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조선경국전≫이 육전체제(六典體制)를 따라 조선시대의 통치 조직과 통치 이념의 종합적인 체계를 제시한 것이라면, 그 중에서 특히 치전(治典)의 내용을 보완한 것이다.
권근(權近)이 주해를 붙이고, 정총(鄭摠)이 서문을 썼으며, ≪삼봉집 三峰集≫에 수록되어 있다. 상권에서는 재상제도(宰相制度)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서술하고, 이어 재상의 직책과 진퇴의 자세를 기술하고 있다.
즉, 재상제도가 이상적으로 구현된 시대는 당우삼대(唐虞三代)로서 이 시대에는 현명한 재상이 실권을 쥐고 제왕을 보필하여 이상적인 정치를 실현했다고 보고 있다.
한당시대(漢唐時代)에는 초기에 재상권이 강화되었다가 후기에 약화되어 군주의 전제권이 강화되었던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하권에서는 대간·위병(衛兵)·감사·수령의 직책을 차례로 논하고 있다.
대간은 대관(臺官 : 御史臺)과 간관(諫官)을 합칭한 것으로, 먼저 대관은 군주의 이목으로서 정치를 감찰하고 탄핵하는 관료로서, 그 지위와 직책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대관제도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서술하였다.
또한, 간관은 군주와 신하의 실정(失政)을 말이나 글로써 비판하는 직책이라는 중요성에 비추어, 그 지위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다만 권한은 재상을 능가해서는 안 되며, 정권이 대간에게 있으면 나라가 어지럽다고 하여 대간 기능의 한계를 설정하고 있다.
위병에서는 문무가 두 어깨처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우리 나라와 중국 역대의 위병제를 설명하고, 그 장단점을 절충하여 조선 초기 위병제가 성립되는 과정을 서술하였다. 감사와 수령제도는 한 당시대를 모범으로 할 것이 제시되고 있다.
즉, 수령은 백성의 부모로서 백성과 국가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봉사해야 하는데, 수령의 임무로서 토지의 개간, 호구의 증식, 학교의 진흥, 예속(禮俗)의 형성, 옥송(獄訟)의 공평, 도둑의 근절, 차역(差役)의 균등, 부렴(賦斂 : 조세를 부과하여 거뒤들임.)의 절약을 들고 있다.
감사는 수령의 비행을 감독, 규찰하고 수령의 치적을 평가하여 승진과 파면을 결정하는 임무를 가지므로 그 품질을 높일 것을 주장하였다. 아울러 감사와 수령에 대한 통할권을 재상이 가져 재상 중심의 중앙 집권 체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도전은 1397년 ≪경제문감별집≫을 써서 군주의 직책과 그 변천 과정을 논하고 있는데, 두 책을 연관지어 이해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