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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말기에 신재효(申在孝)가 지은 단편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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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 말기에 신재효(申在孝)가 지은 단편가사.
내용

조선 말기에 신재효(申在孝)가 지은 단편가사. 총 70여 구. 광대 판소리에 대한 미학적 이론을 제시한 유일한 가사이다. 판소리를 부르기 전 목을 풀기 위해 부르는 단가(短歌)의 사설로 쓰였다. 신재효 만년의 작으로 여겨지나, 작사연대는 불분명하다. 이 가사는 <도리화가>와 더불어 신재효의 판소리이론을 정리한 가사로 내용상 네 부분으로 분류되어 있다.

첫째 부분에서는 중국 송옥(宋玉)의 <고당부 高唐賦>를 위시하여 유명한 시인들과 작품을 열거했다. 인간의 부귀영화가 일장춘몽처럼 가소로운 것과 같이 이들 호걸 문장들의 절창(絶唱)들이 모두 허사라고 했다. 이어서, 당시 서당에서 읽고 있는 선부(選賦)나 ≪고문진보 古文眞寶≫류의 교습에 일침을 놓으면서, 우리 국속 가창의 전달자인 광대의 판소리에 절대적인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둘째 부분은 ‘광대치례’라 하여 광대가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조건을 들었다. 인물치례·사설치례·득음(得音)·너름새로 순서를 매기고 있다. 그러면서 이 네가지 중 어느 한 가지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즉 ‘인물치례’에서는 광대는 단순히 외모만 잘날 뿐만 아니라 예술적 수업 속에 갖추어지는 인품이나 기품 같은 것이 좋아야 한다고 하였다.

‘사설치례’에서는 광대는 극적인 내용을 잘 그린 문학성이 좋은 사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는 광대의 시어 구사 능력을 말한 것 같은데, 현존 판소리 대본에 담긴 한문성구·가사(歌詞)·사설시조·속담·민요·수수께끼 등 과거의 민속문예를 모방, 차용하여 구사할 수 있는 배열능력을 말한다.

여러 어휘를 구사하는 사설치례는 광대 자신이 연출하는 기본적인 바탕 위에 양반이나 아전의 손이 미쳤다고도 볼 수 있다. 어쨌든 이런 소재를 암송하면서 노래로 부르는 데 있어서 광대의 문학적 능력이 요구된 것으로 보인다.

‘득음’은 음악적 입신의 경지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광대는 음악을 알아야 하며, 작곡 능력도 있어야 하고, 노래를 다만 기교로 부를 것이 아니라 몸 전체로 불러야 한다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소리를 잘 배워서 판소리 대목마다 나타나는 여러 발성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름새’는 판소리 사설에 나타난 극적인 내용을 노래나 말과 몸짓으로 잘 연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너름새는 시어로 형성된 사설을 어떻게 배열하느냐는 기술적인 측면이다. 단순한 판소리에 광대의 창작역량이 들어가 창을 하다가 재담으로 권태를 느낀 청중의 흥미를 야기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춘향전>의 기생점고장면에서 기생의 호명을 전통적 방식이 아니라 눈 앞에 있는 기생의 이름으로 바꾸어 부르기도 하였다는 것이다.

신재효는 여기서 ‘구성지고, 구수하고, 맵시있게’ 판을 짜 가면서 관중의 의표(意表)를 찌르는 변화를 일으켜 관중으로 하여금 ‘울고, 웃게’ 하고자 했다. 이는 비장과 우미(優美) 위에 다시 골계로써 관중을 사로잡게 판소리를 짜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계속적인 극적 형상의 창조로 관중들에게 예술적 쾌감을 주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金東旭>

셋째 부분은 광대의 소리하는 ‘법례’이다. 광대는 판소리의 낮은 소리로 끌어가는 선율인 ‘끌어내는목’, 여러 가지로 변화를 주는 선율인 ‘돌리는목’, 높이 솟구치는 선율인 ‘올리는목’, 위에서 아래로 굽이치는 ‘내리는목’과 같은 특이한 선율형에 따른 발성을 잘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여러 가지 좋은 발음으로 ‘아니리(말로 하는 것)’를 잘 구사할 수 있어야 하고, 중모리·진양조와 같은 여러 장단을 잘 알아서 소리해야 한다.

이른바 ‘달아두고 노와두고 거닐고’ 하는 여러 가지 리듬 변화를 잘 구사해야 하며, 슬픈 느낌을 주는 ‘애원성(哀怨聲)’, 웅장한 느낌을 주는 ‘호령소리’와 같은 여러 조(調)를 잘 구사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넷째 부분에는 신재효 당시의 뛰어난 명창으로 권삼득(權三得)·송흥록(宋興祿)·모흥갑(牟興甲)·신만엽(申萬葉)·황해천(黃海天)·고수관(高壽寬)·김제철(金齊喆)·송광록(宋光祿)·주덕기(朱德基)를 꼽고, 그들의 장점을 들어 중국 당송대의 유명한 문인들의 개성적인 특징과 비교하여 논하고 있다.

집필자
김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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