 고려에서 판각한 『초조대장경』 추조본(追雕本)의 일부로 『불설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의 가장 오래된 판본이다.
『불설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佛說佛母出生三法藏般若波羅蜜多經)』 권9(卷九)는 북송 때에 인도 출신의 승려 시호(施護, ?~1017)가 한문으로 번역한 『불설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의 제9권이다. 『개보대장경(開寶大藏經)』이 완성된 후 새롭게 번역한 경전을 초고로 하여 고려에서 간행한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 추조본(追雕本) 중 하나이다.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2012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 제339호로 지정되었다.
송나라는 『개보칙판대장경(開寶勅版大藏經)』이 완성된 후인 983년에 태평흥국사(太平興國寺) 서쪽에 경전을 번역하는 역경원을 새로 설치하였다. 전법원(傳法院)이라 이름한 이곳에서는 인도에서 전해진 새로운 경전을 한문으로 번역하거나 간행하는 사업을 전담하였다. 980년에 천식재(天息災) 등과 함께 중국에 온 시호는 태종의 명으로 전법원에 머물면서 입적할 때까지 경전을 번역하는 일에 종사하였다. 이 경전은 1003년에서 1004년 사이에 번역되었는데, 이 경전 권9의 마지막에 “대송함평육년(1003)십일월 일진(大宋咸平六年十一月日進)”이라고 기록된 것을 통해 이 권은 1003년 11월에 번역이 완료된 것을 알 수 있다.
고려에서는 송나라 『개보대장경』을 저본으로 하여 초조대장경을 완성하였다. 이후 송나라에서 새로 번역되거나 간행된 경전들을 입수하여 추가로 판각하게 되었다. 이 경전은 그러한 『초조대장경』 추조본 중의 하나이다. 고려에서 『초조대장경』 추조본을 판각한 시기는 알려져 있지 않다. 책의 마지막에는 "희령신해세(1071)중추초십일중서차자봉성지사대장경판어현성사성수선원인조(熙寧辛亥歲仲秋初十日中書箚子奉聖旨賜大藏經板於顯聖寺聖壽禪院印造)”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를 통해 이 추조본의 저본이 10세기 후반 전법원의 기능이 이관된 개봉부 현성사(顯聖寺) 성수선원(聖壽禪院)에서 간행한 판본임을 알 수 있다. 끝에는 번역에 참여한 사람들의 명단도 새겨져 있다.
『불설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 권9는 판각 기법, 판식, 지질, 장정 등을 볼 때, 『재조대장경』과는 다르고 초조판의 후쇄본과 거의 같은 『초조대장경』 추조본에 속한다. 이는 현존하는 이 경전의 판본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다. 다만 권수의 함차 부분이 결락되어 있고 본문의 중하부도 습기로 인해 부분적으로 오염되어 있다. 또한 먹의 농도 차이가 여러 장에서 보이는 등 인쇄 상태가 고르지 않다.
이 경전은 『소품반야경(小品般若經)』 계통의 경전으로 반야부(般若部) 경전 중에서는 초기에 성립된 경전이다. 경전에서는 반야바라밀의 법과 수지(受持) 공덕을 논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이 경전을 번역한 많은 판본들이 있는데, 한나라 때에 지루가참(支婁迦讖)이 번역한 『도행반야경(道行般若經)』이 가장 비슷한 내용으로 알려져 있다. 『도행반야경』은 모두 25권 32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 판본에서는 여덟 번째에 해당하는 「청정품(淸淨品)」 후반부부터 열 번째 「찬지품(讚持品)」 앞부분까지만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송나라에서 『개보대장경』을 완성한 이후, 새로 포함된 경전을 고려 전기에 추조한 것으로 고려 『초조대장경』 추조본의 구체적 사례를 보여주는 자료이다. 또한 『불설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의 가장 오래된 판본이기도 하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경전을 번역한 시기와 번역에 참여한 사람들의 명단, 1071년에 간행했다는 사실 등 관련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북송에서 『개보대장경』을 완성한 이후, 대장경에 새로 포함된 신역 경전의 번역 및 간행에 관한 구체적 사실을 알 수 있는 자료로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