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단가 ()

고전시가
작품
1549년에 이현보(李賢輔, 1467∼1555)가 전해 오는 10장 형식의 어부단가를 줄여 5장으로 개작한 어부가 형식의 연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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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1549년에 이현보(李賢輔, 1467∼1555)가 전해 오는 10장 형식의 어부단가를 줄여 5장으로 개작한 어부가 형식의 연시조.
구성 및 형식

농암 이현보가 1549년 6월에 「어부가」를 찬정(纂定)하고 나서 붙인 기록과 이황의 「서어부가후(書漁父歌後)」를 참조하면, 이 작품의 입수 경위와 개작과정을 알 수 있다. 이현보가 76세에 치사하여 전원에서 한가로이 지내고 있을 때, 아이들이 작자를 알 수 없는 12장의 「어부장가」와 10장의 「어부단가」를 구해 왔다고 한다. 이황의 기록을 참조하면 「어부장가」는 농암의 주1인 황준량이 『악장가사』 소재 「어부가」를 구해 온 것으로 추정되지만, 「어부단가」에 대해서는 입수과정을 더 이상 알기 어렵다.

이 작품들에 흥미를 느낀 이현보는 노랫말이 차례가 맞지 않고 간혹 중첩된 곳이 있어서 개작에 착수하였다. 단가는 10장(章)을 5결(闋)로 줄이고 엽(葉)으로 불러, 1편의 새로운 노래를 만들었으니 곧 5연으로 구성된 「어부단가」이다. 개작 과정에는 이황을 비롯한 주변 문사들의 의견을 참조한 것으로 드러난다. 10장으로 이루어진 원래의 「어부단가」는 현재 전해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느 수준에서 개작이 이루어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내용

5연으로 구성된 「어부단가」의 주2는 맑고 푸른 강호에서 한가롭게 살아 가는 어부이다. 화자는 인세(人世)로 지칭되는 세속세계와 자신이 속한 청정한 강호를 대립시키면서 강호적 삶의 즐거움을 노래하였다. 1연에서는 세속세계의 시름과 시간질서마저 초월한 어부생활의 자득감을 노래하고 있으며, 2연에서는 강호세계의 푸른 산 푸른 물과 인간세상의 붉은 먼지를 시각적 이미지로 대비시키면서 무심의 경지로 침잠하는 주체의 내면 지향을 보여 준다.

3연에서는 주3으로 살아가는 어부의 한가로운 일상이 포착되고, 4연에서는 산 위의 한가로운 구름과 물 위로 나는 백구와 벗 삼아 지내고자 하는 화자의 내면 지향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5연에서는 한가로운 강호생활 속에서도 북궐(北闕)을 잊은 적이 없다는, 유자(儒者)로서 주4의 내면 갈등이 나타난다. 이에 대해 학자들은 유가 은둔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하고, 앞의 4수와 달리 이현보의 순수한 창작품이라고 보기도 한다.

의의와 평가

이현보의 「어부단가」는 강호의 참된 즐거움에 몰입하는 기쁨을 드러낸 「어부장가」와는 달리 사화기라는 16세기의 어두운 정치상황을 배경으로 하면서 혼탁한 세속세계를 벗어나 청정한 강호 속에서 티없이 맑은 삶을 살고자 하는 정신의 지향을 탁월하게 형상화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참고문헌

『농암집(聾巖集)』(이현보)
『한국 고전시가와 인물형상의 동아시아적 변전』(이형대, 소명출판, 2002)
「농암 이현보의 장·단 〈어부가〉 연구(Ⅱ)─해석과 구조를 중심으로」(정무룡, 『한민족어문학』 43, 2003)
「강호자연과 정치현실」(김흥규, 『고전시가론』, 새문사, 1984)
「어부가고」(최동원, 『인문논총』 24, 부산대학교 인문학연구소, 1983)
주석
주1

손녀의 남편. 우리말샘

주2

시에서 말하는 주체. 시적 화자는 시인 자신일 수도 있지만, 시적 상황에 맞게 설정된 허구적 대리인일 수도 있다. 우리말샘

주3

세상사에 관계하지 않고 한가롭게 지내는 사람. 우리말샘

주4

가짜 어부라는 뜻으로, 속세를 떠나 강호에서 낚시하면서 시나 읊고 술잔을 기울이던 양반을 이르는 말.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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