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의 문집 『가오고략(嘉梧藁略)』 제6책에 실려 있다. 『임하필기(林下筆記)』에 의하면, 이유원은 일찍부터 판소리에 관심을 두어 당시의 명창인 고수관(高壽寬)·송흥록(宋興祿)·모흥갑(牟興甲)·김제철(金齊哲)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따라서 그가 자주 판소리를 즐겨 들어왔기에 이같은 시를 지을 수 있었다고 본다.
「관극팔령」은 칠언절구 8수로 엮어진 것으로 판소리 내용을 집약시켜놓고 있어, 한국판소리변천사를 살피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작품의 제목과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광한춘제1령(廣寒春第一令)은 「춘향가」의 내용을 한시로 함축시켜 담았고, 연자포제2령(燕子匏第二令)은 「흥보가」, 예여장제3령(艾如帳第三令)은 「장끼전」, 중산군제4령(中山君第四令)은 「수궁가」, 삼절일제5령(三絶一第五令)은 「적벽가」, 아영랑제6령(阿英娘第六令)은 「배비장전」, 화중아제7령(花中兒第七令)은 「심청가」, 광쇠제8령(光釗第八令)은 「변강쇠가」를 각각 한시로 축약시켜 노래한 것이다.
이상의 8수는 「관우희(觀優戱)」 열두마당 중 「왈자타령」·「강릉매화타령」·「가짜신선타령」·「옹고집전」 등이 빠진 것이다. 이는 판소리 열두마당이 여덟마당으로 줄어든 사실을 입증해주는 좋은 자료이다.
그 뒤에 다시 신재효(申在孝)에 의해 여섯마당으로 줄어드는데, 이는 「배비장전」이나 「장끼전」이 당대인들의 구미에 맞지 않게 된 결과라고 하겠다. 이 작품은 이같이 작가 당대의 판소리 애호가들의 취향을 반영해주고 있는 점에서 판소리사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