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채 ()

식생활
물품
녹말가루를 묻힌 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먹는 생선회.
이칭
이칭
화채, 숭어채, 어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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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녹말가루를 묻힌 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먹는 생선회.
개설

민어, 광어, 도미, 대구, 숭어 등 흰살 생선의 담백한 살을 작게 자른 뒤 녹말가루를 묻혀 끓는 물에 잠깐 데쳐 낸 다음 5색 고명을 곁들여 먹는 회이다. 문헌 자료나 궁중 음식 기록에 보면, 생회보다는 숙회인 어채가 많이 보이는데, 지금처럼 쉽게 운송하기 어려웠기에, 자칫 변할까 걱정하여 안전하게 먹으려고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내용

생선회는 날로 먹는 생회와 데쳐서 먹는 숙회가 있다. 생회는 비리지 않은 신선한 생선을 주재료로 삼아, 살만을 떠서 도톰하게 썰거나 가늘게 채를 썰어 초고추장이나 겨자장에 찍어 먹는다. 하지만 생회를 싫어하는 사람이나 날 것을 먹고서 탈이 날까 걱정하는 사람은 끓는 물에 살을 데쳐서 먹기도 하였다. 특히 숙회는 생선의 영양분이 덜 빠지고 입에 닿는 촉감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서 살에 녹말가루를 묻혀 먹었다.

조선시대에 작성된 조리서에는 어채가 대부분 술안주로 소개되었다. 곧 1600년대 말에 하생원이 쓴『주방문』의 숭어채를 비롯하여, 1700년~1800년대에 쓰여진『술 만드는 법』,『음식방문』,『규곤요람』, 은진 송씨 동춘당 가문의『주식시의』, 빙허각 이씨의『규합총서』,『부인필지』, 1900년대 조리서인『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우리음식』 등에는 어채 만드는 법이 나온다. 특히『규합총서』에서는 ‘화채’라고 불렀다.

『규합총서』에 기록된 어채를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곧 “성한 숭어를 얇게 저며 녹말을 묻혀 가늘게 회로 썰고, 천엽, 양, 곤자소니, 부아, 생치, 대하, 해삼, 삶은 제육은 얇게 저며 가늘게 채를 썬다. 빛 푸른 외의 껍질을 벗기고, 미나리, 표고, 석이, 파, 국화잎, 생강, 황백 달걀 부친 것, 고추를 다 채를 쳐서 나무새와 고기는 녹말을 묻혀 생선과 한 가지로 삶되, 솥에 넣어 삶으면 혼잡하니, 한 가지씩 체에 담아 차례로 삶아 내라. 무채를 곱게 쳐서 연지를 들여 삶아 어육과 나무새 등은 밑에 놓고, 양색 달걀, 석이, 대하, 국화잎 썬 것과 붉은 무채, 생강, 고추 썬 것은 위에 담으면 마치 청량하고 종요로울뿐 아니라 보기에도 오색이 빛나 눈을 뜨게 하니 3월부터 7월까지 쓰고, 날이 추우면 너무 냉담하니라. 겨자 또는 초지령에 먹는다”고 하였다.

1892년에 작성된『임진진찬의궤』에도 어채, 각색어채라고 기록되었는데, 숭어, 해삼, 전복, 양, 곤자소니, 생합 등의 어육류와 표고, 목이, 석이, 황화, 국화잎, 도라지 등의 채소가 쓰였고, 그밖에 달걀, 파, 생강, 초, 간장, 잣, 녹말과 함께 색을 내기 위해서 치자와 연지를 사용하였다.

어채는 부드럽고 담백하면서 비리지 않은 흰살 생선과 전복, 조개 등을 사용하여 만든다. 특히 오이, 표고버섯, 석이버섯, 홍고추, 황백지단 등을 곁들이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붉게 물들인 무, 국화잎, 미나리도 함께 먹었다.

의의와 평가

어채는 ‘화채’라고 불릴만큼 화려한 고급 음식이다. 자연히 조리법은 궁중 잔치를 기록한 의궤나 양반가문에서 전해 오는 옛 조리서에 주로 남아 있다.

참고문헌

『주방문(酒方文)』
『술 만드는 법』
『음식방문』
『임진진찬의궤(壬辰 進饌儀軌)』
『규곤요람(閨壼要覽)』
『주식시의(酒食是儀)』
『한국음식대관』6(황혜성 외 공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1997)
『규합총서』(빙허각이씨 찬·정양완 역, 보진재, 1975)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용기, 영창서관, 1943)
『조선요리제법』(방신영, 한성도서주식회사,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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