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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문신 홍여하가 『동국통감』을 취사 · 절충하여 저술한 역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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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후기 문신 홍여하가 『동국통감』을 취사 · 절충하여 저술한 역사서.
서지적 사항

13권 7책. 목판본.

내용

이 책은 본래 서거정(徐居正)의 ≪동국통감 東國通鑑≫을 취사·절충해 가숙용(家塾用) 교재(敎材)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것이다.

홍여하는 경상도 안동에서 출생, 어려서부터 이황(李滉) 문인들의 학문적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하였다. 그 뒤 벼슬길에 오른 후 1659년(효종 10)에 송시열(宋時烈) 등 서인 집권세력을 공격하는 소를 올린 것이 화근이 되어 관직에서 물러나 18년간 은거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저자가 파주에 은거하는 동안 지은 것으로, 그가 죽은 지 100여년 뒤인 1786년(정조 10)에 안정복(安鼎福)의 서문을 받아 출간되었다. 그 동안 가숙용으로 필사되어 읽혀졌다.

이 책은 ≪동국통감≫의 고대사 부분을 주자(朱子)의 강목법(綱目法)에 따라 고쳐 쓴 것인데, 주요 특색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시대 구분을 조선·삼국·신라의 크게 세 시기로 나누고, 조선은 다시 기자(箕子)와 마한(馬韓)으로 나누어 서술하였다.

이는 기자와 마한을 정통국가로 인정한 결과이다. 단군조선과 위만조선은 기자 밑에 부기(附記)되고, 진한과 변한은 마한 밑에 부기되었다.

둘째, 삼국시대는 신라왕을 표제로 내세워, 그 밑에 고구려와 백제의 역사를 부기하는 형식을 취해 신라를 정통국가로 취급하였다. 그 다음에는 669년(문무왕 9) 이후를 ‘신라기(新羅紀)’로 독립시켜 발해의 존재는 무시되고 있다.

셋째, 중국 정통왕조 제왕(帝王)의 사망 기사를 실어 처음으로 한국사에서 중국사를 포괄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결국 이 책은 기자에서 마한을 거쳐 신라로 이어지는 국가 활동을 고대사의 정통으로 부각시키고, 그 나머지 국가들은 신하나 찬탈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홍여하의 새로운 역사서술 방식은 그 뒤 유계(兪棨)의 ≪여사제강 麗史提綱≫, 임상덕(林象德)의 ≪동사회강 東史會綱≫, 안정복의 ≪동사강목 東史綱目≫ 등에 영향을 주었다.

한국사 서술을 정통론을 빌려 재구성한 것은 새로운 중원의 지배자로 등장한 청나라에 대해 문화적 우월성을 확인해 국가의 권위를 드높이려는 국가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학문적으로는 주자의 강렬한 존화양이적(尊華壤夷的) 역사서술 방법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는 청나라의 등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부국강병의 실리적 대청관계의 유지를 희구하는 이른바 도가류(道家流)의 역사인식 태도와는 크게 구별된다고 하겠다.

전통적인 화이(華夷)의 동아시아 세계질서 속에서 청나라의 등장은 조선 지식인의 세계관에 존화(尊華)와 존이(尊夷)의 상반된 대응을 야기시켰다. 전자는 문화자존 의식을 통한 국가의식으로, 후자는 혈통적 독자성에 대한 자각을 통하여 민족의식으로 발전하는 토대가 되었다.

참고문헌

「17·18세기 사서와 고대사인식」(이만렬, 『한국의 역사인식』, 창작과 비평사, 1976)
「17세기 중엽 영남남인의 역사서술-홍여하의 휘찬여사와 동국통감제강-」(한영우, 『변태섭박사회갑기념사학논총』,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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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한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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