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 초상(柳根 肖像)
흉배를 보면 정1품이 하는 공작문양과 서대를 착용하고 있다. 이것은 그가 광해군 즉위년인 1608년에 진원부원군晉原府院君에 제수되었으므로 당시의 품계와도 일치한다. 따라서 유근 초상은 1613년 익사공신에 녹훈되면서 그려진 것으로 보이며, 광해군대 공신초상의 면모를 알려주는 대표작이다. 한편, 옷주름의 처리는 굵고 검은 선으로 단령 윤곽을 그리고, 주름진 부분은 선으로 간략하게 표현하였는데, 아직 음영 기법이 시도되지 않았다. 바닥에는 적색, 황록색, 청색, 백색 등 농채를 사용한 채전(彩氈: 중국에서 전래된 양탄자의 하나)이 깔려 있어 배경에 대한 공간적 인식을 보여준다. 조선 중기 초상화의 엄중한 표현 형식을 예시해주는 대표적인 초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