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국어에서는 음절말 위치에서 파열음 /ㄱ, ㄲ, ㅋ/은 /ㄱ/, /ㄷ, ㄸ, ㅌ/은 /ㄷ/, /ㅂ, ㅃ, ㅍ/은 /ㅂ/으로 실현되며, 파찰음 /ㅈ, ㅉ, ㅊ/과 마찰음 /ㅅ, ㅆ/, /ㅎ/은 /ㄷ/으로 바뀐다. 평파열음화라고 사용하기도 하는데, ‘ㄱ, ㄷ, ㅂ’ 등의 부류를 파열음으로 칭하느냐, 아니면 폐쇄음으로 칭하느냐에 따라 달리 사용되는 동일한 의미의 것이다. 평폐쇄음화는 음절말에서의 변화 방향과 변화의 동기를 잘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
<평폐쇄음화의 예>
이 현상은 국어의 음절 구조 제약 중의 종성에 대한 제약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다.
(1) 종성에 올 수 있는 자음의 수는 1개이다.
(2) ‘ㄱ, ㄴ, ㄷ, ㄹ, ㅁ, ㅂ, ㅇ’ 이외의 자음은 종성에 올 수 없다.
종성 제약 (2)은 자음 19개 중에서 음절말에 올 수 있는 자음을 앞의 7개로 제한한 것으로, 7개 이외의 자음이 종성에 놓이게 되면 7개 중의 하나로 바뀌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파열음·파찰음·마찰음이 음절말에서 평음의 파열음 ‘ㄱ, ㄷ, ㅂ’으로 바뀌는데, 이 현상을 평폐쇄음화로 부른 것이다. 이러한 평폐쇄음화는 자음의 조음 방법만 바뀌고 조음 위치는 변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한편, 마찰음인 ‘ㅎ’도 음절말에서 ‘ㄷ’으로 바뀌지만, 그 변화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ㅎ’이 ‘ㄷ’으로 바뀐다고 보는 것은 ‘놓는[논는]’이나 ‘놓소[노쏘]’ 등을 설명하기 위해서 ‘ㅎ’이 ‘ㄷ’으로 바뀐 이후에 발생한 발음으로 설명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는 이 현상을 중화(中和)로 불려 왔는데, ‘중화’는 원래 두 음소의 대립이 사라져 두 음소 중 어느 것도 아닌 원음소(原音素)로 실현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런데 국어에서는 파열음·파찰음·마찰음이 음절말에서 평음의 파열음인 ‘ㄱ, ㄷ, ㅂ’으로 바뀌는 음운 현상이므로, 원음소로 바뀐 것이라 보기 어렵다. 또한 미파화라 불리는 것도 적합하지 않은데, 미파화는 평폐쇄음화가 발생하는 음성적인 과정, 즉 음성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이기 때문에 음운론적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부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