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곶감은 조선시대 진상품으로 떫은 감의 껍질을 깎아 말린 경상북도 상주의 대표 특산물로 전국에서 이름나 있다. 씨가 적어 먹기 편하고 쫄깃한 식감의 ‘상주둥시’로 만든다. 상주는 11~12월 평균 온습도가 낮아 곶감 말리기에 적합하다. 『세종실록지리지』(1454) 경상도 공물조와 『예종실록』 권2(1468)에 곶감 진상 관련 기록이 확인된다. 한로와 상강 사이에 감을 따서 30~60일 정도 말리면 맛과 영양이 풍부한 상주곶감이 완성된다. 조선시대부터 오늘날까지 각종 의례음식, 세찬, 약재, 일상음식, 지역 특산물로 사랑받고 있다.
경상북도 상주는 예로부터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삼백은 하얀 쌀, 하얀 누에, 하얀 분이 나오는 곶감을 일컫는다. 상주에서 곶감이 언제부터 생산되었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 다만, 진상품으로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1454년) 경상도 공물조에 홍시, 곶감과, 『예종실록(睿宗實錄)』 권2(1468)에 “곶감의 공물을 상주에 나누어 정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상산읍례(商山邑例)』(1794)에 “대건시, 중건시, 홍시를 진상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2019년 상주시 일원이 “상주 전통 곶감농업” 제15호 국가 농업 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상주곶감은 그 역사성과 전통성을 인정받았다.
곶감은 떫은 감이 완숙되기 전에 따서 껍질을 칼로 깎아 햇볕에 말리고, 저녁에 서리를 맞히면서 숙성시켜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건시(乾柿)’, ‘황시(黃柿)’ 등으로도 불린다. 곶감의 어원은 초창기 곶감을 만드는 방법에 따라 싸리나무 꼬챙이에 꽂아 말린 감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18~19세기 상주 유학자들의 문집 곳곳에 ‘싸리나무 꼬챙이에 하얀 분이 난 둥글둥글한 곶감’이 시로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상주곶감은 주로 우리나라 재래감인 둥시로 만든다. 둥시는 보통 씨가 적어 먹기 편하며, 수분이 적고 육질이 연해 쫄깃한 식감이 있어 곶감으로 안성맞춤이다. 상주를 포함한 경상북도에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둥글다’의 ‘둥’에, ‘감’의 ‘시(柿)’가 붙어 ‘상주둥시’로 불린다. 비교적 추위에 강하며 상주의 외남, 내서, 남장, 연원 등에 분포한다. 외남면의 530년 된 ‘하늘 아래 첫 감나무’는 상주곶감의 상징이자, 곶감 농업의 핵심인 접목 기술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유산이다.
1970년대 후반까지는 가정에서 간식이나 제수용으로 싸리나무 꼬챙이에 곶감 10개를 묶어 상주 시내 곶감 시장 도가 골목에 위탁 판매하였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명절 선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반건시로 판매되었고, 밭에 대규모로 감을 심었다. 생산량이 많은 경우 박피 기계를 사용했지만, 여전히 손으로 깎았다. 별도로 건조장인 감타래를 설치해 감꼭지에 실을 매달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곶감 선물의 선호도가 높아지며 고급화되었다. 박피 기계 보급률이 높아졌으며, 낱개 포장 등이 생겼다. 상주 곶감 유통 센터 또는 생산지에서 도매나 소매를 한다.
상주는 농경문화의 전통이 깊은 곳이다. 특히, 삼백을 모티브로 한 시 마크, 감나무 시목(市木), 시 곳곳의 가로수 역시 감나무이다. 2005년 상주는 곶감 특구로 지정되면서 곶감 특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2019년 상주시 일원이 국가 농업 유산으로 지정되고 전통문화 자산인 곶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곶감의 전문 상품화와 함께, 우리 민족 고유의 의례 음식이자 겨울철 대표 간식, 상주 사람들의 삶이 담긴 일상 음식인 상주곶감의 의미와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상주곶감은 감을 따서, 상처가 나지 않게 껍질을 깎은 다음 서로 닿지 않을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여 곶감용 행거에 감꼭지를 끼워서 감타래에 매달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린다. 그대로 먹기도 하며, 감또개, 감짱아찌, 곶감떡, 곶감약밥, 곶감죽은 물론, 19세기 상주 지역 반가 및 궁중 음식 조리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 기록된 건시단자, 수정과, 수교의(만두)도 만들었다. 잔칫상에는 곶감을 넣어 만든 곶감약밥, 젖이 안 나올 때 이유식으로 곶감죽, 감잎을 쪄서 만든 수교의, 오늘날의 곶감쌈까지 다양하다.
우리 조상들은 제사를 정성껏 모시는 것을 효의 기본으로 삼았다. 제수 중 감이 없는 시기에는 곶감을 사용하였는데, 19세기 초 『주영편(晝永編)』에 종묘 제사 때 바치던 계절 식료품으로 곶감이 기록되어 있다. 먹을거리가 풍부하지 않던 시절, 제사가 끝이 나면 곶감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유교의 전통이 깊은 상주에서는 손님 접대 음식으로 곶감이 상에 올랐다. 또한, 마을 공동체 한 해의 안녕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동고사에도 곶감이 반드시 사용되었다. 곶감의 전통이 깊은 상주인 만큼, 상주시 외남면의 이야기가 담긴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 이야기』가 발간되었다. 상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으레 학교 소풍 간식으로 삭힌 감을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