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언절구, 총108수. 흔히 ‘광한루악부(廣寒樓樂府)’라고도 한다. ‘향랑구보(香娘舊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광한루악부108첩」 발문(跋文)에 나온 창작동기는 신위(申緯)의 「관극시(觀劇詩)」 몇백 수가 근세의 절창이다. 이런 시가 적은 것이 한스러워서 이 시를 「향랑가(香娘歌)」에 따라 소곡(小曲) 백팔 첩을 지은 것이다. 여기에서 「향랑가」라 함은 「춘향가」를 말한 것이다.
소곡은 절구체의 한시를 말한다. 「광한루악부108첩」의 내용은 「춘향가」의 번안이다. 주인공들의 상황이나 대화를 모두 노래로 표현하는 형식을 취하여 그것을 한시의 칠언절구로 표현하였다.
「광한루악부108첩」의 제1장에서 제3장까지는 서사(序詞)의 성격으로 호남지방의 승경(勝景)과 광한루의 절승(絶勝), 이도령의 풍류를 말하였다. 제107장과 제108장은 총론이므로 호남지방의 가객에 의하여 춘향의 절개가 길이 찬양되기를 읊었다.
그 밖의 시는 거의 춘향과 이도령의 만남과 헤어짐의 노래이다. 그리고 이도령이 다시 어사로 내려와서 춘향과 재회하는 내용의 노래이다.
「광한루악부108첩」의 내용을 이해하려면 먼저 「춘향전」의 내용을 알아야 쉽다. 윤달선은 주인공들의 심정을 여실히 이해하고 그것을 한 수 한 수의 시로 표현하였다.
따라서 「광한루악부108첩」은 서술체로 쓴 소설적인 표현보다도 더 핍진한 면이 있다. 작품 중간에 「농부창(農夫唱)」 5장을 넣은 것은 한 편의 작품을 노래로 분류하고 표현한다는 작가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광한루악부108첩」의 특징은 일반적인 악부들의 수록작품이 각기 다른 내용의 시들로 이루어지는 것과는 다르게 한 수 한 수의 시가 그 자체로서 훌륭한 서정성을 지니면서 108수의 전편이 한 사건으로 이어지는 서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