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각 세로 156.5㎝, 가로 204㎝. 석가모니의 일생 중 중요한 8가지 일화를 2장면씩 4폭에 나누어 그린 불화로, 화승 보경보현(寶鏡普現), 화암(華庵) 등이 1917년에 제작하여 안양암에 봉안하였다.
안양암 팔상도는 석가모니의 일생 중 대표적인 8가지 장면을 2장면씩 4폭에 나누어 그렸다. 첫 번째 폭에는 도솔래의(兜率來儀) · 비람강생(毘藍降生)의 장면, 두 번째 폭에는 사문유관(四門遊觀) · 유성출가(踰城出家)의 장면, 세 번째 폭에는 설산수도(雪山修道) · 수하항마(樹下降魔)의 장면, 네 번째 폭에는 녹원전법(鹿苑轉法) · 쌍림열반(雙林涅槃)의 장면을 그렸다. 순서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된다. 각 장면의 향좌측 위에 붉은색으로 구획하여 제목을 기재하였는데, 한자와 한글을 병기한 점이 특이하다. 이 팔상도는 18세기의 전통적인 팔상도의 도상을 기본으로 하면서 다소간 생략과 변화를 주었다.
화면 전체에 그림 내용을 빽빽하게 묘사하였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붉은색을 주조색으로 하여 갈색, 주황, 군청 등을 진채로 사용하였고 석가모니의 광배, 열반 때의 관(棺), 금속기 등에 금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인물과 산수, 건축 등 세부까지 섬세하게 정성을 들여 그렸으며, 또 구름과 인물의 옷주름에 음영법을 두드러지게 사용하고 있어 눈에 띈다. 특히 각 장면의 산수 표현 중 소나무는 가지에 가까운 쪽을 진하게 하고 바깥쪽은 흰선을 사용해 잎을 표현하거나 꽃이 핀 나무는 흰 점을 두텁게 찍어 흐드러지게 표현하는 등 전통적인 산수 표현과는 다른 독특한 기법을 구사하였다.
이 불화를 주관한 화승은 서울 경국사(慶國寺)에 주석했던 보경보현으로,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수화승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1960년대까지 40여 점의 많은 작품을 남겼다. 보경보현이 제작한 불화는 현재 1916년 강화 전등사(傳燈寺) 삼세불도(三世佛圖)가 가장 이른 작품으로, 수화승인 고산축연(古山竺演)과 함께 작업하였다. 이 작품에서는 음영법을 적극적으로 구사하여 입체감이 두드러지게 표현되었다. 이후에도 고산축연의 영향을 받아 음영법을 사용한 불화를 다수 제작하였다. 안양암의 팔상도는 화승 보경보현의 이른 시기의 작품이면서 그가 수화승으로 참여하여 제작한 불화로 의미가 있으며, 새로운 화풍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안양암 팔상도는 대웅전 중앙의 아미타후불도(後佛圖)의 왼편으로 2폭, 그리고 그와 이어진 서쪽 벽에 2폭이 연이어 걸려 있으며, 그림의 순서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된다. 제작자와 후원자 등을 기록한 화기(畵記)는 각 폭의 화면 구획선 바깥 아래쪽에 먹으로 기재되었으며, 일부는 변색으로 인하여 훼손된 부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