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혈이란 피가 변조된 형태, 즉 피가 돌지 못하고 한 곳에 맺혀 있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신체의 어떤 부위에 혈액순환 장애로 피부 점막에 피가 맺힌 상태를 말한다. 고의서에는 이것을 악혈(惡血)·독혈(毒血)이라고 하였으며, 또 축혈(蓄血)·적혈(積血)이라고도 불렀다.
이 같은 혈체(血滯) 상태는 타박이나 삠[捻挫] 등으로 일어나지만 실제는 여러 가지 만성병으로 체질적 바탕에서 일어나는 병변(病變)이다. 어(瘀)는 체(滯)와 같은 뜻으로 피가 맺혀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한의학의 특수한 병리사상(病理思想)이다. 혈체의 일반적 증후는 피부·점막·손·발톱[爪甲] 등에 나타난다.
어혈이 원인이 되는 병은 대개 월경 때에 혈체·타박 등으로 인한 피하일혈(皮下溢血)·순환장애·간장울열(肝臟鬱熱) 등이다. 그밖에도 많은 증후를 지적할 수 있다.
어혈치료는 체질에 따라 다르지만 태음인은 열다한소탕(熱多寒少湯)에 속단(續斷)을 더하여 가미한소탕을 쓴다. 그 처방은 속단 37.5g, 갈근 16g, 황금(黃芩)·고본(藁本) 각 8g, 나복자(蘿菔子)·길경·승마(升麻)·백지(白芷) 각 4g으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